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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도전 오세훈 “벼락치기 송영길, 서울 몰라도 너무 모른다” [밀착마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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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 오세훈 시장이다!”

서울 성동구 주민 서예진(34)씨는 토요일인 28일 오전 서울숲 공원에서 6개월 된 아기를 안고 산책하다 유세 중인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발견했다. 서씨는 반가워하며 달려가 “아이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오 후보는 “이번 유세에서 사진 촬영한 시민 중 가장 어린 것 같다”고 웃으며 촬영했다. 서씨는 “정치를 잘 몰랐는데, 오 후보의 시정이 마음에 쏙 들어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대로변에서 열린 유세 도중 지지자, 아기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대로변에서 열린 유세 도중 지지자, 아기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 후보의 서울시장 도전은 이번이 4번째다. 그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동행 유세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공백으로 혼란스러웠던 1년 전보다 저는 물론이고 시민들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2006년 45세의 나이로 처음 서울시장에 당선, 재선까지 성공했지만 2011년 이른바 ‘무상급식 자진사퇴’ 후 두 차례 총선(2016년 서울 종로, 2020년 서울 광진을)에서 연거푸 연패해 정치적 암흑기를 보냈다. 그랬던 그가 10년 만에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한 무대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였고, 불과 1년여 만에 또 한 번 서울 시민들의 선택 앞에 서게 됐다. 이번에 당선되면 서울에서 시장 4선의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숲에서 열린 유세를 마치고 시민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이날 유세현장에선 오 후보에게 사인이나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김현동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숲에서 열린 유세를 마치고 시민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이날 유세현장에선 오 후보에게 사인이나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김현동 기자

오 후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1년 전 보궐선거 때는 시민들이 기대 반, 의문 반으로 오 후보를 쳐다보곤 했는데 이번에는 전체적 분위기가 확실히 호의적으로 돌아섰다”고 귀띔했다. 이날 오전 서울숲 공원 유세에서는 약 40여명의 시민이 오 후보에게 ‘인증샷’ 요청을 했다. 근처에서 조깅하던 회사원 박태현(33)씨는 종이를 구해 들고 “사인을 해달라” 부탁한 뒤 “오 시장이 추진력도 있고 일 처리도 신속하게 해서 마음에 든다. 송영길 후보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신도림역 1번 출구 앞 노천 광장 유세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우윳빛깔 오세훈! 사랑해요 오세훈!”이라고 외치면서 지나갔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자연스레 허리 숙여 인사하는 오 후보의 모습엔 여유와 경륜이 묻어났다.

오세훈 국민희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유세현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 후보 오른쪽은 김병민 대변인. 김현동 기자

오세훈 국민희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유세현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 후보 오른쪽은 김병민 대변인. 김현동 기자

“여론조사 우세? 자만하는 일 없을 것” 

당 안팎에서는 오 후보의 낙승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오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실시한 각종 조사에서 송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섰다. 중앙일보·한국갤럽의 23~25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 57.9%, 송 후보 31.8%로 26.1%포인트 격차였다.

하지만 오 후보는 이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선거 마지막 날까지 조금이라도 자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다 역전당하거나(2016년 서울 종로 총선), 가까스로 이긴(2010년 서울시장 선거) 과거 경험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래도 지난해 보궐선거에서는 여론조사의 기세를 선거까지 이어갔고 득표율 57.5%로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게 18.3%포인트 차 압승을 거뒀다. 서울숲 유세 도중 오 후보와 공원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실제 선거와 다르다.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 5%포인트 안쪽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한다. 내 선거도 내 선거지만 구청장·시의원 선거 역시 절체절명의 과제다. 민주당 일색을 넘어야 원활한 시정이 가능하다.
선거 막판 일정 힘들지 않나.
“요즘 ‘김·만·샌’을 돌아가며 먹는다(웃음). 김밥·만두·샌드위치의 줄임말이다. 일정이 빠듯하다 보니 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면도를 꼼꼼하게 못 할 때도 있지만, 시민들이 좋게 봐주신다.”
1년 전과 유세 현장이 어떻게 다른가.
“지지세는 여전하지만,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1년 전 보궐선거 때 만난 시민들은 부동산 사태에 분노했고, 서울시장 공백 사태에 분노했다. 하지만 지금 시민들은 선거를 일종의 축제처럼 즐기면서 누가 서울시를 위해 더 적합한 후보인지를 판가름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 유세를 마치고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숲 유세를 마치고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보궐선거 전 10년의 좌절기 동안, 나를 버리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경쟁자인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서는 “서울에 대한 공부가 덜 됐다”고 매섭게 비판했다.

송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송 후보가 사전투표 하루 전 뜬금없이 ‘서울 대개조 공약’을 발표했는데 25개 임대 아파트 단지 지하에 물류허브를 조성하겠다는 등 내용이었다. 서울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벼락치기 한 결과다.”
송 후보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후보가 출마했는데.
“이 후보가 대선에 패배했다면 표 차이와 관계없이 먼저 반성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마치 ‘0.7%포인트 차이로 졌으니 지지받을 만큼 받았다’는 태도다. 누가 봐도 앞으로 이뤄져야 할 대장동 사건 수사 등을 국회의원 신분을 활용해 무력화시키거나 악화시키려는 마음이 있는 것 아니겠나. 일종의 ‘정치적 도피’ 혹은 ‘방탄’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지역 유세를 마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지역 유세를 마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김현동 기자

오 후보는 당내에서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된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송 후보보다 이 후보를 언급할 때 목소리가 더 커졌다. 오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한 심판 여론이 계양을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반영되고 있다”며 “그런 민심이 서울뿐 아니라 지방선거 전체 여론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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