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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CBM 쏘고 핵실험 조짐…윤 대통령 강력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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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이 25일 오전 탄도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 통령실 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 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사진 대통령실]

북한이 25일 오전 탄도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 통령실 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 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사진 대통령실]

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섞어 쐈다. 핵 기폭장치 작동시험 등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도 구체적으로 포착됐다. 출범한 지 보름 된 윤석열 정부는 핵탄두를 장·단거리에 실어 나르기 위한 미사일 발사 실험, 또 제7차 핵실험까지 북한의 다중 도발을 목전에 두게 됐다.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이날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과 다른 장소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기 위한 핵 기폭장치 작동시험을 하는 것이 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이틀 내 핵실험 실시 가능성은 작지만 그 이후 시점에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 시점에 대해선 “아마 북한 지도자도 스스로 결정을 안 했을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원하는 규모와 성능을 평가하는 핵실험을 위해 마지막 준비 단계가 임박해 있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김 처장은 국가안보실 1차장을 겸하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오전 6시에 ICBM 1발을 쏜 것을 시작으로 약 37분 뒤에는 SRBM 2발을 5분 간격으로 발사했다. 북한이 기종이나 사거리가 다른 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한 적은 있지만, ICBM까지 섞어 쏜 건 처음이다. 김 처장은 이를 “한·미 동맹에 대한 동시 위협”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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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에 따르면 국가안보실 권영호 위기관리센터장은 미사일 발사 3분 만인 오전 6시3분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로 보고했고, 10여 분 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윤 대통령에게 전화로 조기 출근을 권유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 7시35분부터 NSC를 주재했다. 취임 후 첫 NSC 주재였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대한민국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 성명을 내고 이번 발사를 “중대한 도발”로 규정했다.

북한의 도발 의도와 관련해 김 처장은 “임박한 대한민국의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를 염두에 뒀을 가능성을 시사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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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처장은 이어 “새 정부의 안보 태세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영공에 진입하는 시점과 비슷하게 도발을 시작한 것은 한·미에 함께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ICBM 추정 미사일은 북한이 개발 중인 신형 ‘화성-17형’으로, 뒤이은 2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으로 대통령실은 추정하고 있다. 김 처장은 화성-17형 시험발사에 대해선 “정상 발사가 아닌 고각 발사로, 분리 추진체의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나 판단한다”고 말했다. KN-23 2발에 대해선 “핵 장착 후 투발을 할 수 있는 성능 개량 의도가 내포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처장은 윤석열 정부의 ‘북한 군사행동에 대한 3원칙’도 내놨다. ①발사체가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ICBM인지에 대한 정확한 기술 ②군사 조치엔 반드시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따른다는 것 ③한·미 군사 협조 태세를 통한 실천과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한 상황 관리다.

이날 군은 강원도 강릉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현무2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F-15K 전투기 30여 대가 활주로에서 밀집대형으로 이동하는 ‘엘리펀트 워크’(코끼리 행진) 영상도 공개됐고, 별도로 미군도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 보고에서 “북한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도발 가능성이 있어 북한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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