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겁나 열심히 차단제 발랐는데...3년된 선글라스의 배신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입력 2022.05.28 13:59

업데이트 2022.06.0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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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대처하는 자세

햇빛은 두 얼굴을 가졌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공짜 영양제로 불릴 만큼 건강에 긍정적이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기도 하다. 태양 고도가 높아 해가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여름에는 자외선 노출량이 증가해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는 일광 화상을 겪기 쉽다. 또 햇빛이 피부의 멜라닌 색소도 활성화해 기미·주근깨 등 잡티도 늘어난다. 폭염으로 심해지는 열 스트레스로 피부 유·수분 균형이 깨지면서 뾰루지도 잘 돋는다. 눈 노화도 촉진한다. 강렬한 햇빛이 수정체를 혼탁하게 만들면서 백내장 같은 안과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한여름 햇빛에 대처하는 자세 7가지를 소개한다.

1잘 때 피부 화끈거리면 냉찜질로 열감 식혀야

여름인 6월부터는 자외선 지수가 점차 높아진다. 월평균 자외선 지수도 ‘매우 높음’ 수준인 8을 넘는다. 무심코 외출했다가 햇빛 자외선에 일광 화상을 겪을 수 있다. 햇빛이 강한 여름엔 하루 41분 이상 쐬면 피부 손상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도 있다. 낮 동안 피부가 햇빛에 익었다가 자려고 누울 때 피부가 화끈거리는 열감이 느껴지는 식이다. 일광 화상은 햇빛 노출 후 4~6시간가량이 지나서 뒤늦게 피부 증상을 보인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는 “일광 화상이 의심되면 우선 피부를 냉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차가운 물수건을 화끈거리는 부위에 그대로 올려놓으면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물집이 잡히는 등 피부 상태가 심각하다면 손대지 말고 피부과 병·의원을 찾는다. 물집이 터지면 2차 감염으로 덧날 수 있다.

2 구름 끼고 비 내려도 자외선 차단제 사용

햇빛 속 자외선을 막는 피부 방패인 자외선 차단제 사용도 필수다. 외출 30분 전에는 자외선 A·B를 동시에 막으면서 차단지수(SPF) 30 이상인 제품으로 얼굴은 물론 목·귀·팔다리까지 빈틈없이 바른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는 “생후 6개월 이상 영유아나 민감성·여드름성 피부라면 징크옥사이드·티타늄 다이옥사이드 같은 금속 성분을 이용해 거울처럼 자외선을 튕기는 물리적 방식의 자외선 차단제가 피부에 안전하다”고 말했다. 하얗게 뜨는 백탁 현상이 심하지만 피부 자극감은 덜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땀·물 등에 쉽게 지워져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아침에 발랐어도 점심때 다시 한번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 햇빛의 자외선은 직사광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구름이 끼어 흐린 날에도, 비가 올 때도, 그늘에도, 실내 창가에도 존재한다. 1년 365일 잊지 말고 바른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양산·모자 등을 활용해 이중으로 햇빛을 차단한다.

3 오래된 선글라스는 자외선 차단율 확인

눈 보호를 위해 자외선 차단 기능이 포함된 선글라스도 챙겨야 한다. 햇빛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눈은 우리 몸 장기 중에서 피부와 함께 외부에 직접 노출돼 있어 자외선 공격에 취약하다. 자외선이 각막·수정체·망막 등으로 침투하면서 시각세포를 자극해 눈 노화를 앞당긴다. 김안과병원 장재우 병원장은 “백내장·황반변성 같은 안과 질환을 더 빨리 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을지대 안경광학과 이군자 교수팀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45세 이상 남녀 6219명을 분석한 결과, 자외선 노출 시간에 비례해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커졌다. 선글라스 렌즈의 색은 자외선 차단율과 관계가 없다. 색이 짙으면 동공을 확장시켜 오히려 눈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의 양이 늘어난다. 선글라스를 구입한 지 2년이 넘었다면 가까운 안경원을 찾아 선글라스의 자외선 차단율을 측정·확인해 본다.

