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기네스북 오른 옥상정원 걸으며 도심 녹지 중요성 살펴봤죠

중앙일보

입력 2022.05.30 07:00

산업화로 인한 경제성장은 사람들을 도시로 집중시켰고, 이러한 도시화로 인해 우리는 녹지가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화·도시화가 심화하면서 좁은 면적에 많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건물을 많이 짓고 있죠.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원·숲·정원 등의 녹지공간에 관심이 높아졌죠.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을 완화하기 위해 도심 녹지공간의 가치도 조명되고요.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역사회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보다 소매점 및 여가시설, 식료품점, 직장 등의 이용률은 감소하지만 공원 이용률은 증가했어요. 녹지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생태구조 중 하나지만 도시화가 진행된 공간에서 녹지를 확보하긴 어렵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옥상정원입니다.

도심 속 콘크리트 건물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옥상정원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송중근 학생모델·김제현 학생기자·최아민(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방문했다.

도심 속 콘크리트 건물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옥상정원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송중근 학생모델·김제현 학생기자·최아민(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방문했다.

지상에서 불가능한 녹지량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옥상정원은 말 그대로 건물의 옥상에 조성되는 정원으로, 주로 도심지 대형 건물 옥상을 활용합니다. 도시의 복잡한 환경으로부터 격리된 휴식 공간이나 조경용 나무·화초를 즐기는 정원을 꾸미는 사례가 많고, 최근에는 도시 농업의 영향을 받아 채소 등을 기르는 텃밭으로도 활용하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을 내뿜는 식물과 여가 시설로 꾸며진 옥상은 사람들의 휴식처가 돼요. 옥상정원은 도시 공간을 아름답게 할 뿐 아니라 건축물의 가치를 상승시킵니다. 식물은 공기 중 유해성분을 흡수하고 정화하는 역할을 하죠. 연중 고르게 온도를 조절해주고 수분 저장능력이 뛰어나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시키기도 해요. 또 열섬 현상을 줄여주는데요. 열섬 현상은 도심지의 기온은 상승하고 외곽의 온도는 갈수록 낮아지는 이상기온 현상이죠. 산업혁명 이후 도시의 발달 및 인구 밀집 등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지고 녹지공간은 축소돼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고 도심에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 탓에 발생합니다.

세계 최대·최장옥상정원을 가다
우리나라의 옥상정원은 주로 고층빌딩·기업사옥·백화점·공동주택·학교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조성됩니다. 서울시의 경우 2002년부터 옥상녹화사업을 벌이는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옥상정원 조성에 적극적이죠. 특히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은 면적이 7만9194㎡로 축구장 11개를 합친 크기입니다. 건물 15동을 연결한 옥상정원 길이는 3.6㎞. ‘세계에서 단일 건축물에 조성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옥상정원’으로 2016년 5월 기네스북에 올랐어요.

지형의 등고선을 기준으로 최대 높이인 62m 이상으로는 건물을 올리지 않고, 조선 시대 성곽을 돌며 주변 경치를 즐기는 ‘순성놀이’처럼 옥상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지형의 등고선을 기준으로 최대 높이인 62m 이상으로는 건물을 올리지 않고, 조선 시대 성곽을 돌며 주변 경치를 즐기는 ‘순성놀이’처럼 옥상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창남(왼쪽에서 둘째) 해설사의 인솔 하에 옥상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창남(왼쪽에서 둘째) 해설사의 인솔 하에 옥상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거대한 옥상정원을 직접 걸어보기 위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했습니다. 옥상정원은 사전예약 후 6동 종합 안내동 1층에서 접수하고 손목띠를 받은 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설사의 인솔 하에 탐방할 수 있죠. 이창남 해설사가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이 특별한 이유를 설명했어요. “1동 국무조정실부터 15동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여기 밑에는 15개 동의 건물이 있어요. 그 위를 다리로 연결해 길게 늘어뜨린 연도형(連道形) 정원으로 만들어서 하나의 거대한 수평적 건축물로 완성해 특별하죠. 그 길이는 무려 3.6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옥상정원!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거죠.”

건물 15동이 다리로 연결돼 굽이굽이 이어진 언덕 위 성벽과 같이 옥상정원에도 자연스레 오르막과 내리막, 굽잇길이 있다.

