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vs로톡 싸움, 헌재는 로톡 손 들어줬다…"광고금지 위헌"

중앙일보

입력 2022.05.26 16:48

업데이트 2022.05.26 17:54

변호사가 ‘로톡’처럼 법률플랫폼 광고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변협의 규정 개정으로 회원수가 급감했던 로톡이 헌재의 광고 허용 결정으로 기사회생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하철역에 설치된 로톡 광고물 . 연합뉴스

지하철역에 설치된 로톡 광고물 . 연합뉴스

헌재는 26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와 로톡 이용 변호사 60명이 변협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청구한 헌법소원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핵심 조항인 5조 2항 1호에 대해서는 재판관들은 6 대 3으로 위헌 결정을 했다. 해당 조항은 변호사가 광고비를 받고 법률상담을 소개·알선하는 업체에 광고·홍보를 의뢰해선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협은 지난해 5월 변호사가 광고비를 받고 법률 상담을 알선하는 업체에 광고나 홍보를 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변호사 광고 규정을 개정해 법률 플랫폼 가입자를 징계할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사실상 업계 1위인 로톡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로톡은 의뢰인이 온라인공간에서 자신의 상담 사례에 맞는 변호사를 찾아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로 이용자들은 변호사에게 수임료를 내고 변호사들이 로톡에 광고비를 지급하는 구조다.

‘로톡’에 광고를 의뢰하면 변호사들이 징계를 받게 될 처지가 되자 로톡 회원수가 급감하기도 했다. 로앤컴퍼니는 “사실상 ‘로톡 금지법’을 만든 것”이라고 반발하며 지난해 5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헌재는 로톡의 손을 들었다. 6명의 재판관들(유남석·이석태·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각종 매체를 통한 변호사 광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변호사법 23조 1항의 취지에 비춰 볼 때, 변호사 등이 다양한 매체의 광고업자에게 광고비를 지급하고 광고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본 것이다.  ‘변호사 또는 소비자로부터 대가를 받고 법률상담 또는 사건 등을 소개·알선·유인하기 위해 변호사 등을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서다.

그러면서 “변호사들이 광고업자에게 유상으로 광고를 의뢰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되어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 직업의 자유에 중대한 제한을 받게 되므로, 위 규정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또 헌재 재판관들은 전원일치 의견으로 변협 규정 중 변호사가 변협의 유권해석에 위반되는 광고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한 부분이 위헌이라고도 판단했다. ‘협회의 유권해석에 위반되는’이라고만 규정할 뿐 그에 따라 금지되는 광고의 내용이나 방법 등을 한정하지 않고 있고, 이에 해당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변호사법이나 관련 회규를 살펴보더라도 알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헌재 관계자는 “변호사 광고에 대한 규제에 있어서 변협이 변호사법으로부터 위임된 범위 안에서 명확하게 규율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점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등장하는 새로운 매체에 대해서도 광고표현의 기본권적 성질을 고려해 규율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점을 판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변협·로톡 갈등 마무리 될까…로톡 “헌재 결정 경의”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가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가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협의 징계 추진 이후 사실상 퇴출 위기에 내몰렸던 로톡은 부담을 덜게 됐다.

변협은 로앤컴퍼니를 수사기관에 3차례 고발했지만, 검찰은 지난 11일 변호사 단체인 직역수호변호사단이 로앤컴퍼니 등을 변호사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까지 불기소 처분한 것이다. 그 사이 공정거래위원회는 로톡 광고를 막은 변협이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제재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주무 부처인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해 10월 ‘혁신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간담회’에서 “지금 로톡 관련 (대한변협이) 징계를 통해 사실상 로톡 탈퇴를 유도하는 듯한 현상은 옳지 않고,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헌재 선고 이후 “다시 일어서겠다”는 공식 입장을 낸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헌재의 위헌 결정에 대해서 경의를 표한다”며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했고 지금도 손해가 계속되고 있어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변협은 “사설 법률플랫폼 가입 활동 등에 대한 징계 등 제재는 일응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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