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민주당과 난 다르다" 독종 양승조의 혈투 [밀착마크]

중앙일보

입력 2022.05.26 05:00

업데이트 2022.05.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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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충남 당진 읍내동에서 당진 시장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양승조 캠프 제공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가 25일 충남 당진 읍내동에서 당진 시장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양승조 캠프 제공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코로나 19 확진으로 인한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24일 자정부터 48시간 동안 충남 전체 15개 시·군·구를 다 도는 ‘사즉생(死卽生)’ 유세를 벌였다. 국회의원에 내리 4선한 ‘본진’ 천안에서 시작해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의 의원 시절 지역구인 보령·서천에서 매듭짓는 강행군이었다.

양 후보는 사람이 있는 곳마다 멈춰서 인사를 돌렸다. 24일 늦은 오후 공주→천안 이동 중, 끼니 해결을 위해 들린 정안 알밤 휴게소에서도 마주치는 상인과 노동자들에게 한참 인사를 돌린 뒤에야 떡라면에 밥 한 공기를 말았다.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가 24일 정안알밤 휴게소에서 끼니를 떡라면으로 해결하고 있다. 양승조 캠프 제공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가 24일 정안알밤 휴게소에서 끼니를 떡라면으로 해결하고 있다. 양승조 캠프 제공

양 후보는 정치권의 이름난 독종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세종시 원안 사수를 외치며 22일간의 기록적 단식 투쟁을 벌였고, 아홉 차례 마라톤 풀코스(42.195km) 완주는 그의 자랑거리다. 그런 양 후보도 24일 천안 불당동 유세 직후인 밤 9시 30분경 인근 카페에서 만났을 땐 “오늘에만 여섯 군데(금산·논산·부여·청양·공주·천안)를 돌았다. 각오했지만, 살인적인 스케줄”이라며 깊은숨을 몰아쉬었다. 이미 목소리는 갈라질 대로 갈라진 채였다.

충남은 여·야가 공인하는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다. 집권 여당의 김 후보에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등 ‘허니문’ 호재가 주어졌지만 양 후보는 삼중고에 맞서고 있다. 지역 내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여전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연고 효과(부친 고향이 논산)가 작용하는 상황에서 박완주 의원(천안을)의 성비위 의혹이 알려졌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틀 전(지난 17일)엔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양 후보는 “이보다 더 절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사이 김 후보는 맹렬히 추격했다.

그럼에도 중앙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21∼22일 충남 유권자 806명 대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양 후보는 45.1%를 기록해 김 후보(43%)를 오차범위 내(2.1%포인트)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세(민주당 34.2%·국민의힘 49.7%)는 처지지만 지난 4년 도정에 대한 긍정 평가(74.7%)가 뒷받침해 준 결과라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천안 유세 현장을 찾은 정재택(천안 성안읍·72세)씨는 “민주당이 미워도 양승조만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김성완 한국농아인협회장은 기자와의 필담에서 “‘한국수화언어법’도 정책으로 추진했고 20년간 농아인 곁을 지켜온 양 후보를 지지한다”고 적었다.

인물론으로 악재 돌파 나선 양승조 

6.1지방선거 충남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

6.1지방선거 충남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

양 후보가 반민주당 정서 돌파를 위해 내세우는 무기도 인물론과 성과다. 25일 당진 읍내동 당진시장 오거리 앞 유세에서도 그는 “이번 선거는 대선 연장전도, 2차전도 아니다. 누가 도정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지가 판단의 기준”이라고 외쳤다.

지역 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상당하다.
“전적으로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 탓이다. ‘조국 사태’부터, 상임위원장 독식, 그리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원인 제공 후 공천 등으로 망하는 길을 자초했다.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을 민주당이 회생시킨 것이다. 대선 패배 후에도 한없이 고개 숙여야 했는데 ‘검찰개혁’법을 무리하게 강행했다. 절차적 정당성을 안 지키니 나라가 사분오열된 것이다.”
박완주 성비위 사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당원으로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그러나 이 일이 4년간 몰입한 도정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진다면 조금 가혹하단 생각이다. 김 후보에게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성 상납 의혹이나,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의 성 추문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물을 수는 없지 않나. 이번에도 절박함이 무기다. 민주당 지지율이 10%대였던 2008년 총선 때도 절박함 하나로 당선됐다.”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지난 12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다녀간 뒤로 양 후보는 중앙당의 도움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양 후보는 “4선을 지내고 도지사까지 한 사람이 달리 누구에게 의지하겠느냐”며 “사실 당이 도움을 주려 할수록 낙선 가능성이 커질 정도로 충남 민심이 사납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중에 그를 대신한 건 아내 남윤자씨였다. 수줍음이 많아서 좀체 군중 앞에 나서지 않았지만 이번엔 눈물의 연설로 화제가 됐다. 남씨는 “유세를 대신하면서 도민들로부터 ‘민주당이 밉다’는 불만을 많이 접했다”며 “그때마다 ‘양승조는 다르다. 지켜달라’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의 아내인 남윤자씨(맨오른쪽).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의 아내인 남윤자씨(맨오른쪽).

김태흠 후보와 차별화 포인트는 
“4년간의 도정 그 자체다. 도민들에게 김 후보가 물음표에 가깝다면, 나는 ‘느낌표’일 것이다. ▶충남혁신도시 지정 ▶서해선 KTX 서울 직결 ▶충남 서산공항 건설사업 현실화 등 10년~30년 묵은 충남의 숙원 사업들에 빠짐없이 착수했다. 정부 합동 평가 3년 연속 전국 1위는 청와대를 수차례 오가고 유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겐 ‘말 안 들어주면 충남도민 1만명 이끌고 청와대 앞에 진을 친다’고 협박도 한 결과다. 씨앗을 뿌린 사람이 열매를 마저 키우는 게 순리다.”  
‘집권여당’ 프리미엄이 김 후보에게 넘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가 발표한 충남 15개 정책과제는 사실상 내가 이미 다 초석을 닦아놓은 사업들이다. 만약 혁신도시 지정도 안 됐고, 서산공항 예산이 올해 이미 확보되지 않았다면 삽을 뜨는 데 여당 후보가 낫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마무리는 야당이더라도 시작한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   

지난 임기의 방점을 발전에 찍었던 양 후보는 재선에 성공하면 복지에 과거보다 더 많은 공을 들일 계획이라고 한다. 양 후보는 이날 당진 유세 현장에서도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서비스제’ 공약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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