건물 15동이 다리로 연결돼 굽이굽이 이어진 언덕 위 성벽과 같이 옥상정원에도 자연스레 오르막과 내리막, 굽잇길이 있다.

탐방이 허용된 구역은 청사 6동에서 농식품부·해양수산부·기획재정부를 거쳐 1동까지 1.6㎞ 구간입니다. 빠르게 40분 정도 걸으면 다 둘러볼 수 있는 거리죠. 2023년 하반기에 전 구간을 개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변 경관 조망을 고려해 지형의 고저에 따라 서측의 밀마루 전망대에서 동측의 호수공원으로 점차 낮아지는 형상의 성벽 개념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조선 시대 성곽을 돌며 주변 경치를 즐기는 ‘순성(巡城)놀이’처럼 옥상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죠.” 5~7층 높이 건물 15동이 다리로 연결돼 굽이굽이 이어진 언덕 위 성벽과 같이 옥상정원에도 자연스레 오르막과 내리막, 굽잇길이 있어요.

억새길·들풀길·너른길 등 3개의 테마길과 허브원·약용원·유실수원·넝쿨 터널 등 주제별 정원을 갖춰 사계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억새길·들풀길·너른길 등 3개의 테마길과 허브원·약용원·유실수원·넝쿨 터널 등 주제별 정원을 갖춰 사계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세종 옥상정원엔 식물 218종 약 122만 본을 심었다. 흔하게 봤던 나무·꽃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새롭게 보인다. 흰색과 노란색의 조화로 흡사 계란 꽃 같은 마가렛부터 각종 꽃을 보면서 걷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다.

세종 옥상정원엔 식물 218종 약 122만 본을 심었다. 흔하게 봤던 나무·꽃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새롭게 보인다. 흰색과 노란색의 조화로 흡사 계란 꽃 같은 마가렛부터 각종 꽃을 보면서 걷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다.

식물 218종 약 122만 본을 심은 옥상정원에는 억새길·들풀길·너른길 등 3개의 테마길과 허브원·약용원·유실수원·넝쿨 터널 등 주제별 정원을 갖춰 사계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나무·꽃도 해설사가 설명하면 달리 보이죠. 연산홍·튤립·팬지 등의 봄꽃이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며 봄의 정원을 선보입니다. “여기는 허브원이에요. 식물마다 향기가 나는데 식물을 뜯어서 마스크 속에 넣어봐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냄새가 나요” “신기해요”라며 허브향을 음미하느라 정신없었죠. 보라색의 라벤더, 흰색과 노란색의 조화로 흡사 계란꽃 같은 마가렛까지 각종 꽃을 보면서 걷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삭막할 것만 같은 정부청사 옥상을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으로 활용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죠. 게다가 그 아래엔 눈코 뜰 새 없이 일에 몰두할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있는 겁니다. 각 정부 부처로 내려가는 출입구도 있는데요. 직원들은 출입증만 있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휴식하거나 업무협의를 하는 모습도 보였죠. 멋진 그늘 쉼터와 운동 시설도 있었어요.

현재 옥상정원 탐방이 허용된 구역은 청사 6동에서 1동까지 1.6㎞ 구간으로 빠르게 걸으면 40분 정도에 다 둘러볼 수 있다.

현재 옥상정원 탐방이 허용된 구역은 청사 6동에서 1동까지 1.6㎞ 구간으로 빠르게 걸으면 40분 정도에 다 둘러볼 수 있다.

정원을 가꾸는 덴 곳곳에 위치한 태양광모듈과 빗물을 이용합니다. “비가 오면 빗물을 지하 저장고에 모아놨다가 비가 안 올 때 끌어올려서 물을 줘요. 빗물을 재사용해서 1년에 약 4000만원 정도,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해 1년에 1억2000만원 정도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옥상 녹지를 통해 여름엔 열을 식히고 겨울엔 추위를 막는 등 연간 14억원의 냉난방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다양한 조형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끕니다. 태극 문양을 활용해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든 안명수 작가의 ‘태극’ 작품은 벤치 역할도 할 수 있고, 태양광발전시스템 구조물을 활용한 조형물 ‘바람’은 바람을 물방울 형태의 나선형으로 표현해 정원과 하늘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연출한 게 인상적이죠. 탁 트인 전망과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걷다 보니 기네스북 등재 기념비가 나타났습니다. 정부청사가 훤히 보여 사진이 멋지게 나오는 곳이에요.

