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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위반車 치여 뇌사…26세 대기업 신입, 3명 살리고 떠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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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난 최현수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난 최현수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6일 최현수(26)씨가 전날 심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최씨가 숨진 25일은 그의 생일 이틀 전으로, 스물일곱번째 생일이 그의 발인일이 됐다.

최씨는 지난 12일 새벽 집으로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치였다. 병원에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1996년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최씨는 한성과학고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SK에너지에 입사해 사회 생활을 시작한 청년이었다.

기증원에 따르면 가족들은 최씨를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딸로 소개하며 남매 사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로 늘 주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최씨의 가족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만 기증을 하면 이별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선가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최명근씨는 딸에게 "짧은 인생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예쁜 딸, 좋은 딸이었다. 좋은 곳에 가서 아프지 않고 새롭고 멋진 삶을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기증원은 "누구보다 자랑스러웠을 딸과 갑작스러운 이별을 마주하게 된 가족의 슬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이별 후에도 누구보다 빛날 기증자와 유가족을 기억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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