'칸의 남자' 배우 송강호를 비롯한 영화 '브로커' 팀이 30일 금의환향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 1 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영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도 함께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취재진과 팬 등 300여 명이 모여 이들을 기다렸다. 2시 33분경 송강호와 브로커 팀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박수가 쏟아졌다. 브로커팀은 환영 인파에 연신 손을 흔들며 밝게 인사했다.
이어 인사말 순서가 되자 이지은(아이유) 배우에게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취재진은 먼저 고레에다 감독에게 인사말을 요청했으나, 고레에다 감독은 한국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주목도가 높은 송강호 배우가 먼저 인사말을 할 수 있도록 마이크를 전달하길 요구했다. 이에 송강호도 고레에다 감독이 먼저 인사말을 하길 권하면서 마이크를 들고 있던 이지은 배우가 난감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결국 고레에다 감독이 재차 송강호 배우에게 순서를 권해 송 배우부터 인사말은 이뤄졌다.
송강호는 밝은 표정으로 “한국영화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이 없었다면 이런 성과가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말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송강호는 또 "제일 중요한 건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일본의 거장 감독님께서 한국 배우들과 같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나라가 좀 달라도 영화를 통해서 같은 문화, 같은 생각, 그리고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있다면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뒤이어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고레에다 감독도 차례로 감사 인사를 했다.
이지은은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고 정말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고 왔다"면서 "이렇게 오자마자 공항에서 많은 분이 환대해주셔서 기분 좋은 마무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고레에다 감독도 일본어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의 세계 3대 영화제 연기상 수상은 씨받이의 강수연, 밀양의 전도연,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김민희에 이어 네 번째다. 남자배우는 송강호가 처음이다.
고레에다 감독이 각본까지 쓴 영화 브로커는 부산의 한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둘러싸고 불법 입양 브로커와 아기 엄마, 형사들이 뒤얽긴 이야기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이 귀국했다. 박 감독은 이날 오후 6시 10분께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 '헤어질 결심' 주연 배우 박해일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감독상 수상으로 칸영화제에서만 세 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박 감독은 "세 번째 (수상)이라는 게 특별한 감흥이 있는 건 아니고 너무 예술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국한될까 봐 좀 걱정이 된다"면서 "제가 만드는 영화는 언제나 대중을 위한 상업영화"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6월 8일 브로커, 6월 29일 헤어질 결심 영화 개봉을 앞두고 언론 시사회와 인터뷰 등 국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