옥상정원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송중근 학생모델·최아민·김제현(왼쪽부터)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찾았다.

옥상정원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송중근 학생모델·최아민·김제현(왼쪽부터)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찾았다.

기념비가 있는 2동을 지나면 어느새 1동입니다. 옥상정원과 세종시 랜드마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죠. 조화로 만든 무궁화가 들어찬 대형 태극기를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옥상정원 전경을 비롯해 주변 풍광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어요. 전망대 뒤편으로는 전월산으로 시작해 국립세종수목원, 세종호수공원, 대통령기록관, 두꺼운 책을 펼친 모습을 형상화한 세종도서관, 금강 건너편 세종시청 등 세종시 대표 건물들이 펼쳐졌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과 전망대, 구조물 등을 보면서 산책하고 사진을 찍으며 해설사의 해설을 듣다 보니 한 시간여의 관람 코스가 짧게 느껴집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설계한 이애란 교수를 만나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청주대 조경도시계획 전공 이애란 교수를 만나 옥상정원의 뒷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1단계 세종청사의 조경 설계와 감리를 맡아 청사 15개 건물의 옥상을 잇는 큰 틀을 제시하고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옥상정원 조성사업을 이끌었죠. “2006년 행정수도를 세종에 만든다며 세계적으로 공모했어요. 2007년 정부 세종청사 마스터플랜 공모에 133개 디자이너 팀이 경쟁했는데 제가 다니던 건축회사가 1등을 한 거죠.”

청주대 조경도시계획 전공 이애란 교수는 정부세종청사의 조경 설계와 감리를 맡아 옥상정원 조성사업을 이끌었다.

청주대 조경도시계획 전공 이애란 교수는 정부세종청사의 조경 설계와 감리를 맡아 옥상정원 조성사업을 이끌었다.

정부청사나 공공기관은 건물이 다 높게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이 교수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금강 옆 장남평야, 들판이 쫙 깔렸고 고라니가 뛰어놀았다고 합니다. “이 땅의 모습을 그대로 담기 위해 건물을 다 연결한 거예요. 지형의 등고선을 기준으로 최대 높이인 62m 이상으로는 건물을 올리지 않고 지형에 맞게 동일한 레벨로 짓자 해서 플랫 시티(flat city), 사람들을 연결하자는 의미의 링크 시티(link city), 탄소 흡수원인 나무를 많이 두고 환경을 보호하는 도시를 만들자는 제로 시티(zero city)를 주제로 설계했어요.”

이 교수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복습이 중요하다며 다시 한번 설명했습니다. “시민과 공무원이 상하관계가 아니라 소통하고, 인간과 건물이 땅을 누르는 게 아니라 동일한 등고선 지형으로 함께하는 플랫 시티, 모든 부처가 소통하고 연결되는 링크 시티, 에너지 절감 제로 시티입니다.” 관공서엔 대부분 울타리가 있는데 이곳은 처음엔 링크 시티에 걸맞게 펜스 없이 다 걸어 다니며 볼 수 있었다고 해요. “2012년 설계 마감할 때쯤 천안함 사건, 연평도 사건 등이 터지며 북한과 교전이 있었어요. 국가 안보가 중요해지며 울타리가 만들어졌죠. 옥상도 푸른 나무들이 어둡게 우거지진 않은데 폭탄이나 사람들이 숨어 있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거예요.” 이 교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은 후 소중 학생기자단이 궁금한 점을 질문했죠.

이애란 교수에게 옥상정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설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이애란 교수에게 옥상정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설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제현 환경조경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람은 결국 환경 안에서 살잖아요. 환경은 생태 환경이 있고 사람들이 사는 인공 환경이 있는데 환경조경은 사람들이 사는 공간을 자연과 소통하면서 건강하게 만드는 일을 해요. 인간과 자연이 건강하게 사는 공간을 계획하고 설계하며 실제 시공도 하죠.

중근 정부청사 설계를 하게 됐을 때의 심정은 어땠나요.
처음에 당선됐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아서 기절할 뻔했어요. 저희 안은 건물 위주가 아닌 환경과 사람, 국민을 위한 대안이었거든요. 이런 안이 돼야 진정으로 건강한 수도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게 실현되니까 기뻤죠. 건축회사에 다녔지만 저는 조경을 맡고 있기에 사람들이 건강한 환경 속에 건축물을 지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해요. 그리고 감독했을 때는 정부청사다 보니까 시공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사명감을 가지고 하셔서 꼼꼼하게 잘되어있는 걸 보면 뿌듯했죠.

