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중독 때문에’…빈혈·이빨 빠지는 남아공 악어들

중앙일보

입력 2022.05.26 21:13

납 중독에 이빨 빠진 악어. 남아공 뉴스24 사진 캡처=연합뉴스

납 중독에 이빨 빠진 악어. 남아공 뉴스24 사진 캡처=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계자연유산인 세인트루시아 호수에 사는 악어들의 이빨이 계속해서 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남아공 대학 세 곳과 남아공국립생물다양성연구소 연구원들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인트루시아 호수에 사는 나일악어 25마리를 표본 조사한 결과 납중독으로 치아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1930년대부터 이 호수에서 행해지는 레크리에이션 낚시에서 사용되고 버려진 납 성분의 낚시 추 때문으로 드러났다.

악어들은 소화를 돕기 위해 호수 바닥의 돌을 퍼 삼키는데 이때 가라앉아 있는 낚시 추도 함께 삼키기 때문이다.

악어 대부분은 건강한 상태에 있은 것으로 보였지만 일부는 빈혈과 함께 이빨 상실 증세를 보였다. 이는 납 중독 새와 포유류에도 보이는 현상이다.

납 성분은 악어 뼛속에 남아 있어 이빨을 약하게 만들고, 빠진 이는 다시 새 이빨로 교체되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심한 경우 치아 상실은 영양 스트레스와 사망에 기여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지매체 뉴스24 등에 따르면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마크 험프리스 비트바테르스란트대 교수는 악어의 경우 새처럼 삼킨 납 물체를 배변할 수 없다면서 결과적으로 만성적인 납중독에 직면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례에서 혈중 납 농도는 새와 포유류에서 납 중독으로 간주하는 수준보다 10∼25배 더 높다. 이는 세계적으로 납 중독 악어 보고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험프리스 교수는 납 제품 대신 비독성의 강철과 텅스텐으로 된 낚시 추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세인트루시아 호수는 아프리카 최대 하구성 악어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 악어는 1000마리 정도로 수십 년간 살며 4m 크기까지 자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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