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20년 요리사 "朴 떠나는 날 스타킹에 구멍...안타까웠다"

중앙일보

입력 2022.05.26 18:52

업데이트 2022.05.27 09:42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 [뉴스1 유튜브 캡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 [뉴스1 유튜브 캡처]

청와대에서 20년간 근무한 요리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으로 꼽으며 “그런 대통령은 없으셨다”며 눈물을 보였다.

요리사 천상현 씨는 26일 공개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적으로 기억에 남는 분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청와대 안에서도 권력이라는 것을 많이 내려놓고 대하셨다. 주방까지도 들어오시기도 하셨다. 대통령이 주방까지 들어오시기 쉽지 않다. 그런 대통령은 없으셨다”라며 울먹였다. 인터뷰는 최근 전면 개방된 청와대를 찾은 자리에서 진행됐다.

천씨는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다음 해인 2018년까지, 20년간 청와대에서 요리사로 근무했다. 그는 청와대 최초 중식 요리사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전직 대통령 총 5명의 식사를 담당했다. 청와대에서 근무한 역대 요리사 가운데 천씨가 가장 오래 근무한 요리사라고 한다.

현재는 은퇴 후 짬뽕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천씨는 ‘일반 손님들과 대통령 중 누구의 입맛이 더 까다로운가’라는 질문에 “단연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오늘 된장찌개 너무 맛있다고 칭찬했으면, 다음에 된장찌개 끓일 때 부담 간다. 그 맛을 똑같이 끓이기가 쉽지 않다. 한 분의 입맛을 맞추는 게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입맛 맞추기 편했던 대통령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을 꼽았다. 천씨는 “(대통령들은) 대체로 다 무난하시다. 항상 보면 대통령님들은 안 그러시는데 안주인 분들이 조금 까다로우시다”라며 웃어 보였다.

천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고, 목이 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다음 해인 2018년까지 20년간 청와대에서 근무한 요리사 천상현 씨. [뉴스1 유튜브 캡처]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다음 해인 2018년까지 20년간 청와대에서 근무한 요리사 천상현 씨. [뉴스1 유튜브 캡처]

천씨는 “노 전 대통령은 주말에 저희(요리사)보고 ‘늦게 나오라’고 하셨다. 일주일에 한 번은 ‘너희들 늦게 나와라. 우리가 알아서 해 먹을 테니’라고 하시고 라면을 직접 끓여 드시곤 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권 여사는 3년 전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때 ‘청와대 사람들이 보고 싶다’며 청소, 조경, 주방 일을 하던 사람들을 따로 사저에 초대해 점심을 주셨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천씨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 후 청와대를 떠나던 날을 떠올리며 “주방 사람들을 불러 마지막 인사를 하셨다. ‘여러분들, 진실은 밝혀질 것이며 4년 동안 저한테 음식 해 준 거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하셨다. 고개를 숙이고 보니 대통령님 스타킹에, 엄지발가락에 구멍이 나 있었다. 그걸 보고 너무 마음이 안 좋아서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셰프들은 정치적인 건 모른다. 저 한 분 한 분 모두 국민이 뽑아주신 대통령님이셨고 한 분 한 분 저한테는 소중했던 ‘주군’”이라며 “모셨던 대통령 중 두 분은 돌아가셨는데, 모두 행복하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요리사의 연봉에 대해선 “1억 가까이 된다”라고 밝혔다.

천씨는 “퇴사했을 때 그 정도 됐다”며 “다만 순수 연봉이 1억은 아니고, 따로 챙겨주는 부분들이 있었다. 처음에 입사했을 때는 연봉이 2700~2800밖에 안 됐다”라고 했다. 다만 “1998년도에 그 정도였는데, 그 당시로 따지면 그것도…(많다). 관사도 줬으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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