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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데이원 최고책임자, "나도 (허)웅이한테 질 생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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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데이원자산운용 최고책임자를 맡은 허재는 26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조형아트서울을 찾았다. 박린 기자

프로농구 데이원자산운용 최고책임자를 맡은 허재는 26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조형아트서울을 찾았다. 박린 기자

“(허)웅이가 그림에 소질이 있어요. 전시회에 함께 오려 했는데 웅이가 농구 일정이 생겨서 같이 못 왔네요.”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미술전시회에서 만난 허재(57) 데이원자산운용 최고책임자는 장남 허웅(29) 얘기부터 꺼냈다. 허재는 지난 11일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자산운용의 사장급 최고책임자를 맡았다. 농구단 창단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시간을 쪼개 이날 조형아트서울을 찾았다.

허재 최고책임자는 “‘웅이 엄마’가 갤러리에 가는 걸 좋아해서 나도 가끔 취미 삼아 따라 다녔다. 마침 지인이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보러 왔다”며 “그림은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해석하기 나름이다. 이 그림을 보면 안타까움과 슬픔이 느껴진다. 7월에는 웅이와 미술 개인전을 같이 가볼 생각”이라고 했다. 송보경 작가는 15년간 보살폈던 반려견을 잃은 슬픔을 역설적으로 화려한 유화로 그렸다.

허재 데이원자산운용 최고책임자는 26일 조형아트서울을 찾아 송보경 작가의 유화를 감상했다. 박린 기자

허재 데이원자산운용 최고책임자는 26일 조형아트서울을 찾아 송보경 작가의 유화를 감상했다. 박린 기자

농구로 주제를 돌리자 허재 최고책임자는 “(허)웅이와의 맞대결에 질 생각은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시즌 국내 득점 2위(16.7점)를 기록한 허웅은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허웅은 아버지가 사장을 맡은 데이원자산운용 대신 지난 24일 전주 KCC와 5년 계약(첫해 보수 7억5000만원)을 맺었다. 허웅은 입단식에서 “아버지가 경기 직관을 온다면 이기고 환한 표정으로 만나겠다”고 선전포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허재는 “웅이가 아빠와 대결에서 이기겠다고 하더라. 나도 질 생각은 별로 없다. 부자지간을 떠나 자기가 몸을 담고 있는 곳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라고 받아쳤다.

지난 24일 KCC에 입단한 허웅. [뉴스1]

지난 24일 KCC에 입단한 허웅. [뉴스1]

앞서 허재는 KCC 감독이던 2014년 신인 드래프트 때도 허웅을 뽑을 수 있는 차례였지만 다른 선수를 선택했다. 당시 아내에게 이혼 당할 뻔했다. 허재 최고책임자는 이번에는 “솔직히 생각은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허재 최고책임자는 “부자 관계를 다 떠나 팀이 필요한 선수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데이원자산운용이 작년에 오리온을 인수했다면 FA 기간을 두고 맞춰갈 수도 있었겠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웅이한테 많은 팀들이 영입 제의를 해서 섣불리 들어갈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아쉽긴 아쉽다. 웅이를 데려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이라고 아쉬워했다.

허웅은 아버지 허재가 2005년부터 10년간 감독을 지냈던 KCC를 택했다. 허재 최고책임자는 “그래도 웅이가 KCC를 잘 선택한 것 같다. 가서 자기 역할을 잘 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지난 16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허훈(왼쪽 둘째)을 배웅한 아버지 허재, 어머니 이미수 씨, 형 허웅(왼쪽부터).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6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허훈(왼쪽 둘째)을 배웅한 아버지 허재, 어머니 이미수 씨, 형 허웅(왼쪽부터). 프리랜서 김성태

허재 최고책임자는 “웅이가 탐이 났지만 우리는 전성현이 있지 않나”라고 기대했다. 데이원자산운용은 허웅 대신 지난 시즌 3점슛 1위인 안양 KGC의 ‘불꽃슈터’ 전성현(31)을 FA로 영입했다. 김승기(50) 감독이 KGC를 떠나 데이원자산운용 신임 감독을 맡으며 제자 전성현을 데려왔다.

허재 최고책임자는 “(중앙대) 선후배를 떠나 김승기 감독은 다른 감독 후보들보다 능력이 있고 더 낫다고 판단해 영입 제의를 했다. 내 역할을 구단이 체계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김 감독을 서포터하는 것”이라고 했다. 데이원자산운용은 인수 절차가 끝나는대로 7월쯤 창단식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능에서 활약하다가 4년 만에 코트에 돌아온 허재 최고책임자는 “어릴 때부터 40년 이상 농구를 해왔다. 예능을 쭉 하면서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농구계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며 “이민을 갔다가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두 아들(허웅, 허훈)이 침체됐던 농구가 부활할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저도 최선을 다해 농구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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