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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고령화에 인구이동 48년만에 최저…탈서울 계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인구 이동이 48년 만에 가장 적었다.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은 데다, 이사를 꺼리는 고령 인구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스1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스1

25일 통계청이 발간한 ‘국내 인구 이동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인구 이동자 수는 48만3000명이다. 4월 기준 1974년(48만 명) 이후 가장 적었다. 5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도 48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인구 이동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7% 줄었는데 3월(-20.1%)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시도 안에서의 이동(-20.9%), 시도 밖으로의 이동(-14.2%) 모두 줄었다.

전체 인구에서 이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인구 이동률(연간 수준으로 환산)은 지난달 11.4%로 전년 동월 대비 2.7%포인트 감소했다. 2000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 이동자는 읍면동 경계를 넘어 전입 신고를 새로 한 사람을 뜻한다. 지난해 1월 이후 16개월 연속으로 감소 중이다. 이사를 하는 사람이 그만큼 줄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영향이 컸다. 실제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인구 이동 통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2~3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9만66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9130건과 비교해 반 토막(-48.9%)이 났다.

고령화 영향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매매와 신규 입주가 줄면서 인구 이동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면서도 “인구 이동을 많이 하는 10~40대 인구가 지난달 기준 45만 명(전년 대비) 감소한 데 반해, 이사를 잘 안 하는 50대 이상 고령 인구가 이 기간 59만 명 증가한 것도 인구 이동 감소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8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인구 이동이 줄고 있는 와중에도 ‘서울 탈출’은 계속되고 있었다. 시도별로 나눠보면 지난달 서울에서 가장 많은 4166명이 빠져나갔다(순유출). 역시 부동산이 문제였다. 매매, 전ㆍ월세 할 것 없이 가격이 치솟자 서울을 떠나 인근 지역으로 집을 옮기는 수요가 많았다.

그다음 부산(-1588명), 광주(-1142명) 순으로 순유출 인구가 많았다. 반대로 인구가 가장 많이 순유입된 곳은 경기도(3588명)였다. 서울과 가까우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은 싼 편인 경기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이 두드러졌다. 충남(1381명), 인천(1289명)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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