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당내에서 논란이 되는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586용퇴’ 발언에 대해 “정합성도 떨어지고 불합리한 얘기”라고 했다.
대표적인 '86그룹'으로 이미 차기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특정 세대를 다 들어내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 전 세계 어느 나라가 그렇게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원은 “비대위원장께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시면 당이 선거 이후에 논의할 수 있지만 선거 때는 부적절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면 586세대보다 위에 있는 세대는 괜찮고 ‘586만 물러가라’고 하는 것도 웃기지 않느냐”며 “오래 해 먹고 나이가 있어서라면 우리보다 더 나이 많은 분부터 물러가라는 게 정합성 있는 건데 왜 그런지에 대해서 사실 이유도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 이후 당 쇄신을 얘기할 때 비대위원장께서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을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서 얘기해주시면 당이 그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선거 때는 좀 부적절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이 세대에 해당하는 후보자들이 많이 나가 있다. 그러면 비대위 차원에서 공천해놓고 물러나라고 할 순 없는 것 아닌가. 그분들이 선거를 어떻게 치르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이 누군지를 특정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언론인 중에 문제가 좀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언론인 전체 나가라고는 안 하지 않나. 그런 식으로 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라면서 “선거 뛰고 있는 586세대들에 대해 ‘당신네 비대위원장도 물러가라고 했는데 이번에 출마 왜 했냐’ 이렇게 공격하면 선거 치르기 어렵다. 그래서 선거 때 할 얘기는 아니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박 위원장이 얘기한 쇄신안의) 취지는 동감한다”면서도 “선거운동이 한창 진행 중일 때 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 선거 훨씬 전에 했거나 선거 진행되고 있으면 약속하고 선거 후에 하거나 이랬어야 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분란이 됐다”고 했다.
86 정치인들이 꼰대와 기득권이 돼 버렸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보다 더 꼰대는 왜 가만 놔두냐”며 “그러니까 정치 목적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이것을 자꾸 논란으로 만들어가면 굉장히 나쁜 논쟁이 된다”고 했다.
우 의원은 이어 “지방선거에 당에서 공천한 사람 중 소위 586세대들이 있는데 공천해놓고 나가라고 할 수 있느냐”며 “그럼 상대방이 ‘저 봐라. 당신네 비대위원장도 물러가라고 했는데 이번에 출마 왜 했냐’ 이렇게 공격하면 선거 치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지난해 당내 586 용퇴론이 불거지자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하도 물러가라니까 대표적인 사람 한 명 정도는 해줘야 그만 공격하겠구나 싶어서 자기희생 삼아 한 것”이라며 “이 얘기를 10년 이상 들어온 저로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586세대가 다 은퇴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위원장은 26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86세대 중에서도 정말 많은 분이 계시지 않나. 다 은퇴하라는 그림을 생각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주요 이슈들에 대해서도 좀 더 2030이 의회를 보다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586세대가 그런 길을 마련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