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 지워드립니다…심야식당 단골인 아이에게 벌어진 일

  • 카드 발행 일시2022.05.27

잊고 싶은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어떨까요?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인데요, 바로 여기서 시작된 동화가 있습니다. 이분희 작가의『한밤중 달빛 식당』입니다.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집을 나온 연우는 정처 없이 걷다 좁은 골목길 끄트머리에서 식당 하나를 발견합니다. 보글보글 물 끓는 소리,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가죠. 하지만 맨발에 슬리퍼 차림인 연우에게 돈이 있을 리 없습니다. 식당을 지키던 여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은 ‘나쁜 기억’ 한 개면 됩니다.

이미 연우의 눈은 딸기 생크림 케이크에 꽂혔습니다. 촉촉하고, 폭신하고, 달콤한 케이크를 보니 저녁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오늘 낮 동호의 책상 밑에서 5만 원짜리 지폐를 보고 주머니에 넣은 기억을 주기로 하죠. 아이들도 거의 없는 하교 시간이었지만, 가슴은 방망이질 쳤거든요. 안 그래도 꺼림칙 했는데, 잘 됐습니다. 나쁜 기억도 지우고 맛있는 케이크도 먹는다니, 손해 볼 것 하나 없는 거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