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칼날을 막아라… 오타니와 첫 대결하는 류현진

중앙일보

입력 2022.05.26 09:51

업데이트 2022.05.26 14:26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두 개의 칼날을 모두 막아야 한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와 맞붙는다.

류현진은 27일 오전 10시 38분(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에인절스는 이날 선발투수로 오타니를 예고했다.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야구스타가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둘은 메이저리그(MLB)는 물론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만난 적이 없다. 오타니는 2015 프리미어12에 일본 국가대표로 나섰으나, 류현진이 출전하지 않았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건너왔지만 한 번도 둘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MLB는 올해부터 이른바 '오타니 룰'을 만들었다. 선발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가도 지명타자로 뛸 수 있다. 경기 끝까지 류현진과 오타니의 승부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둘은 묘한 인연이 있다. 고교 시절에도 특급 투수 유망주였던 오타니는 MLB 직행을 고려했다. 니혼햄 파이터스는 그럼에도 오타니를 지명한 뒤, 3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건넸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에 간 선수들에 대한 자료였다.

2006년 1차 지명을 거절하고 미국으로 간 남윤성(개명 전 남윤희)와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류현진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남윤성은 끝내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고, 류현진은 2013년 포스팅을 통해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오타니는 결국 일본에 남았고, 대신 투구와 타격을 함께 하는 '이도류(二刀流)'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만약 미국에 바로 갔다면 투수에 집중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류현진이 간접적으로 오타니의 투타겸업에 영향을 준 셈이다.

투구하는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투구하는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류현진 입장에선 투수 오타니와 선발 투수로 맞서면서 타자 오타니와 투타 대결도 펼쳐야 한다. 둘 다 만만찮은 상대다. 오타니는 지난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면서 홈런 46개를 쳐 아메리칸리그 MVP에 올랐다. 올 시즌에는 투수로 7경기에 나와 3승 2패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했고, 타자로는 44경기에서 타율 0.251, 9홈런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엔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으나, 최근 홈런을 몰아쳤다.

늘 노력하는 오타니는 지난해보다 발전했다. 투수로서는 구속이 빨라졌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시속 95.7마일(약 153.9㎞)에서 97.2마일(156.4㎞)로 더 빨라졌다. 타자로서는 더 빠른 타구를 만들어낸다. 지난해엔 평균 타구속도가 93.1마일(149.8㎞)이었는데 올해는 97마일(156.1㎞)로 올라갔다.

류현진도 최근 흐름이 좋다. 개막 후 두 경기 연속 5회를 못 넘겼고, 팔뚝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한 달 만에 돌아온 류현진은 건강을 되찾으면서 기량도 되찾았다. 14일 복귀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4와 3분의 1이닝 1실점한데 이어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선 6이닝 6안타 무실점하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13.50이었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6.00까지 낮췄다.

한·일 투수 동시 선발 등판은 1년 만이다. 지난해 류현진은 지금은 동료가 된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 기쿠치 유세이와 두 번 좌완 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은 두 차례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2013년 구로다 히로키, 2014년 와다 쓰요시와 만났을 때도 잘 던졌지만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류현진 입장에선 일본 투수 상대 첫 승리도 걸려 있다.

오타니가 타격하는 모습. [USA투데이=연합뉴스]

오타니가 타격하는 모습. [USA투데이=연합뉴스]

에인절스는 오타니 외에도 강타자들이 많다. 25일 기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팀 OPS(출루율+장타율) 2위(0.749)에 올랐다. 경기당 평균득점(4.81점)도 5위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통산 세 차례 MVP에 오른 마이크 트라웃이다. 트라웃은 지난해 부상에 시달렸지만, 올해는 타율 0.328, 12홈런 26타점을 올리며 여전한 방망이 솜씨를 뽐내고 있다. 앞선 상대전적에선 10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류현진이 앞섰지만, 방심할 순 없다. 1번 타자 오타니-2번 트라웃을 상대하는 건 투수 입장에선 큰 고역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