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월드컵 뛸 카타르의 매력...사막서 만수르 간식 맛볼까

중앙일보

입력 2022.05.26 05:00

올해 11~12월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페르시아만에 자리한 카타르를 간다면 사막 투어를 꼭 경험해봐야 한다. SUV 차를 타고 모래언덕을 질주한다. 사진 카타르관광청

올해 11~12월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페르시아만에 자리한 카타르를 간다면 사막 투어를 꼭 경험해봐야 한다. SUV 차를 타고 모래언덕을 질주한다. 사진 카타르관광청

올해 11월 사상 첫 중동 지역 월드컵이자 최초의 겨울 월드컵이 열릴 카타르를 중앙일보가 먼저 가봤다. 페르시아만에 자리한 카타르는 여름 최고 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한다. 낮에는 축구는커녕 야외활동 자체가 어렵다. 하여 이번 월드컵은 6월이 아닌 선선한 11~12월에 개최한다. 그렇다고 카타르가 마냥 덥기만 한 나라는 아니다. 전통시장과 사막 투어를 즐기며 중동 특유의 문화를 만날 수 있고 세련된 첨단 도시의 면모도 볼 수 있다.

경기장 온도는 21도, 의외로 시원

카타르는 벌써 축구 열기가 뜨겁다. 지난달 월드컵 공인구 공개행사에서 만난 스페인 골키퍼 출신 이케르 카시야스는 “공인구를 사막에서 공개하는 건 새롭고 흥미진진하다. 월드컵이 축구 상위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개최돼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월드컵 축구 결승전이 열리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박린 기자

월드컵 축구 결승전이 열리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박린 기자

결승전이 치러질 8만 석 규모의 루사일 스타디움을 찾았다. 루사일은 수도 도하의 위성도시다. 경기장 각 좌석 아래쪽에는 에어컨 구멍이 있었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타밈 엘 아베드는 “관중석 아래쪽 구멍에서 차가운 공기가 분사된다. 공기가 순환돼 ‘버블’ 형태로 경기장을 에워싸 21도 정도를 유지한다. 기존 냉방 시스템 기술보다 40% 더 지속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은 쿨링 시스템이 가동돼서 더위를 식혀준다. 박린 기자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은 쿨링 시스템이 가동돼서 더위를 식혀준다. 박린 기자

4년 전 러시아월드컵 때는 모스크바에서 소치 축구장으로 이동하려면 국내선 비행기를 타야 했다. 반면 국토 면적이 경기도와 비슷한 카타르는 8개 경기장이 모두 도하 중심부에서 33㎞ 반경에 있다. 지하철과 트램으로 연결돼 있고 이동 거리도 짧아 ‘하루에 월드컵 2경기 관람’도 가능하다. 지하철 하루 이용권이 6리알(2000원)로, 팬들에게는 ‘축구 유토피아’나 다름없는 환경이다.

카타르 전통 시장 수크 와키프. 월드컵을 알리는 조명이 벌써 화려하다. 박린 기자

카타르 전통 시장 수크 와키프. 월드컵을 알리는 조명이 벌써 화려하다. 박린 기자

월드컵을 ‘직관’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카타르 인구는 297만 명인데 월드컵 기간에 15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카타르 호텔 객실은 3만 5000개 정도뿐이다. 현지 호텔 관계자는 “월드컵 때 숙박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며 “인접국 오만에 숙소를 잡고 카타르를 오가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사막에 텐트를 치고 자는 ‘팬 빌리지’를 준비 중이다. 이색 체험이 될 수도 있겠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을 만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월드컵을 보고 싶다면 이 정도 고행은 감내할 수 있지 않을까.

SUV 타고 모래언덕 질주

‘중동의 진주’라 불리는 도하는 축구 외에도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짐을 풀자마자 ‘사막 투어’에 나섰다. SUV 차를 타고 황금빛 모래 언덕을 곡예 질주하는 ‘듄 베이싱’이 하이라이트였다. 사막에 들어서기 전 운전기사가 타이어 바람을 뺐다. 바퀴가 모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경사가 60도에 달하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짜릿했다.

사막 사파리 투어에서는 낙타 체험도 할 수 있다. [사진 카타르관광청]

사막 사파리 투어에서는 낙타 체험도 할 수 있다. [사진 카타르관광청]

듄 베이싱도 재미있었지만 사막 풍광 자체가 근사했다. 특히 모래언덕과 바다가 만나는 ‘내해’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현지 가이드는 “푸른 바다 너머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라고 설명했다. 사막투어는 4시간 코스 기준 367리얄(약 12만원)로, 해안가 캠프에서 바비큐 식사도 즐길 수 있다. 추가 비용을 내면 낙타 체험도 가능하다.

2019년 현대건설이 준공한 카타르 박물관. 카타르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들러볼 만한 곳이다. 독특한 건축도 볼거리다. 박린 기자

2019년 현대건설이 준공한 카타르 박물관. 카타르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들러볼 만한 곳이다. 독특한 건축도 볼거리다. 박린 기자

도하는 ‘도시의 모던함’과 ‘이슬람 전통문화’가 공존했다. 전통 시장 ‘수크와키프’는 19세기 모습을 그대 유지하고 있었다. 물담배 ‘시샤’ 파이프를 문 현지인, 양탄자와 향신료를 파는 상인, 관상용 새 카나리아가 어우러진 모습이 영화 ‘알라딘’ 속 한 장면 같았다. 시장에서 대추와 비슷하게 생긴 중동의 대표 간식 ‘대추야자(date)’를 맛봤다. 당이 떨어진 오후에 한 입 베어 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산이 37조원인 맨체스터시티 구단주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아랍에미리트)도 즐겨 먹는 간식이다. 가격은 1㎏에 45리얄(약 1만5600원).

카타르 박물관 내부. 카타르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이 전시돼 있다. 박린 기자

카타르 박물관 내부. 카타르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이 전시돼 있다. 박린 기자

현대건설이 준공한 ‘카타르 국립박물관’도 가봤다. ‘사막의 장미’란 애칭에 걸맞게 316개 원형 콘크리트 판이 맞물려 꽃잎 형상을 하고 있었다. 무료로 입장해 카타르가 석유와 천연가스 재벌국이 되기까지 역사를 살펴봤다. 중동 최대 상업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히는 ‘카타라’도 흥미로웠다. 전통마을과 오페라하우스, 20층짜리 멀티플렉스 타워 등 핫 플레이스가 몰려 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음주를 엄격하게 통제한다. 허가된 호텔, 클럽, 바에서만 술을 살 수 있다. 바에서 마신 500㏄ 생맥주 한 잔이 48리알(1만6000원)이었다. 비싸긴 했어도 종일 더위에 시달리다 마시니 꿀맛이었다.

여행정보
카타르를 격리 없이 여행하려면 ‘etheraz(에테라즈)’ 웹사이트에 영문 백신접종완료서를 등록하고, 출국 48시간 전에 받은 PCR 음성 확인서를 챙겨야 한다. 카타르항공이 인천~도하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인천에서 오전 1시 30분 출발, 도하에 오전 5시 55분 도착한다. 도하에서는 오전 2시 10분에 출발, 인천에 오후 4시 55분 도착한다. 월드컵 관람권은 조별리그 2등석 기준 600리얄(20만원)이다. 단, 아파트 청약 제도처럼 티켓 신청 후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추첨돼야 한다. 공식 숙소 예약은 표를 구매한 사람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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