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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형 개인연금, 보증이율 낮으면 이전·해지 고민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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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0호 15면

배현기의 연령별, 상황별 연금 설계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다.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올해 이미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원화·채권·주식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하나 있다. 개인연금 가입자는 연금 상품 중에서도 보험이 많은 편인데, 지금과 같은 금융시장에서 과연 보험 상품을 운용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연금 적립금은 369조원이다. 여기에 퇴직연금 295조원을 더한 사적연금 적립금은 664조원이다. 국민연금 949조원의 70% 수준인데 아직 낮은 편이다. 은퇴 후 연금소득을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으로 각각 반반씩 충당하려면 사적연금 규모가 지금보다는 더 커져야 한다. 특히 회사 부담인 퇴직연금보다 개인연금이 더 커져야 한다. 개인연금 중에는 납입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와 같은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 상품이 있고, 세제 혜택은 없지만 보험사가 연금 방식으로 지급을 책임지는 연금보험 상품이 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연금저축과 연금보험 적립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60조원, 209조원이다. 연금저축은 다시 보험·신탁·펀드 등으로 나뉘고, 연금보험은 원리보장과 변액이 있다. 그런데 개인연금 중에서는 보험 비중이 무려 87%에 달한다. 필자가 운영하는 마이머플러 앱 회원들의 연금 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금수령 전이며 연금에 관심이 높은 40~50대 회원들의 연금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개인연금 중 보험 상품의 비중(건수 기준)이 64.7%로 가장 높았다. 유형별로는 연금저축보험 27%, 연금보험(변액연금 포함) 28.7%, (구)개인연금보험 9%다.

사실 현재 어디에 얼마를 적립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가입자의 관심사는 은퇴 후에 받을 연금수령액이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외에 ‘개인연금에서 매년 또는 매달 얼마만큼 받아서 생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중 연금저축계약당 연간 연금수령액은 보험 243만원, 신탁 591만원, 펀드 723만원 등 평균 295만원에 불과하다. 마이머플러 40~50대 회원이 가입한 연금 상품을 기준으로 연금의 유형별 연간 예상수령액을 산출 해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20년씩 동일 기간 수령한다고 가정할 경우 219만원부터 540만원 정도에 그친다〈그래픽 참고〉.

여기에 국민연금 예상수령액을 더한다 해도 국민연금공단이 조사한 2019년 기준 50대의 적정 노후생활비(연간 기준 개인 2188만원, 부부 3553만원)에 미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본인이 가입한 연금 상품과 예상 수령액부터 살펴봐야 한다.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이나 마이머플러와 같은 연금자산관리 앱을 활용하면 본인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 아마도 본인이 가입한 개인연금 중에 보험 상품이 많고, 현재까지의 운용실적은 매우 저조하며, 예상 연금수령액은 많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보험 상품에 한정해 가입자는 고민과 선택을 해야 한다. 보험 상품의 장점은 개인연금 중 유일하게 일정 시점부터 죽을 때까지 수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신 수령하는 국민연금과 직역연금, 주택연금 등으로 부족한 경우라면 보험을 유지하면서 개시시점과 수령액만 고민하면 된다. 하지만 종신 수령에 대한 대안이 있고 수령액을 늘리고 싶은 가입자라면 이전과 해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체와 해지의 기준은 ‘보증이율’이다. 보험 상품은 사업자가 약속한 보증이율과 운용실적에 따른 공시이율 중 높은 것을 적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보증이율이 높은 상품은 유지하는 게 낫다. 오래 전 고금리 기간 중에 가입한 연금 상품의 경우 보증이율이 높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증이율부터 확인해야 한다. 만약 보증이율이 낮고 예상수령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공시이율이 보증이율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희박하고 결과적으로 수령액도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보증이율을 초과하는 수익을 낼 유인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국채 중심으로 보수적인 운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 보험 상품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수령시점의 명목수령액이 아닌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수령액이 중요한데, 보증이율이 물가상승율을 커버하지 못하면 실질가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연금 중 변액보험의 경우 채권 이외의 다양한 자산군을 편입하고 연금저축펀드와 같이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높은 수익률과 많은 수령액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가입자들은 본인의 포트폴리오, 기대 수익과 위험, 제반 비용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 결과, 비용이 너무 높거나 위험 대비 수익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연금저축보험은 이전을, 연금보험은 해지를 고려해야 한다.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바꾸는 게 좋다. 본인을 위해서도, 시장과 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 서울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장기신용은행 연구원을 거쳐 기획예산처 등에서 근무했다. 하나금융지주에서 전략 실무를 총괄했으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모바일 연금자문회사 웰스가이드를 설립해 ‘좋은 사회를 위한 금융’이라는 미션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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