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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승리가 尹정부의 승리" 이준석과 충남 훑은 김태흠의 각오 [밀착마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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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해 이준석 당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성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해 이준석 당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성태

25일 오전 9시 충남 천안 불당동에 위치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의 캠프 사무실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사무실로 총출동해 최고위를 열고 김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김 후보는 이 대표가 도착하자 “여기까지 와준 우리 이 대표에게 고맙다”고 인사했고, 이 대표는 “우리 김태흠 후보는 추진력 하면 으뜸가는 분”이라고 손을 꼭 잡았다.

김 후보와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만 해도 조금 어색한 사이였다. 이 대표가 지난해 말 윤 대통령 측과 갈등을 빚자 김 후보가 “철딱서니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김 후보를 적극 지원하면서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요즘 이 대표와 김 후보는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라고 귀띔했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것은 충남지사 선거가 경기지사 선거와 함께 지방선거의 양대 격전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이날 이 대표와 딱 붙어 다니며 충남 예산(오전 11시)과 당진(오후 12시 30분), 서산(오후 2시 30분)에서 합동 유세를 했다.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를 방문, 유권자들과 반갑게 기념촬영고 있다.김성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를 방문, 유권자들과 반갑게 기념촬영고 있다.김성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를 방문, 유권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성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를 방문, 유권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성태

유세장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김 후보는 “내가 알고 보면 따뜻하고 친화력 넘치는 남자인데, 아직 많이 안 알려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김 후보는 이날 충남 장터와 거리를 구석구석 돌며 친화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첫 유세 장소인 예산읍 시장에서 김 후보가 “눈 좀 마주쳐주세요”, “2번 김태흠입니다”를 연신 외치자 생닭을 파는 최창선(67)씨가 “인사 좀 해달라”고 말을 건넸다. 김 후보는 “그냥 인사가 아니라 미국 스타일로 인사하겠다”며 반갑게 포옹했다. 최씨는 “김태흠이가 시원시원해 보여서 좋다. 이번에는 2번을 찍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잘 생겼다”는 한 중년 여성의 칭찬에는 “제가 사진보다는 실물이 조금 더 낫다고들 한다”고 능청스럽게 받아쳤다. ‘인증샷’을 찍어달라는 지지자들도 많았다.

다음 유세 장소인 당진 시장에서도 김 후보는 쉬지 않고 상점을 돌았다. 점심 식사중이던 청과물 가게 상인들에게는 “일어서지 말고 식사 맛있게 하세요. 2번만 기억해주세요”라며 90도로 인사했다. 쌀쌀한 반응도 없진 않았다. 한 상인이 시선을 피하며 “명함이나 놓고 가봐유”라고 하자, 김 후보는 바구니 옆에 명함을 가지런히 올려두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호의적인 시민들도 있었다. 시장을 찾은 임순민(56)씨는 “양승조 지사는 이제 그만 할 때가 됐다. 이번에는 추진력 있어 보이고 확실해 보이는 김 후보를 밀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당진시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김 후보는 식사 중인 청과점 상인들을 향해 ″식사 중에 일어서지 말고 맛있게 하시라″며 ″2번 찍는 것만 기억해달라″고 허리를 숙였다. 손국희 기자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당진시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김 후보는 식사 중인 청과점 상인들을 향해 ″식사 중에 일어서지 말고 맛있게 하시라″며 ″2번 찍는 것만 기억해달라″고 허리를 숙였다. 손국희 기자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 오른쪽은 이준석 당대표. 김성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도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서산시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 참석,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 오른쪽은 이준석 당대표. 김성태

지난달 김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을 때만 해도 당내에서는 “쉽지 않은 선거”라는 반응이 많았다. 지난 세 차례의 충남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인구 65만7000명(2022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기준)인 천안 출신의 양승조 민주당 후보보다 인구 9만 8000명인 보령 출신의 김 후보가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양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자 보이자 캠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중앙일보·한국갤럽의 21~22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 43.0%, 양 후보 45.1%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2.1%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1차(6.4%포인트), 2차(4.4%포인트) 조사보다 격차가 계속 줄었다. 리얼미터 20~21일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12.9%포인트 앞섰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수치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김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양 후보보다 한걸음 뒤에 있다는 사즉생의 각오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산에서 당진으로 이동하는 김 후보의 차량에 동승했다. 김 후보는 하얀 점퍼 차림이었고, 하얀 운동화는 때가 까맣게 탔다.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예산에서 당진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충남이 넓다보니, 대선 치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오후 충남 예산에서 당진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충남이 넓다보니, 대선 치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운동화가 많이 낡았다.
“충남이 생각보다 넓다. 사람 많은 곳을 골라서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니 발도 많이 밟히고 신발도 많이 닳는다. 당 지도부한테 ‘대선 치르는 것 같다’고 농담했더니 다들 웃더라.”
현장 분위기를 솔직하게 평가해달라.
“진짜 민심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내 피부로 느낀다. 최근 우호적인 반응이 정말 많이 늘었다. 요즘 충남 민심이 서울이나 수도권처럼 즉각 즉각 반응한다고 하는데, 당 지지율과 윤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덩달아 분위기가 좋아진 면도 있다. 끝까지 자만하지 않고 선거에 임하겠다.”
양승조 후보의 고향인 천안이 승부처인데.
“요즘 천안은 옛날과 분위기가 다르다. 젊은 층도 늘고 도시가 젊어졌다. 고향이나 출신보다는 절박함과 진정성으로 승부하니까 통한다.”
‘충남의 아들’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향력은.
“‘윤 대통령 좀 잘 도와달라’고 당부하는 분들이 많다. 내가 이겨야 윤석열 정부도 이긴다. 요즘 유세 현장에서 ‘충남지사를 되찾아야 윤 대통령이 진짜 정권 교체를 한다’고 강조하는데, 반응이 좋다.”
19일 충남 천안 유세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의 팔을 장난스럽게 잡아 당기는 모습. [국민의힘 유튜브 캡쳐]

19일 충남 천안 유세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의 팔을 장난스럽게 잡아 당기는 모습. [국민의힘 유튜브 캡쳐]

오늘(25일) 지원 사격한 이 대표와는 호흡이 잘 맞나.
“(이 대표가 김 후보 팔을 장난스럽게 잡아당기는 영상을 보여주며) 요즘 이 영상이 인터넷에서 유명하더라(웃음). 이 대표가 옆에 있으면 청년들 반응이 다르다. 큰 힘이 된다.”

민주당은 충남에서 잇따른 성 추문에 휩싸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 추문에 이어, 성비위 의혹이 제기된 3선의 박완주 의원(천안을)이 16일 당에서 제명됐다. 김 후보는 박 의원의 성비위 의혹에 대해 “잘못된 일은 맞지만, 이것을 소재로 양 후보에게 네거티브하진 않겠다”며 “상대편 성비위 의혹이 터졌으니 나를 뽑아달라고 하기보다는, 내 비전으로 정정당당하게 대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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