중근 세종 옥상정원의 가장 큰 자랑거리를 알려주세요.
제일 넓고 제일 길고 제일 아름다워요. 흔히 정원 하면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작은 편이죠. 개인 정원은 작으니까 특정한 누구만 좋아할 수 있어요. 세종 옥상정원은 개인을 위한 게 아니에요. 모든 국민을 위한 거라 가장 크고 넓고 가장 아름답죠.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정원 유형을 골고루 가졌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애란 교수를 만나 옥상정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애란 교수를 만나 옥상정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꼽으신다면.
너무 길고 크니까 원하는 것도 사람마다 다양해요. 근데 모든 조건에 다 맞출 수가 없잖아요. 모든 나무를 다 할 수는 없거든요. 수종을 선별할 때 너무 크거나 너무 뿌리가 빨리 자라거나 하면 안 되기에 그런 걸 골라내고, 적합한 수종을 좋은 위치에 배치했냐 등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 필요해요.

중근 왜 이렇게 크게 만들었나요.
과거에는 건물에 부속으로 옥상정원을 만들었어요. 근데 하늘에서 보면 여기가 옥상이 아니고 원래 다 땅이었거든요. 사람들이 건물을 올려서 그걸 옥상이라고 말한 거죠. 사람 눈으로 보지 말고 여러분이 하늘에서 새의 눈으로 보세요. 자연의 눈으로 보면 이건 원래 땅이었고, 모든 동·식물이 같이 살아야 건강하겠죠. 그래서 옥상정원도 땅이니까 다 녹지로 만들고 사람이 밑의 공간을 건물로 사용한다는 그런 뜻으로 옥상정원을 땅을 회복하는 거로 생각했어요.

기네스북 등재 기념비. 세계에서 단일 건축물에 조성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기네스북 등재 기념비. 세계에서 단일 건축물에 조성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중근 2016년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됐는데 그 부분을 생각하고 만들었나요.
당시 관리사업소장님이 옥상정원을 보니까 너무 좋고, 사람들도 너무 좋다고 하니까 기네스북에 등재를 해보자 생각하셨죠. 세상에 이렇게 길고 큰 옥상정원이 있나 봤더니 없었죠. 그래서 세계적으로 알려보자 하고 2015년 겨울에 3.6km를 덜덜 떨면서 돌아다니며 부족한 점이 없는지 체크하고 보완해서 신청했어요.

제현 옥상정원을 계획할 때 고려할 사항에는 어떠한 것이 있나요.
모든 옥상에는 정원을 만들 수 있어요. 이때 건물이 받는 하중을 고려해서 흙과 물, 식물을 담았을 때 양을 계산하고 그만큼만 올려야 해요. 무거워서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 안 되잖아요. 그다음엔 물 새지 않도록 배관·배수·급수만 잘해 놓으면 문제없어요. 개인적으로는 안전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안전하지 않으면 소용없어요. 사람 안전, 식생 안전, 건물 안전 이게 다 되면 옥상정원을 할 수 있어요.

건물 15동이 다리로 연결돼 굽이굽이 이어진 언덕 위 성벽과 같이 옥상정원에도 자연스레 오르막과 내리막, 굽잇길이 있다.

건물 15동이 다리로 연결돼 굽이굽이 이어진 언덕 위 성벽과 같이 옥상정원에도 자연스레 오르막과 내리막, 굽잇길이 있다.

아민 옥상정원에 적합한 식물은 무엇이고, 재배 식물도 키울 수 있나요.
다 가능한데 주의할 점은 뿌리가 너무 깊으면 안 돼요. 또 지상부가 너무 커도 안 되겠죠. 건물이 받는 하중이 커지니까. 너무 빨리 자라도 힘들어요. 매일 가지치기만 해야 하는 수가 있죠. 재배 식물은 다 키울 수 있어요. 여기도 베리류, 감나무 다 심었죠. 대신 열매 식물은 맛있으니까 벌레들도 좋아해요. 예쁘게 키우려면 약을 많이 뿌려야 하죠. 관리인들이 굉장히 힘드세요.

