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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울공화국 '쓰레기 독립운동'…송영길·오세훈 '묘한 해법'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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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서 사회정책팀장의 픽: 수도권매립지

수도권 매립지 제3매립장. 김윤교 인턴기자

수도권 매립지 제3매립장. 김윤교 인턴기자

지난 26일 밤, 서울시장 후보 방송 토론회에서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인천시가 예고한대로 2025년 수도권매립지가 종료되면 불과 3년뒤, 서울 쓰레기는 갈곳이 없어집니다.

지금까지 이 문제는 인천과 서울의 지역 갈등처럼 이어져왔는데요. 이날 토론회에서는 두 서울시장 후보의 '조금은 다른'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극히 ‘서울 편향’적이었다면, ‘인천 출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어느쪽 손도 들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인천시 일대에 조성된 수도권매립지는 지난 2015년 서울,경기,인천,환경부 4자 합의에 따라 ‘3-1 매립장이 포화할때까지’ 사용하기로 했는데요. 당시엔 2025년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폐기물 감축 정책으로 쓰레기가 줄면서 2042년까지 쓸수있게 된겁니다. 수도권 쓰레기장 역할을 16년 더 하게된 인천에서는 예정대로 2025년 종료하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들이 26일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정의당 권수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들이 26일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정의당 권수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인천출신 송영길, "인천 잘 알아…상생방안 찾겠다" 

송영길 후보는 인천시장 4년, 인천 계양 국회의원만 5선을 한 인천 기반 정치인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그런 송 후보의 과거 발언들을 토론회에 소환했습니다. 송 후보는 2011년 “인천은 서울의 쓰레기 식민지”라며 “서울공화국 쓰레기로부터 독립운동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2013년에는 “자기집 앞에 쓰레기장 만들어놓고 그걸 44년까지 연장해달라면 누가 동의하겠느냐”며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은 불가하다고 강조했죠.

송 후보는 “인천이 서울 쓰레기를 받아주는데 아라뱃길 만들때 매립지 보상금도 서울이 가져가겠다고 해서 인천 시민이 엄청나게 화가 났다”고 발언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토론회 내내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워낙 인천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인천도, 서울도 배려하는 상생방안을 찾겠다”는 식이었습니다. 인천에 뿌리를 둔 서울시장 후보의 복잡한 심경이 나타나는 듯 했습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오세훈, 약속대로 인천매립장 쓸 것…"복잡할 게 없다"

반면 오세훈 후보의 쓰레기 해결법은 단순합니다. 예전 4자 합의에서 약속한대로 3-1 매립장이 포화할때까지 쓰면 그만이란 겁니다. 그는 “2015년 합의만 지켜지면 된다. 아무 복잡할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인천시장 후보들은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물론, 오 후보와 같은 당의 유정복 후보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공약하고 있습니다. 누가 되더라도 서울 쓰레기의 향방은 갈등의 도화선입니다. 오 후보의 호언장담처럼 합의만 지키면 된다는 식으로 해결되기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2022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2022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체매립지 대책 피해간 여야 후보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송 후보처럼 ‘상생’이란 좋은 말로 쉽게 해결되거나 오 후보처럼 ‘복잡할게 없다’고 할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주민 삶의 질과 너무나도 맞닿아있고, 서울의 문제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별다른 대책 없이 적당히 넘어갔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겠다' '대체매립지도 찾아보겠다'는 정도입니다.

폐기물 공약은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별로 득될 게 없습니다. 어느 곳이 되든 대체매립지로 선정된 지역에선 격렬한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대체매립지, 대체시설을 공론화하고 설득과 합의의 길로 이끄는 게 정치가 할일입니다. 선거때만 공방의 소재로 쓰기에는 너무 가까이 와버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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