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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수습도 않고 '테라 2.0' 강행…"또 개미지옥" 경고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가격 폭락으로 전 세계 코인시장에 충격을 준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 블록체인이 부활한다. 예정 날짜는 28일 오후 3시(한국시간)이다. 기존 루나 코인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루나 코인(루나2) 에어드롭(무상지원)도 이날 이뤄진다. 다만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새 코인 상장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테라 측 "새로운 블록체인 28일 출시" 공지  

테라폼랩스 트위터

테라폼랩스 트위터

27일 테라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블록체인이 28일 오후 3시(한국시간)쯤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지난 18일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 생태계를 부활시키겠다”며 '테라2.0 계획'을 표결에 부쳤다.

테라 리서치 포럼 예비투표에서 회원 90% 이상은 이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권 대표는 본투표의 투표 방식을 ‘1인 1표’가 아닌 ‘코인 1개당 1표’로 바꾸고, 루나 코인을 보유하거나 보유했던 투자자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바꿨다. 결국 65.6%의 찬성을 얻으며 테라 2.0 계획을 강행했다.

기존 투자자에 루나2 에어드롭도 진행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 대표 페이스북 캡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에 따라 기존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코인인 루나2 에어드롭(무상지원)이 이뤄진다. 에어드롭은 토큰이나 암호화폐를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무상으로 배분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 투자와 비교하면 무상증자의 개념으로 비유할 수 있다.

권 대표의 보상 계획대로면 10억 개의 새로운 루나 토큰을 기존 투자자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이날 30%의 에어드롭이 실시되고, 남은 금액은 2년에 걸쳐 보상한다는 게 테라 측 공식 트위터에 발표된 내용이다.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는 공지사항을 통해 "루나 프로젝트 측 제안이 통과됨에 따라 루나의 명칭 변경 및 에어드롭이 예정돼 있다"며 "기존 루나 보유 회원을 대상으로 신규 테라 블록체인에 신규 루나2를 에어드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루나는 루나클래식으로 바뀌고, 새로운 루나2가 루나로 불리게 된다.

거래소 측 "루나2 거래나 상장 계획 없다" 

다만 루나2를 에어드롭 받더라도,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 들어온 루나2를 투자자들에게 에어드롭 하지 않을 수는 없어 진행할 예정이지만, 국내에서 루나2 거래를 허용할 거래소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거래는 해외 거래소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테라폼랩스가 새로운 루나(루나2)의 상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선을 긋고 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측 관계자는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테라폼랩스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상장을 요청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식 상장 요청이 아닌 만큼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빗썸과 코빗도 같은 입장이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파이낸스 캡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파이낸스 캡처]

테라 2.0 개인 투자자 손실 떠넘기기 되나

테라·루나 사태 수습하기도 전에 새로운 코인을 내놓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은 "테라 1.0은 의도하지 않은 실패라고 하더라도 테라 2.0은 정말 폰지사기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메인넷(생태계) 기술력 향상 없이 또 다시 루나를 발행해 새로운 돈을 끌어들여 기존 투자자에게 보상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라 2.0으로 개인 투자자가 또다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 위원은 "루나가 부활하면 처음에는 안 사겠지만 또다시 투기적 자금이 유입되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면 단기 수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유입될 것"이라며 "결국 새로운 투자자에게 손실을 떠넘기는 개미지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지코인을 개발한 빌리 마커스도 자신의 트위터에 “테라2.0은 암호화폐 도박꾼들이 정말로 얼마나 멍청한지 세상에 보여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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