아민 세종 옥상정원은 야외 공원과 다를 것 없이 커다란 나무가 많은 것 같은데 뿌리가 건물에 영향을 주진 않나요.
그래서 나무 수종 중에 뿌리가 밑으로 자라는 건 안 심었어요. 지상부에서 가지가 옆으로 뻗으면 뿌리도 옆으로 뻗어요. 소나무는 위로 뻗잖아요. 소나무는 바위도 뚫고 밑으로 자라요. 여기 보면 큰 소나무는 없어요. 뿌리가 깊게 자라는 나무를 심고 싶으면 화분에 심죠. 대나무도 뿌리가 밑으로 자라니까 바닥에서 띄워 화분에 심어서 넣었죠.

이애란 교수에게 옥상정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설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이애란 교수에게 옥상정원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설계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중근 처음 옥상정원을 만들 때 흙이 얼마나 필요했었는지 알고 싶고, 흙을 계속 채워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큰 나무는 한 60cm, 작은 나무는 45cm, 작은 잔디는 30cm 정도 필요해요. 그라운드 커버라고 하는 식물을 심고 영양분을 주고 그러면 흙은 유실되지 않아요.

아민 세종 옥상정원처럼 옥상정원을 공유하는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옥상정원을 만들고 공유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개인정원밖에 없었는데 요즘엔 태화강·순천만 등 국가정원이 있어요. 지방정원도 있죠. 지방마다 이제 메인 정원이 생길 거예요. 다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다음 마을 공동체가 사용하는 공동체정원이 있죠. 아까 정원을 왜 이렇게 크게 지었냐고 했는데, 함께하려고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폐하고 개인주의와 사회 문제 때문에 마을 자체가 너무 썰렁하잖아요. 공동체정원을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이 서로 얼굴도 알고 웃으며 건강해지죠. 그런 함께하는 정원들이 국가사업으로 지금 많이 만들어져요.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5월엔 연산홍·튤립·팬지 등을 비롯한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꽃들이 피어 봄의 정원을 선보인다.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5월엔 연산홍·튤립·팬지 등을 비롯한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꽃들이 피어 봄의 정원을 선보인다.

제현 세종 옥상정원을 제외하고 하신 일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서울 한강 세빛둥둥섬에도 참여했어요. 처음엔 녹색섬을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여차저차해서 건물이 되어버렸죠. 내가 100% 원한다고 100% 되지는 않아요. 근데 우리가 노력하면 50%는 됩니다. 그걸 보고 다른 지자체에서 또 다른 걸 만들죠. 저는 그 맛으로 살아요. 그리고 우울증·공황장애 등 정신질환 환자들을 위한 치유정원이 있는데 거기에서 교육해요. 땅도 파고, 배수로도 만들며 식물을 심고 가지치기도 하죠. 그분들이 정원에 와서 정원을 가꾸며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하고 있어요. 서울 이화마을 공동체 정원, 마을 정원을 만든 것도 기억나네요. 그런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제현 앞으로 하고 싶으시거나 목표하고 계신 일이 있나요.
아까 말한 사회적인 문제, 아픈 사람들을 위한 일을 계속할 거고요. 방재공원도 준비하고 있어요. 재난이 났을 때 대피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거죠. 이번 코로나19 때도 사람들 다 공원으로 피신했어요. 집 밖에 나가면 다른 데 갈 데가 없으니 넓은 공원, 바람이 통하는 곳으로 갔죠.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공원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다양한 조형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해설사의 해설을 듣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난다.

다양한 조형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해설사의 해설을 듣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난다.

제현 조경에 관심 있는 소중 독자 또래 10대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결국 사람은 자연과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여태까지는 우리나라가 성장하려고 자연을 개발하며 파헤쳤잖아요. 우리가 살아야 하니까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도를 넘어서는 일을 많이 했죠. 자연에 순응하면서 건강한 것들을 만들어가는 직업, 그리고 사람들을 호흡할 수 있게 산소를 만들어주는 직업이 조경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을 숨 쉬게 하는 일이 조경입니다.

