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종서 MZ 공무원 만난 尹 "난 건배사 안좋아해"…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새 정부 첫 국무회의를 관통한 키워드는 '세종시'와 '지역균형 발전'이었다. 윤 대통령은 26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새 정부 장관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 후 첫 공식 국무회의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했다.
‘세종 국무회의’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세종시를 여러 차례 찾았는데 첫 방문 날이 국회 운영위에서 세종의사당 설치 법안이 통과된 날로 기억한다”면서 “첫 국무회의도 세종시 국무회의장에서 열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자주 이곳 세종에서 국무위원과 수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하겠다”면서 “한덕수 총리를 중심으로 국무위원들이 원팀이 돼 국가 전체를 바라보고 일해주기를 거듭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를 방문, 국정운영실 직원들에게 국정운영 홈런 기원 야구 방망이를 선물받아 휘둘러 보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를 방문, 국정운영실 직원들에게 국정운영 홈런 기원 야구 방망이를 선물받아 휘둘러 보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어 강조한 게 지역균형 발전이었다. 윤 대통령은 “오늘 회의에서는 ‘새 정부 지방시대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 보고자 한다”면서 “제가 인수위에서 '새 정부는 지방시대를 중요 모토로 삼아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꼽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어느 지역에 살든 상관없이 우리 국민 모두는 공정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면서 “이것은 새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의 가치이기도 하다. 지방시대는 인구 절벽의 해법이기도 한만큼 중장기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무회의 내용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윤 대통령은 ‘지역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많은 권한을 이양하는 게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화상회의 없이 대면으로 연 ‘세종 국무회의’는 2014년 말 박근혜 대통령 이후 7년여만이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처음으로 간 곳도 세종이었다. 당시 “충청은 늘 캐스팅보터였다. 중원 충청에서 정권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리겠다”고 선언한 그는 대선 내내 “나는 충청의 아들”이라며 충남 내륙철도 건설, 세종 제2 집무실 설치 등 공약 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대선 득표율을 보면, 윤 대통령은 세종에선 44.14%를 얻어 이재명(51.91%) 전 경기지사에게 뒤졌지만, 충남(윤 51.08%, 이 44.96%)과 충북(윤 50.67%, 이 45.12%)에선 앞섰다. 이런 가운데, 6·1 지방선거 사전투표(27~28일)를 하루 앞두고 윤 대통령이 이곳을 찾으면서 여야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민의힘에선 “초당적 행정수도 완성의 첫걸음”이라고 환영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큰 의미 없다”고 일축하면서도 여론 추이를 유심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첫 정식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첫 정식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이날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에게 임명장도 수여했다. 이어 가진 기념촬영에서 “환하게 한번 웃어달라”는 사진사의 요청에 “선거라면 웃음이 그냥 나올걸”이라고 말해 국무위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어 세종청사 직원들과 만난 윤 대통령은 케이크와 빨간색 야구 방망이를 선물 받았다. 윤 대통령은 방망이를 직접 휘두르는 자세를 취했고, 이를 선물한 직원은 “국정운영을 홈런 치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조정실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빨간색 권투장갑을 선물받은 윤 대통령은 선물한 직원과 한 쪽씩 나눠 끼고 트레이드 마크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해 보였다. 윤 대통령은 “도약하는 것”, “규제 혁파”라고 외쳤다.

 이어 윤 대통령은 20·30 MZ세대 공무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여러분을 보니 걱정 안 하고 다리 쭉 뻗고 자도 될 것 같다”고 인사한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 정부라는 큰 배가 대양에서 어느 방향으로 갈지 방향을 잡고 여러분이 소신껏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수기 모음집인 ‘90년생 공무원이 왔다’라는 책을 펼친 윤 대통령은 ‘건배사’ 부분을 발견한 뒤 “난 건배사는 별로 안 좋아해. 건배사를 하면 술 마실 시간이 줄잖아”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