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향후 5년간 ‘BBC’에 247조 투자…고용은 5만 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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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 [뉴스1]

SK그룹이 향후 5년간 반도체·배터리·바이오(BBC) 분야에 247조원을 투자하고 국내에서만 5만 명을 채용한다. 앞서 24일 삼성·현대차그룹 등 주요 대기업이 600조원 가까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재계 2위인 SK도 가세한 것이다. 새 정부의 친시장 기조에 호응하는 한편 러시아 침공·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그룹은 26일 반도체(Chip)·배터리(Battery)·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사업’으로 압축되는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장기 투자와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투자 규모 중 국내 투자만 179조원에 달해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SK 측은 “BBC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BBC를 키워나갈 5만 명의 인재를 국내에서 채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SK그룹은 2026년까지 ▶반도체와 소재 142조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4000억원 ▶디지털 24조9000억원 ▶바이오 등에 1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SK 측은 “전체 투자금의 90%가 BBC에 집중되는 만큼 이번 투자는 핵심 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특히 반도체와 반도체 소재 분야에 전체 투자 규모의 절반 이상인 142조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을 반도체로 본 것이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조성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반도체 팹(공장) 증설, 특수 가스와 웨이퍼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한 설비 증설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업계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3만1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514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 189조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 측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반도체와 반도체 소재 분야 투자는 2∙3차 협력업체의 투자와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대·중소기업 상생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그룹은 이와 함께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인 2억t의 탄소를 줄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산업에 67조원을 투자한다.

28일 열린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의]

그린 에너지 분야에선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 또 최근 SK가 주력하는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설비를 갖추거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그린 에너지 기술력과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바이오 분야에선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개발을 이어갈 후속 연구, 의약품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에 투자한다. 디지털 분야는 유무선 통신망과 정보통신 콘텐트 개발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SK는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국내에서만 5만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성장동력을 찾아 이를 키워나가는 주체는 결국 인재라고 보고, 고용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