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한 25일 일본 상공에서 미군의 3대 전략 폭격기로 꼽히는 폭격기와 특수정찰기가 포착됐다.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 24'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 B-52H(스트래토포트리스) 장거리 폭격기가 일본 열도 동쪽 해안을 따라 비행하는 항적이 나타났다.
B-52는 B-1B,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 폭격기다. B-52는 핵 미사일 등을 장착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 체계다. B-52는 폭탄을 최대 31t까지 싣고 6400㎞ 이상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CBM 및 핵추진 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핵 전력으로 꼽히는 전략 자산이다.
이날 B-52H는 민간 항로를 일정 시간 비행하다가 이를 벗어나면서 추적 사이트 지도상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B-52H가 한반도 근처까지 오지 않은 것은 일단 북한이 이날 ICBM을 발사하면서도 최대 성능으로는 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상황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려는 미국 측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미는 북한의 발사 이후 이날 오전 지대지 미사일 대응 사격을 시행하면서도 각 1발씩만 발사했다.
미국 코브라볼(RC-135S) 정찰기도 미 본토에서 출발해 이날 일본 오키나와에 착륙한 항적이 포착됐다. 코브라볼 정찰기는 최첨단 전자광학 장비로 원거리에서 탄도미사일 궤적을 추적할 수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미국이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예상하고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며 코브라볼 정찰기의 경우 "계속 북한을 감시하기 위해 주일 미군기지에 전진 배치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6시쯤 ICBM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작으로 탄도미사일 총 3발을 발사했다. 한·미 군 당국도 공동대응 타격훈련을 진행하는 등 2017년 7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공식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