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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한 이근 "싸우러 간 것 아니다…우크라 시민권도 거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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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참여했던 이근 전 대위가 27일 귀국해 "마음만은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참여한 이근 전 대위가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참여한 이근 전 대위가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위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 맞서 참전하겠다며 무단 출국한 지 약 석 달 만이다.

검역과 입국 절차 등을 마치고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전 대위는 "싸우러 간 게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갔다"며 "(1주일 자택 격리 후)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위는 임무 수행 중 민간인을 상대로 한 러시아군의 공격 만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실제로 전쟁을 보면서 많은 범죄 행위를 봤다"며 "우크라이나 도착 후 수행한 첫 미션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민간인이 총에 맞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위는 현장에서 상처를 입어 재활 치료를 위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양쪽 십자인대가 찢어져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군 병원에서 다른 곳에서 (치료)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재참전 여부와 관련해선 "회복과 치료를 위해 나온 것이고, 저는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라며 "전쟁이 안 끝나서 할 일이 많다. 우리가 더 열심히 싸워야 하고 계속 전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위는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시민권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며 "난 한국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벌금을 피한다, 재판을 피한다 이런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권은 받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이씨는 취재진 인터뷰를 마친 뒤 일행의 부축을 받는 등 다소 불편한 걸음걸이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공항 밖 미리 준비된 차량에 탑승한 후 공항을 빠져나갔다.

한편 경찰은 여권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씨가 이날 자발적으로 귀국함에 따라 관련 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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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외교부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이씨를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올해 2월 중순부터 우크라이나에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해 입국을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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