동네 옥상정원을 찾아보자
서울도서관 옥상정원(서울 중구 세종대로 110)
2012년 10월 서울시청이 신청사 건물로 이전 개청하면서, 옛 서울시청사 건물에는 서울도서관이 설립되고 5층 상부에 ‘하늘뜰’이라는 옥상정원이 조성됐죠. 서울도서관 1층 또는 시민청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정원에 갈 수 있어요. 녹지·산책로·휴게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휴게공간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5층의 카페에서 음료를 사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옥상정원의 경계를 따라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세종대로와 광화문, 시청광장, 덕수궁, 남산타워를 조망할 수 있죠.

세운상가 옥상정원(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5)
세운상가는 ‘다시․세운 프로젝트’ 정책을 바탕으로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을 진행해 2017년 시민들에게 개방됐어요. 8층 옥상정원은 녹지와 스탠드 등을 활용한 휴게공간, 종묘와 도심 경관 조망 공간으로 구성해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죠. 2017년에는 서울시에서 세운상가 옥상정원을 활용해 버스킹 공연, 옥상 댄스 강좌, 힐링 토크 콘서트, 옥상 텐트 영화제 등 체험 위주의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서울혁신파크 옥상정원(서울 은평구 통일로 68)
1962년부터 질병관리본부로 사용됐다가 질병관리본부가 충북 오송으로 이전한 뒤 2014년 서울시가 매입하고 기존 30여 개 건물을 재생하여 시민들의 공유지인 서울혁신파크로 조성했죠. 2015년부터 청년, 마을 공동체, 사회적 기업, 시민사회단체, 영리‧비영리기관 등 다양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2018년 옥상 공유 조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서울혁신파크의 5개 동의 8개 옥상 공간 약 1000여 평을 개방해 옥상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로 조성하고 도시농업, 캠핑, 포럼이나 워크숍 개최, 야간 명상, 독서와 영화감상, 예술 정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옥상정원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송중근 학생모델·김제현·최아민(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세계에서 단일 건축물에 조성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찾았다.

옥상정원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송중근 학생모델·김제현·최아민(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세계에서 단일 건축물에 조성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찾았다.

두 번째 취재가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이어서 좋았어요. 걷는 동안 푸른 식물들을 보자니 덩달아 마음도 상쾌해지는 것 같았죠. 이애란 교수님과 인터뷰하며 옥상정원을 설계한 계기부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됐어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야 한다는 교수님의 의견에 저도 적극적으로 동감했습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설계하실 때 매우 기쁘셨고 일하시는 모든 분이 책임감을 가지고 작업을 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이 프로젝트의 중요성과 임하셨던 마음가짐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죠.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내가 앞으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지 깨달을 수 있었어요. 여러 생물에 관심을 가지고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내가 얻는 것들을 다시 되돌려주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것을 실천하고 계신 교수님을 존경하고 본받고 싶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10대들이 주변에 있는 환경과 자연에 관심을 가지고 감사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제현(세종 새롬중 2) 학생기자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은 빗물의 재사용과 친환경 가로수로 연간 14억원이라는 큰 액수를 절약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너무 길어서 걷기 힘들었지만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을 걸었더니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죠. 다음에 갔을 땐 옥상정원이 전부 개방되어 전 구간을 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해설사 선생님이 옥상정원에 있는 여러 종류의 나무와 꽃을 알려주셨는데 그동안 만났던 어떤 숲 해설가보다 재미있고 친절하셔서 숲 해설가라는 직업에도 관심이 생겼죠. 이애란 청주대 교수님을 만나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는데 저도 나중에 이애란 교수님처럼 한국을 빛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년중앙 독자분들도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옥상정원에 꼭 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송중근(서울 강덕초 4) 학생모델

세계 최대 규모인 정부세종청사의 옥상정원에 다녀왔어요. 이곳은 가장 길고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해요. 옥상정원에는 많은 종류의 허브‧나무‧꽃이 있었어요. 저는 그중 허브정원이 제일 인상 깊었어요. 해설자분이 박하 잎을 따서 마스크에 넣어보라 하셨는데 너무 상쾌해서 코가 ‘뻥’ 하고 뚫렸죠. 허브정원 말고도 태극의 모양과 비슷한 의자 조형물, ‘마음을 다스리다’라는 이름을 가진 조형물도 인상 깊었어요. 옥상정원의 바닥 돌은 물이 아래로 스며들기 쉽게 현무암을 사용하고, 태양광판을 사용해 조명등을 켜는 등 친화적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비록 많이 걸어서 힘들긴 했지만 인상 깊은 취재였습니다.   최아민(경기도 미사강변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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