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탐지 못했고 韓은 "실패"…北미사일에 갈렸다, 지소미아는?

중앙일보

입력 2022.05.27 05:00

업데이트 2022.05.27 12:10

“첫 번째 탄도미사일은 최고고도 550㎞로 약 300㎞를 비행했다. 6시 42분쯤 발사한 미사일은 최고고도 50㎞로 약 750㎞를 변칙궤도로 비행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6시 37분에 쏜 두 번째 미사일은) 수십㎞를 날아갔다가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것을 봤을 때, 일부러 그 지점에 떨어뜨리려 했겠냐는 의구심이 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의 산파였다. 우여곡절 끝에 실효를 상실한 지소미아가 금명간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ㆍ미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는 김 차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의 산파였다. 우여곡절 끝에 실효를 상실한 지소미아가 금명간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ㆍ미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는 김 차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북한이 25일 오전 6시대(6시, 6시 37분, 6시 42분)에 쏘아 올린 세 발의 미사일에 대한 일본과 한국 주요 당국자의 발언 중 일부다. 북한이 6시 37분에 쏜 두 번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대한 양국의 탐지 수준은 달랐다. 일본은 두 번째 미사일을 탐지 못 했고 처음과 마지막에 대한 정보만 공개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고도 20㎞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며 실패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처음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서도 양국이 밝힌 수치가 달랐다. 일본은 최고고도 550㎞, 사거리 약 300㎞를 언급했지만, 한국 군 당국은 고도 540㎞에 비행거리 약 360㎞라고 밝혔다. 사거리에서 60㎞가 차이 나는데, 이는 서울에서 개성까지의 거리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26일 중앙일보에 “한ㆍ미 정보자산으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발사 직후엔 한ㆍ미 양국의 국가안보실 간 채널을 가동해 상황을 공유했다. 핵심 당사국인 한국과 그 동맹인 미국의 탐지 및 판단이 일본의 독자 판단보다 정확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곧,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이 여전히 실효가 없는 상태라는 점을 의미한다.

지소미아는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한 한ㆍ일 관계를 상징했다. 지소미아가 정식 체결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1월로,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동향 같은 정보를 교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3년이 채 안 돼 그 실효를 상실했다.

2019년 9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2019년 9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7월, 일본 기업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피해 배상 판결 이후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제한 조치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응책으로 지소미아 폐기 카드를 꺼내 들었고, 실제 그해 8월 NSC에서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ㆍ일 갈등이 치솟던 상황에서 결국 미국이 중재에 나섰고, 그해 11월 ‘조건부 유예’라는 어정쩡한 상태가 된 뒤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당시 미국의 마크 에스퍼국방장관은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이를 언급하며 “북한과 중국이 이득을 보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 트럼프는 ‘이런 위대한 동맹의 가치가 있나’라며 비꼬듯 말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에선 금명간 '지소미아 복원'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되는 등 북한의 도발 수위가 강해지면서 안보 정보에 대한 양국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치솟는 미·중 갈등 속에 한ㆍ미ㆍ일의 유대를 강화하려는 3국의 전략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소미아의 산파 역할을 했던 이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통령실 대외전략비서관과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낸 김 차장은 2012년 7월 지소미아의 국무회의 비공개 의결을 진행하다 당시 야당의 반발에 책임을 지고 직을 떠났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ㆍ일 간의 정보 공유 방식을 묻는 중앙일보에 “‘일단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를 통해 일본과 정보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일 간 정보 교류 창구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였지만, 금명간 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는 한ㆍ미 정보 자산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사항을 탐지했다”며 “지소미아는 차차 그 기능을 복원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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