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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도 모양 안빠집니더" 바나나까지 열린 '대프리카' 대책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17년 6월 대구시 동구 효목동 한 가정집 화단. 열대과일인 바나나 열매가 보인다. 중앙포토

지난 2017년 6월 대구시 동구 효목동 한 가정집 화단. 열대과일인 바나나 열매가 보인다. 중앙포토

우리나라에서 여름 폭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대구다. 몇 년 전 대구의 한 가정집에선 아열대 기후에서 자란다는 바나나가 열매를 맺었을 정도다.

지난해 기상청이 최근 10년간 폭염과 열대야 발생일수를 분석한 결과 1등 폭염 지역은 ‘대프리카(아프리카와 대구를 합친 말)’로 불리는 대구였다.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으면 폭염이라고 하는데, 대구는 이 기간 연평균 27.6일 동안 폭염이 발생했다. 대구 다음으론 합천(24.3일)이었다.

'대프리카' 대구가 일찌감치 ‘더위사냥’ 대책을 내놨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우선 폭염에 대비해 도심 곳곳에 ‘그늘막 쉼터’를 만들었다. 높이 3.5m, 폭 5m짜리 고정형 파라솔이다. 파라솔은 도심에만 561개 설치했다. 도로 한편에 세워진 그늘막에서 더위를 피하며 횡단보도 신호 등을 기다릴 수 있다. 그늘막 안은 외부보다 섭씨 10도 정도 낮다.

대구의 그늘막 쉼터. 그늘을 마드는 텐트가 온도 등에 따라 자동으로 펼치고 접힌다. 사진 대구시

대구의 그늘막 쉼터. 그늘을 마드는 텐트가 온도 등에 따라 자동으로 펼치고 접힌다. 사진 대구시

 대구의 그늘막 쉼터. 그늘을 마드는 텐트가 온도 등에 따라 자동으로 펼치고 접힌다. 사진 대구시

대구의 그늘막 쉼터. 그늘을 마드는 텐트가 온도 등에 따라 자동으로 펼치고 접힌다. 사진 대구시

최근 설치된 대구의 그늘막엔 특별함을 더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561개 그늘막 가운데 300여개는 자동으로 그늘막을 만드는 텐트를 펼치고 접는다. 우산처럼 접혀 있다가 해가 뜨고, 영상 15도 이상이 되면 센서가 이를 감지, 자동으로 텐트를 편다.

‘양산쓰기’ 운동도 시작한다. 주제는 “남자라도 ‘모양’ 안 빠집니다. 더우면 양산 씁시다”이다. 양산을 쓰면 체감온도를 7도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대구시는 양심 양산 대여소 156곳을 설치해 ‘양산 붐’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차열선포장, 즉 ‘쿨페이브먼트’도 운영 중이다. 도로 표면에 열 축적을 방지하는 특수 도료 등으로 도로를 덧칠하는 폭염 대비책인데 도로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출 수 있다. 달서구 문화예술회관 앞 등 도심 7곳에 쿨페이브먼트가 시공돼 있다.

쿨링포그. 안개처럼 물이 분사된다. 사진 대구시

쿨링포그. 안개처럼 물이 분사된다. 사진 대구시

대구의 대표적인 폭염 대비책인 ‘쿨링포그’도 89곳을 가동한다. 쿨링포그는 파이프에 노즐을 촘촘하게 설치한 뒤 물을 안개처럼 분사하는 시스템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33도 이상,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쿨링포그가 분사된다"고 설명했다.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계명대역 사이 9.1㎞에는 도심 바닥 온도를 낮추는 클린로드 시스템이 가동을 시작했다. 도로 바닥에 물을 수시로 뿌려주는 클린로드 시스템은 도로 온도를 순식간에 20도 이상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른바 ‘물병 작전’도 진행한다. 대구시는 2013년 여름부터 시민들에게 폭염 특보 발효 때마다 시원한 물이 담긴 물병을 나눠주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냉동 탑차에 물병을 싣고 다니다 공원이나 도시철도 역사, 쉼터 등에 있는 시민에게 건넨다. 물병은 일반적인 생수병과 같이 생겼다.

이밖에 열대야 잡기 방법인 폭염 대피소(무더위 쉼터)를 1400여곳 선정하고, 시내버스 정류소에 덮개를 설치, 그늘을 만드는 '유개 승강장'도 92곳을 만들었다.

김철섭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대구 주요 간선도로 물뿌리도 지속해서 진행한다"며 "시민들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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