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섞어 마구 쏠 때, 한국의 '별갈이'가 씁쓸한 이유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2.05.29 05:00

업데이트 2022.05.2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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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군사안보연구소장의 픽 : 군 인사

합동참모의장을 포함한 대장급 장성 인사가 지난 25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접견실에서 장성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이 열렸다. 사진은 장성들에게 수여된 삼정검 수치(끈으로 된 깃발).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접견실에서 장성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이 열렸다. 사진은 장성들에게 수여된 삼정검 수치(끈으로 된 깃발).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군 인사가 발표된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마치고 미국으로 향했고,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다. 안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인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에 문제가 많다며 이를 뜯어고치겠다는 윤석열 정부로선 너무 한가한 행보다.

이번 인사로 대장급 자리 전부(합참의장, 육ㆍ해ㆍ공군 참모총장, 연합사부사령관, 육군 지상작전ㆍ제2작전 사령관 등 7개)가 바뀌었다. 연합사부사령관에서 합참의장으로 진급한 김승겸 의장을 제외하곤 모두 별을 하나씩(중장→대장) 더 단 경우다.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한마디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번 지휘부 인사의 개개인에 대한 평가는 여기서 하지 않겠다. 다만 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인사가 있어 짚어보려 한다.

역대 최단기 총장으로 남게 된 김정수 전 해군참모총장 얘기다. 그는 지난해 12월 16일 취임했고, 27일 이임했으니 재임기간은 162일이다. 6개월이 못 된다. 법(군인

사업)에서 정한 임기(2년)는커녕 1년도 못 채우고 군복을 벗게 됐다.

역대 최단 총장으로 기록됐다. 황의돈 전 육군참모총장(2010년 6월 18일~12월 14일)이 김 전 총장 다음의 최단 재임기간(179일)이다. 황 전 총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아 사퇴했다. 그러나 김 전 총장은 그러한 의혹이 전혀 없는데도 물러나야만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참모총장의 임기가 보장되면 좋겠지만, 합참의장을 포함한 군 수뇌부 인사를 포함한 데 있어서 국방혁신 추동력, 지휘체계 조기 확립 등을 위해 해군총장을 이번에 교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김 전 총장은 기수(해사 41기, 육사 기준 43기)가 새로 지명한 육군(육사 42기)ㆍ공군(공사 36기, 육사 기준 42기)보다 높다”며 “기수를 맞추기 위해 김 전 총장을 내보낸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방부가 군 지휘부 인사를 원칙 없이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군정권을 가진 총장의 임기가 ‘엿장수 마음’대로라면 정책의 연속성이란 꿈도 못 꿀 일이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이 “해군 안팎에선 대통령 선거 다음 날부터 김 전 총장의 거취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으니, 영이 설 수가 없었다.

앞으로 김 전 총장처럼 정부 교체 시기에 걸친 군 지휘부는 휴전선 너머의 북한보다 남쪽 서울 대통령실이나 국방부만 쳐다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도 정작 해군 내부에선 별말이 없다. 총장의 임기가 짧을수록 더 많은 임관 기수에서 총장이 나올 수 있고, 자리도 더 많이 비어 더 많은 제독이 나올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6개월도 못 채운 군 지휘부가 김 전 총장으로 끝날 일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대통령과 장관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장성’이 잘 자라는 토양이 이번 정부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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