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45.5%, 윤 후보는 4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가 1.2%포인트 높지만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 내 격차다.
두 후보는 전체 지지율에선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세대별 지지율에선 차이가 컸다. 18세부터 40대까지는 이 후보가 앞섰다. 18·19세와 20대에선 46.9% 대 28.7%, 30대에선 50.4% 대 32.8%, 40대에선 66.1% 대 27.9%로 이 후보 지지율이 높았다. 60대 이상에선 윤 후보가 67.8% 대 27.0%로 4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다. 50대에선 이 후보 47.9%, 윤 후보 48.3%로 비슷했다.
당초 계양을 보궐선거는 지난 대선에도 출마했던 거물급 정치인인 이 후보가 수월하게 이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민주당 내에선 컸다. 오히려 이 후보가 큰 격차로 이기지 못한다면 후폭풍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오차범위 내까지 따라잡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이 후보와 민주당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길거리 유세에서 위기감을 직접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 이재명이 지면 정치생명 진짜 끝장난다”며 손날로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그러면서 실제 민심과 여론조사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에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 결과는 실제 최종 결과와 잘 안 맞는 경향이 크다”며 “현장 반응은 조사 결과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는 ARS가 아닌 면접조사다.
이 후보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정당 지지율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된다”고는 했다. 이번 계양을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41.7%, 민주당이 36.5%였다. 이 지역의 인천시장 후보 선호도 조사에선 박남춘 민주당 후보가 38.8%,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42.0%로 나타났다.
대선 주자가 출마한 또다른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인 경기 성남 분당갑에선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가 62.3%, 김병관 민주당 후보가 32.4%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김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이 지역에 당선된 적 있지만, 안 후보는 이 지역으로는 처음 출마한다. 다만 분당갑은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연령별로 봤을 땐 김 후보가 40대에서만 53.8% 대 43.0%로 안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다. 다른 연령대에선 안 후보가 크게 앞섰다. 특히 60대 이상에선 안 후보가 82.3% 대 14.6%로 압도적으로 앞섰다.
분당갑에서 경기지사 후보 지지율을 조사해보니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52.2%, 김동연 민주당 후보가 36.6%로 나타났다. 경기도 전체적으로는 박빙의 조사 결과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분당갑 지역에선 김은혜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다른 경기 지역보다 크게 높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53.3%, 민주당이 31.9%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2년 5월 23~24일 18세 이상 남녀 인천 계양을 800명, 경기 성남 분당갑 8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선 임의전화걸기(RDD)와 무선(가상번호)을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각각 비율은 계양을 9.4%·90.6%, 분당갑 9.8%·90.2%다.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계양을 10.2%, 분당갑 8.5%며 2022년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