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진중권 손절 선언 "의견 다르면 화 내고 막말, 예의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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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며 “손절(연을 끊다)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른바 ‘조국 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다.

서 교수는 지난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그를 손절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 유튜브 영상 ‘조국흑서 저자들의 대담’ 링크도 첨부했다. 두 사람은 대담에서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과 ‘반 페미’ 노선,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자질 등을 놓고 충돌했다.

서민 단국대 교수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2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격론을 펼치고 있다. [중앙포토]

서민 단국대 교수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12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격론을 펼치고 있다. [중앙포토]

서 교수는 진 전 교수를 겨냥해 “(조국 흑서 집필진 중) 네 명이 모였는데 혼자 말 다 하는 분, 자기 의견과 다르면 화를 내고, 심지어 막말까지 하는 분. 책 쓴 거 말고는 같이 활동하지도 않으면서 걸핏하면 손절을 이야기하는 분”이라며 “손절 얘기 그만하라고 했음에도 자기 분노를 못 이기고 내가 그래서 너 손절한 거라고 말하는 분”이라고 했다.

지난해 4월 서 교수는 위안부 후원금 횡령 의혹을 받은 윤미향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악마’라고 지칭하며  “정인이 양모보다 윤미향이 더 나쁘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이제 선동가가 다 되었군”이라며 “비판을 하는 최악의 방식이다. 서민 교수와는 같이 갈 수 없겠다”고 했었다.

서 교수는 이어 “한참 전에 잡힌 약속을 바로 전날, 자기 때문에 바꾸면서 미안하다는 소리조차 안하신 분. 김종인을 버려서 윤석열이 망할 거라고 하는 분”이라며 “자신이 먼저 시작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욕을 내가 거들었단 이유로 머리빈 놈 운운하시는 분”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쓰다보니 너무 많지만, 이만하련다. 우리끼리 싸우는 게 볼썽사나울까봐”라며 “그동안 그분을 비판하지 않았다. 심지어 조국흑서 넘버1이며 정권교체에 공이 가장 크다고 칭송했었다. 이젠 내가, 그를 손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도 됐고 쌍수(쌍커풀 수술)도 한 마당에, 넘버1이고 뭐고,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이와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지난 12일 '조국흑서' 저자들은 중앙일보 상암사옥에 1년여 만에 모여 3시간 가량 대담을 나눴다. 왼쪽부터 김경률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강양구 기자. [중앙포토]

지난 12일 '조국흑서' 저자들은 중앙일보 상암사옥에 1년여 만에 모여 3시간 가량 대담을 나눴다. 왼쪽부터 김경률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강양구 기자. [중앙포토]

‘조국 흑서’ 출간 이후 보수 지지를 공언한 서 교수와 올해 초 정의당으로 돌아간 진 전 교수는 대담 중 몇 차례 충돌했다. 서 교수는 “혹시 정의당에 아직 기대를 갖고 있느냐”며 “능력도, 업적도 없는 20대 류호정 의원을 비례대표 뽑은 건 (정의당에)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20대 여성 의원의 의정 활동을 ‘무능’이란 틀로 찍는 건 여성혐오”라며 “2030 남자 중 머리가 빈 애들이 있다. 머리가 텅 빈 진공상태를 여성혐오로 채우는 애들이 있다. 거기에 사로잡혀서 그런 얘기를 하면 안된다”고 맞받았다.

진 전 교수는 서 교수를 향해 “(보수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린 응원단장이 아니다. 보수를 도와주려면 당신들이 문제점들을 정확히 지적해주고 비판해줘야 한다. 무조건 박수쳐서 민주당이 어떻게 됐느냐”고도 했다. 서 교수는 “(대담 참석자 중) 유일한 보수로서 외롭네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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