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수술 안 해도 된다? 림프절 침범 잦아 도려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2.05.28 00:02

업데이트 2022.05.2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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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호 28면

라이프 클리닉

갑상샘암은 국내 암 발생률 1~2위를 다툴 만큼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년간 다른 암들에 비해 주변에서 흔하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암 중 하나다. 다른 암들에 비해 비교적 진행속도가 느리고 예후가 좋아 ‘착한 암’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착한 암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착한데 암이다? 착하면 암이 아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착한(?) 암이라는 갑상샘암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조기 진단해 수술하면 대부분 완치

갑상샘암은 말 그대로 갑상샘에 생긴 암을 의미한다. 갑상샘에 생길 수 있는 암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지만 대부분 갑상샘 유두암이다. 갑상샘암은 대부분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갑상샘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방사선 노출, 유전적 요인, 과거 갑상샘 질환 병력 등이 있다고 보고된다. 방사선 노출은 갑상샘암의 위험 인자로 가장 잘 알려진 요인인데, 노출된 방사선의 용량이 많을수록 갑상샘암의 발병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러 가족성 증후군이 있는 경우 갑상샘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그 외에 식이 요인이나 호르몬 요인 등이 발병률을 높일 수 있으며, 관련 연구들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갑상샘암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는 암이다. 국내에서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전체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갑상샘암의 급속한 증가는 조기 검진과 진단방법의 발달이 가장 큰 이유다. 과거에는 손으로 만져지는 갑상샘 혹만 검사했다면, 현재는 만져지지 않는 크기의 작은 갑상샘암도 초음파와 미세 침 흡인 세포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다. 특히 국내에서는 2002년 이후 대부분의 병원에서 검진 프로그램에 갑상샘 초음파를 포함하기 시작하면서 갑상샘암의 조기 진단이 용이하게 됐다. 갑상샘암의 조기 진단으로 인해 갑상샘암의 발생률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갑상샘암의 기본 치료는 수술이다. 갑상샘암의 종류, 암의 크기, 환자의 나이 등을 고려해 수술의 범위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갑상샘암의 조기 진단으로 수술 범위를 최소화해 부담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로봇 갑상샘 절제술을 통해 수술 후 환자들이 빠르게 회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갑상샘암은 예후가 좋아 착한 암으로 불리지만,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갑상샘암이 발견되더라도 수술부터 권하진 않는다. 초음파를 통한 지속적인 추적 관찰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갑상샘암은 림프절 침범이 빈번하게 관찰돼 방치하면 드물게는 폐나 뼈로 원격 전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이가 발생한 갑상샘암은 더 이상 착한 암이라고 할 수 없다. 수술의 범위가 커지고 예후가 불량해지며 평생 갑상샘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조기 진단으로 발견한 갑상샘암은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암이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갑상샘암은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갑상샘암 역시 암이다. 갑상샘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암 예방 생활 수칙을 지키면 된다. 갑상샘암과 관련해 식이에 대한 오해가 많다. 김·미역·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들어가 있는 해조류 섭취를 피해야 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이는 갑상샘 수술 후 동위원소 치료가 필요한 경우 치료를 돕고자 2~3주간 요오드 식이를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다. 그래서 갑상샘암의 발생과 해조류 섭취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오인됐다. 해조류·생선 등과 갑상샘암 발생의 인과관계에 대한 증거는 여전히 부족하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갑상샘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약 20년간 갑상샘암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 이는 검진의 발전과 관심도, 초음파 기기의 발전과 관련 있다. 비교적 최근 발생률이 증가하고,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어굉장히 많은 오해가 있는 암이다. 첫째, 갑상샘암은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오해다. 갑상샘암의 치료는 당연히 수술이다. 다만 아주 제한된 조건에서 초음파를 통한 추적관찰이 가능할 뿐,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로봇 수술, 환자들 회복 속도 빨라

둘째, 로봇 갑상샘 수술은 깨끗하게 절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오히려 최근 기기의 발전과 기술의 발전으로 로봇 갑상샘 수술이 일반적인 갑상샘 수술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으며, 환자의 만족도는 더 좋다.

셋째, 갑상샘암 환자는 해조류, 생선을 먹으면 안 된다는 오해다. 갑상샘암 환자는 식이에 제한이 없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갑상샘암도 다른 종류의 암들과 마찬가지로 암이며, 모든 갑상샘암이 착한 것은 아니다.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계속해 재발하거나, 심지어 갑상샘암으로 인한 사망이 발생하고 있다.

여러 오해가 많은 암인 만큼, 갑상샘암이 의심되거나 진단된 경우 갑상선내분비외과 전문의로부터 진단, 치료 및 추적 관찰에 대한 내용을 상담받아야 한다. 갑상샘암도 암이다. 하지만 갑상샘암은 적절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김광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2009년 을지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로서 갑상샘암, 부신질환이 전문분야다. 2019년 아시아&오세아니아 갑상선협회(Asia&Oceania Thyroid Association, AOTA)에서 해외 학술상(International Travel Grant Award)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단일공 로봇 수술 기구를 이용한 갑상샘 및 부신 수술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으며, 대한외과학회 및 대한갑상선학회, 대한내분비외과학회,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등 다수 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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