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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50조 경쟁…상암·송도, 수원·창원에 방점 찍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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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취임사를 듣고 있다. 뉴스1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취임사를 듣고 있다. 뉴스1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5년간 각각 37조원과 2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내놨다. 두 기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유통 분야에서 오프라인 투자를 우선순위로 뒀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가 즐겨 찾는 체험형 매장이나 상품에 투자를 늘려가는 전략이다.

30일 롯데와 신세계에 따르면 두 기업의 투자 계획안에는 수도권과 지방에 대규모 복합 쇼핑몰을 짓고, 기존 백화점을 새로 단장하는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5년간 37조원 중 22%에 해당하는 8조1000억원을 유통 사업군에 투자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20조원의 대부분을 국내 유통 사업에 쓴다.

투자안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인천 송도 등에서 고용 유발 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 쇼핑몰 개발을 추진하고 서울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지점을 새로 단장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3년 2만644㎡(약 6245평) 크기의 서울 상암동 부지를 1972억원에 샀다. 지난해 서울시 심의위를 통과해 2025년이면 서울 서북부 최대 쇼핑몰로 개장할 예정이다. 인천 송도의 22만8000㎡(약 6만8970평) 규모 롯데몰도 2025년 개장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지난해 건축 계획안이 일부 변경됐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신세계, 온라인 사업에도 3조원 투자 

신세계는 투자 자료를 통해 ‘오프라인 사업 확대’라는 용어를 강조했다. 총 투자액 중 55%인 11조원을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스타필드의 신규 출점에 쓴다. 2023년 12월 완공될 스타필드 수원은 지하철 1호선 화서역 인근에 있다. 신분당선이 화서역과 연장 개통되면 유동인구가 더욱 몰릴 수 있다. 대지면적 3만4339㎡(약 1만388평) 크기의 스타필드 창원은 2024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 3조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물류센터 확대와 시스템 개발에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SG닷컴(쓱닷컴)은 현재 경기도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 센터, 충청 지역에 냉장·냉동 기능을 갖춘 창고 등을 두고 새벽배송 운송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계열사간 온‧오프라인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이 온라인 전문 패션기업인 W컨셉을 인수한 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식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디지털 유통대전에 박진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SSG 부스에서 쓱 배송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2021년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디지털 유통대전에 박진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SSG 부스에서 쓱 배송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롯데, 체험형 매장과 와인 강조

롯데는 유통분야 투자 발표에서 제타플렉스‧맥스‧보틀벙커와 같은 새로운 특화 매장을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서울 잠실에 있는 제타플렉스 잠실점 옥상에 풋살 경기장을 열었다. 롯데마트를 대표하는 잠실점 이름도 ‘제타플렉스’로 바꿨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대형마트로는 온라인 쇼핑몰과 경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트를 늘린다는 계산에 따라서다.

제타플렉스 1층에는 1322㎡(약 400평) 크기의 와인 전문 매장인 보틀벙커를 열었다. 내부에는 1만원대부터 수천만원대 초고가 와인을 산지‧품종 별로 진열했다. 한쪽에는 60만원대 와인 한 잔을 5만원대에 시음할 수 있는 기계도 마련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주말이면 와인 맛보기를 기다리는 20~30대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전했다. 반응이 좋자 경남 창원과 광주 서구에도 각각 2호점과 3호점을 열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 내 와인 시음 기계. 6만원에 80만원대 고가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사진 롯데마트]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보틀벙커 제타플렉스점 내 와인 시음 기계. 6만원에 80만원대 고가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는 식품 사업군에서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상품 범위를 확대하고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는 데 2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MZ세대 직원들로만 꾸려진 프로젝트팀이 생기는 등 기존 사업 방향과 완전히 다른 시도가 가능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도전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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