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치솟는 물가 잡아라, 한달 만에 금리 또 올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2.05.27 00:02

업데이트 2022.05.2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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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치솟는 물가에 중앙은행의 본능이 다시 꿈틀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건 2007년 8·9월(연 4.5→5%) 이후 14년9개월 만이다. 통화정책 운영체제를 콜금리 목표제에서 기준금리로 제도를 바꾼 2008년 3월 이후로는 첫 두 달 연속 인상이다.

지난해 8월 금리 인상의 시동을 건 한은은 지난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올렸다. 그럼에도 이번 달에도 추가 인상 카드를 꺼내 든 건 치솟는 물가 잡기가 급했다는 이야기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지난해보다 4.5%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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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원 6명의 만장일치 결정이다. 지난달 0.25%포인트 인상(1.25→1.5%)에 이어 한 달 만의 추가 인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린 최초의 총재가 됐다.

한은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건 커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때문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4.8%로,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당분간 5%대의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이 예의 주시하는 건 경제 주체의 물가 상승 기대 심리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최고치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임금과 상품 가격을 높여 물가 상승을 장기간 끌고 가는 요인이다.

이 총재도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이 정책 대응을 실기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크게 퍼지면 취약계층이 훨씬 더 큰 피해를 중장기적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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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CPI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에서 4.5%로 끌어올렸다. 2008년 7월 전망(4.8%)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내년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0%에서 2.9%로 0.9%포인트 높였다. 반면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의 3%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전월 대비)이 이달 더 올라 5%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이 5%대를 웃돌았던 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고유가 위기까지 겹쳤던 2008년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코로나 이후 수요 회복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고물가)이 퍼지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다음 주 발표될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수준을 넘어서 5%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인플레 파이터’로 나서며 경기 둔화 우려는 커지게 됐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비용이 늘어난다.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를 줄여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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