4 여름 햇빛 샤워는 반팔·반바지 입고 10분 정도만

여름에도 비타민D 합성을 위한 햇빛 샤워인 일광욕이 필요하다. 비타민D에 소홀하면 건강도 D 학점이다. 비타민D는 주로 햇빛에 노출된 피부에서 합성된다. 학업·업무 등으로 실내에서만 지내면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해진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90% 이상은 비타민D 결핍 상태다. 채광이 좋은 실내에서 햇빛을 쐴 때는 창문을 열어놔야 한다. 비타민D가 만들어지는 햇빛인 자외선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한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전신의 25%가 드러나도록 반팔·반바지를 입고 직접 햇빛을 쐬어야 한다”고 말했다. 햇빛 샤워는 계절에 따라 적정 노출 시간이 다르다. 여름철에는 팔다리를 중심으로 일주일에 2~3회, 회당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피부가 햇빛에 예민해 금방 붉어진다면 회당 노출 시간을 줄이고, 피부암이 잘 생기는 얼굴 노출은 최소화한다.

5 속피부 건조 막으려면 보습제 챙겨야

피부 보습도 신경 써야 한다. 임이석테마피부과의원 임이석 원장은 “햇빛이 강해질수록 열 스트레스도 심해져 땀을 많이 흘리면서 피부가 탈진한다”고 말했다. 더위로 땀·피지 분비량이 늘면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모공도 넓어진다. 겉은 번들거리지만 속피부는 건조하다. 보습제로 부족한 수분을 채워 피부 유·수분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로션·겔 등 묽은 제형은 여름에도 끈적거리지 않고 가볍게 피부 수분 보충할 수 있다. 유분이 많은 지·복합성은 글리세린·히알루론산 등 보습 성분이 피부 각질층에 수분을 끌어당기는 습윤형 보습제를, 건성 피부는 바셀린·미네랄 오일 등으로 피부 표면에 막을 형성해 수분 손실을 막는 밀폐형 보습제를 선택한다. 보습제는 최소한 아침·저녁으로 하루 2회 이상 바른다. 샤워 후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 보습제를 바르면 표피의 수분 증발을 막을 수 있다.

6 갑자기 점이 커지면 피부암 여부 점검

과도한 햇빛 노출은 피부암의 주요 원인이다. 햇빛 자외선에 노출된 시간이 누적될수록 피부 손상이 증가한다.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이 생기거나 기미·주근깨 등 색소가 침착되고 피부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깊어지고 피부가 건조해진다. 피부에 존재하는 각질형성세포 등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겨 피부에 암세포가 증식한다. 김정은 교수는 “전에 없던 점이 생겼다면 생김새와 크기 변화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피부에 생긴 점이 ▶크기가 6㎜ 이상이면서 ▶모양이 비대칭이고 ▶주위 피부와의 경계가 불분명하며 ▶색이 균일하지 않거나 ▶기존에 있던 점이 갑자기 커진다면 피부암을 의심한다. 햇빛에 노출됐을 때 피부가 까맣게 타지 않고 빨갛게 변하는 일광 화상이 잘 생기면 피부암 발생 위험이 높아 특히 주의한다.

7 스프레이형 자외선 차단제, 얼굴엔 NO

자외선 차단제는 한번 개봉하면 공기 접촉, 실내·외 온도 차이 등으로 변질되기 쉽다. 손에 덜었을 때 맑은 물이 생겼거나 색이 변했다면 자외선 차단 성분이 분리된 것인 만큼 사용하지 않는다. 요즘엔 바르는 크림이나 로션·스틱·팩트·스프레이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많다. 굴곡진 피부에 얼마나 골고루 잘 펴 바를 수 있는지를 고려해서 선택한다. 일상적으로 사용할 때는 얼굴은 물론 팔다리 등 피부에 골고루 펴 바르기 좋은 촉촉한 크림·로션을 바른다. 외출할 때는 물·땀에 강한 스틱형이나 덧바르기 편한 팩트형 제품을 쓴다. 권순효 교수는 “스프레이형은 흡입 안전성 우려가 있어 얼굴엔 뿌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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