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尹 "여성에 공정기회" 천명…사상 첫 女고검장에 노정연 거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여성에 공정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천명하면서 검찰 안팎에선 사상 첫 여성 고검장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4년 검찰 역사에서 5명의 여성 검사장이 배출됐지만, 이 중 고검장으로 승진한 이는 한 명도 없어서다. 사상 첫 여성 법무부 차관(이노공 차관) 발탁으로 이 같은 기대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중앙일보 5월 22일자 ‘[단독] 첫 女차관에도 여성 간부 15%…檢 '유리천장' 두꺼웠다’ 참고)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상 첫 여성 고검장으로는 노정연(55·사법연수원 25기) 창원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대검 공판송무부장에 발탁되며 검사장으로 승진한 노 지검장은 이후 전주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거쳤다.

 사법연수원 25기인 노정연 창원지검장은 사상 첫 여성 고검장 1순위로 꼽힌다. 사진은 노 지검장이 지난해 10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상서 답변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사법연수원 25기인 노정연 창원지검장은 사상 첫 여성 고검장 1순위로 꼽힌다. 사진은 노 지검장이 지난해 10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상서 답변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노 지검장은 서울서부지검장 시절엔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사기와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한 지난해 3월 4일엔 김후곤 당시 서울북부지검장(현 서울고검장), 이주형 당시 의정부지검장(현 울산지검장) 등과 함께 마지막 퇴근길을 배웅하기도 했다.

노 지검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할 경우 국내 최초 ‘부녀 검사장’에 이어 국내 최초 ‘부부 고검장’ 타이틀도 달게 된다. 노 지검장의 부친은 광주지검장을 역임한 노승행 법무법인 두레 명예대표변호사고, 남편은 광주·대전고검장을 지낸 조성욱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다.

현재 전국 2190명의 검사 중 여성은 732명(33.4%)이다. 하지만 검사장은 노 지검장, 고경순(50·28기) 춘천지검장, 홍종희(55·29기) 서울고검 차장검사 등 3명뿐이다. 차장검사급 여성 간부도 8명에 불과하다. 남성 검사장과 차장검사급 간부가 각각 34명, 87명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수치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 때문에 후속 검사장 승진 인사에 여성이 포함될지도 관심거리다. 검사장 승진 대상인 연수원 29기에선 박지영(52) 춘천지검 차장검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은정(50) 성남지청장은 문재인 정부에선 검사장 승진 1순위로 꼽혔지만, 법무부 감찰담당관 시절 윤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에 앞장섰던 이력과 성남FC 사건 수사 무마 의혹 탓에 승진 대상에선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수원 30기 여성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발탁될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거친 이들로는 김남순(49)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김선화(53) 제주지검 차장검사, 김지연(55) 의정부지검 인권보호관, 이영림(51) 대전고검 검사, 정유미(50) 광주고검 검사, 한윤경(50) 수원고검 검사 등이 있다. 이 중 이영림·정유미 검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검사들을 향해 쓴소리했다가 좌천됐다는 점에서 요직으로 영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이영림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 시절인 2020년 8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폐지를 권고한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겨냥해 “검찰을 다루는 저들의 방식에 분개한다. 그 방식에 기생하려는 몇몇 인사들 또한 검사라는 사실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정유미 검사는 부천지청 인권감독관으로 근무하던 2020년 12월 윤 대통령(당시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현재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행태가 바로 우리가 개혁해야 할 검찰의 악습”이라고 꼬집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