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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이 공약, 시속 1200㎞ 지하철도…부산 민심 뜨겁다 [6·1 현장 이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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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국민의힘 박형준, 정의당 김영진 후보(왼쪽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국민의힘 박형준, 정의당 김영진 후보(왼쪽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어반루프? 그게 뭐고?"  

"가덕신공항과 동부산 관광단지를 15분 만에 이어주면 시민 편의는 물론이고 관광활성화 효과도 클 거라고 봅니다."(해운대 전통시장 상인 김종국씨)

"첨단 이동수단이라지만 실체가 없다는 느낌입니다. 도로나 교각 등 인프라 확충이 현실적인 방안 아닐까요?"(기장 오시리아관광단지 직장인 윤미성씨)

어반루프 예정 노선도. 후보 캠프 제공

어반루프 예정 노선도. 후보 캠프 제공

"여행객용 불과" vs "동부산 체증 해소" 

6·1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어반루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측이 내건 어반루프 공약은 가덕신공항에서 동부산 관광단지까지 41㎞ 거리를 15분 만에 주파하는 최고 시속 1200㎞ 지하철도를 만드는 사업이다. 실현 가능성과 효용성 등 문제를 놓고 각 당 후보와 유권자 반응이 엇갈리면서 “논란의 공약”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 23일 지역언론사 주최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어반루프 공약을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후보는 "가덕신공항과 동부산 관광단지를 잇는 노선은 여행객 이동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해운대와 기장 일대 교통 체증을 해결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물론) 관광객도 찾는 명물이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국민의힘 박형준, 정의당 김영진 부산시장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24일 부산MBC에서 열린 '부산시선관위주최 부산광역시장 후보자 토론회' 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국민의힘 박형준, 정의당 김영진 부산시장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24일 부산MBC에서 열린 '부산시선관위주최 부산광역시장 후보자 토론회' 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민의힘 "현행 유지" 민주·정의당 "절치부심" 

“박형준 체제 부산시가 어반루프와 관련해 시민이 체감할 만한 밑그림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후보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같은 공약을 제시했다가 당선된 후 이렇다할 사업 진척이 없다는 목소리다. 부산시가 진행하는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는 올 연말쯤 나온다. 정의당 김영진 후보 측은 “내용이 일정하지 않은 데다 실현 가능성도 담보되지 않아 신뢰하기 어려운 공약”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시도인 만큼 우려하는 유권자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점에서 용역을 통해 가덕신공항 개항에 맞춰 개통이 가능한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어반루프 구축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22일 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22일 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후보 캠프 제공

여론조사에서는 현직인 박 후보가 앞서고 있다. 리서치뷰가 부산CBS와 국제신문 의뢰로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부산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후보별로 박형준 59.3%, 변성완 30.8%, 김영진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5%p다.

국민의힘 측은 승리를 예상하면서도 캠프 내 분위기를 다잡으며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박 후보는 "마음이 해이해지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집권 초기인 만큼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은 ‘샤이 야당’ 표가 있을 것"이라며 "캠프 내부를 단속하고 많은 지지자가 투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후보가 지난 20일 개금시장에서 시민과 주먹 악수하고 있다. 후보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후보가 지난 20일 개금시장에서 시민과 주먹 악수하고 있다. 후보 캠프 제공

민주당은 “현재는 상황이 어렵지만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이면 민심을 바꿀 수 있다”며 유권자를 파고들고 있다. 변 후보는 "유세 중 시민 지지와 응원, 분위기 변화를 피부로 느낀다"며 "매일 시민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함께 호흡하며, 진영 논리 대신 진짜 부산을 위하는 비전을 가진 후보가 누구인지 알리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영진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22일 부산 해운대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후보 캠프 제공

정의당 김영진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22일 부산 해운대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후보 캠프 제공

정의당 김 후보는 “토론회 등을 통해 두 후보와의 차별성을 보이는 데 주력했다”며 “화물차 주차장 문제 등 지역의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협약을 진행하며 시민 목소리를 들어온 만큼 부산시장에 걸맞은 후보라는 사실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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