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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떼창에 눈물 난다" 100만 열광…3년만의 대학축제 들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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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함민정 기자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함민정 기자

“학교 광장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모인 걸 처음 보는 거 같은데요.”

25일 오후 3시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만난 20학번 최다연(21·여)씨는 이렇게 말하며 왁자지껄한 학교 광장을 연신 두리번거렸다. 이른바 ‘코로나 학번’인 최씨는 “학교에 사람이 붐비는 게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3년 만에 축제로 캠퍼스 들썩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춰섰던 대학 축제가 일상 회복과 함께 3년 만에 부활하면서 대학가가 달아오르고 있다. 대학 축제를 처음으로 즐기게 된 ‘코로나 학번’은 반가움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고려대 광장에서 만난 김민경(21·여)씨는 “학교에 그동안 소속감이 안 들었는데 축제를 통해 애교심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 이틀째를 맞은 경기도 수원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는 축제 시작 6시간 전인 오전 11시쯤부터 파란색 지붕의 축제 부스에 학생들이 삼삼오오 들어찼다. 공과대학생들은 “스티커 구경하고 가세요” “야광 팔찌도 팔아요”라고 외치며 축제 물품 판매에 열중했다. 공과대 22학번 새내기 김서현(20·가명)씨는 “축제를 위해 한 달 가까이 준비했다. 이제야 정말 대학생이 된 기분”이라며 웃었다.

“술로지옥” “혼자 즐겼다” 후기 속출  

25일 오후 대학 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물풍선 던지기를 하며 3년 만에 돌아온 대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대학 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물풍선 던지기를 하며 3년 만에 돌아온 대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축제가 속속 열리면서 온라인도 들썩이고 있다. 각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솔로지옥 아닌 술로지옥” 등처럼 일일 호프나 주점·벼룩시장 등과 같은 축제 관련 각종 행사 글이 쏟아진다. 대학생 성모(21·여)씨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정말 즐겁다”며 “직접 얼굴을 보니 많은 학우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가수 싸이가 3년만에 열린 학교 축제 대동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최영재 기자

19일 오후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가수 싸이가 3년만에 열린 학교 축제 대동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최영재 기자

유튜브에서는 인기 가수의 대학 축제 공연 영상이 조회 수 수백만회를 달리며 인기다. 가수 싸이(44·본명 박재상)의 성균관대 직캠(팬이 직접 촬영한 영상)은 조회 수 100만을 넘었다. 여기에는 “떼창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 난다” “오랜만에 듣는 젊은이들의 함성”처럼 일상 회복을 반기는 반응이 적지 않다. 전날(24일) 가수 현아의 축제 공연을 봤다는 경희대학교 21학번 장우찬(21)씨는 “코로나19로 대학생활이나 문화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 신기하면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온라인 수업 위주였던 코로나19 사태의 단면을 보여주듯 같이 축제를 즐길 친구가 없어 쓸쓸해 하는 대학생도 많은 분위기다. “축제를 즐기고 싶은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 “혼자 축제 가도 괜찮나” 등과 같은 글이 온라인에서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한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혼자 축제를 즐기면 부끄럽지만 괜찮다”며 축제 때 홀로 돌아다닌 한 대학생의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20학번 대학생 김모(21·여)씨는 “줌 수업이 많아 그동안 동기 등을 사귀기 쉽지 않았다. 내향적인 코로나 학번은 축제를 못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생증 양도까지…‘재학생 존’은 차별일까 

23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봄 대동제 시작을 맞아 열린 플리마켓(벼룩시장)이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23일 오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에서 봄 대동제 시작을 맞아 열린 플리마켓(벼룩시장)이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인기 가수의 공연이 예정된 일부 대학은 암표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재학생 전용 구역을 따로 배정하거나 입장에 편의를 주는 등 재학생을 우대하면서 벌어진 사태다. 아이돌 등이 포함된 대학 축제 라인업이 온라인에서 퍼지면서 한때 SNS에서는 “학생증을 양도한다”는 글이 돌기도 했다. 재학생 공연 티켓(팔찌)이나 학생증 등은 10만~20만 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대학생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대학생 김모씨는 “외부인이 많으면 여러 문제 우려도 있고 ‘재학생 전용 존(구역)’이 있는 게 축제를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A씨는 “이때 아니면 연예인을 큰돈 들이지 않고 만날 기회가 별로 없다. 지역 주민 등도 다 같이 즐기는 축제 문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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