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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업에겐 요원한 게임 판호, 최근 中 기업에겐 발급됐다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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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회사들은 2017년 사드 사태로 인한 한한령 이후 중국으로부터 신규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번호)를 거의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주요 해외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수년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에 중국 게임회사들은 한국 업체들의 부재를 틈타 홈그라운드에서 입지를 넓혀나갔다.

중국 대표 모바일 게임 몽환서유(夢幻西遊) [사진 pc6.com]

중국 대표 모바일 게임 몽환서유(夢幻西遊) [사진 pc6.com]

그러나 중국 게임업계라고 상황이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다. 2018년, 중국은 자국 기업에도 9개월 동안 게임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다행히도 당시 판호 발급은 그해 12월이 되어 재개되었다. 그러나 2년 후 발표된 미성년자 게임 규제는 중국 게임회사들을 또 한 번 공포에 떨게 하였다.

2021년 8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미성년자의 게임 시간을 금·토·일과 법정공휴일 오후 8시~9시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미성년자 온라인 게임 중독 방지 통지(關於進一步嚴格管理切實防止未成年人沉迷網絡遊戲的通知)를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정부는 텐센트(騰訊), 넷이즈(網易) 등 유명 게임회사들과 웨탄(約談)을 진행해 자체 검열을 강화하고 외설적이고 폭력적인 콘텐트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자국 게임에 대한 신규 판호 역시 2021년 7월을 끝으로 더는 발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위기에 움츠려 있지만은 않았다. 중국 게임업계는 훗날을 도모하며 IP 기반의 모바일 게임에 주력해 시장 규모를 확대해 나갔다. 스마트폰 보급과 5세대 이동 통신(5G) 전환은 중국 모바일 게임 산업의 발전을 더욱더 촉진했다.

중국 모바일 빅데이터 전문 분석기관 퀘스트모바일(Quest Mobile)이 발간한 〈2022년 중국 모바일 게임업계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2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중국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1만 명 이상인 모바일 게임 앱(app)이 2100여 개나 출시됐다.

2022년 4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마침내 자국산 게임 45개에 대해 신규 판호를 발급했다. 미성년자 게임 규제 발표 직전인 지난해 7월에 마지막 판호가 발급된 이후 8개월 만의 일이다. 판호 발급이 재개됨에 따라 현지에서는 조심스레 게임 산업 규제가 완화되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거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2014~2021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액〉 (단위:억 위안) [사진 KOTRA/Qianzhan]

〈2014~2021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액〉 (단위:억 위안) [사진 KOTRA/Qianzhan]

실제로 2021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전체 매출액은 2255억 3800만 위안(약 42조 4349억 75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중국 모바일 게임은 2016년 처음으로 PC 게임 점유율을 앞선 이후, 현재 중국 전체 게임 시장의 7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신규로 발급된 45개의 판호 중에서 모바일 게임의 판호 개수는 38개에 달했다.

편의상 2019년 1월부터 2022년 3월 사이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 중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1만 명 이상인 게임을 ‘신작 게임’이라고 한다면, 중국 전체 모바일 게임 중 신작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30%가 넘는다. 신작 게임 유형을 살펴보면, 개발 주기가 짧고 이용자의 진입 장벽이 낮은 캐주얼 퍼즐(31.5%)이나 경영 시뮬레이션(19.4%) 부류의 게임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이와 더불어 MMORPG나 전략 게임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1년에 출시된 신작 게임 (왼)진산산지전(金剷剷之戰)과 (오)환탑(幻塔) [사진 九游]

2021년에 출시된 신작 게임 (왼)진산산지전(金剷剷之戰)과 (오)환탑(幻塔) [사진 九游]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빠른 성장과 더불어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변화는 가장 먼저 모바일 게임 이용자 연령에서 일어났다. 최근 중국에선 모바일 게임의 연령별 이용자 비중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30대 이상의 이용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그간 게임은 젊은 층의 향유 물이라고 여겨졌던 인식이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31세 이상 모바일 게임 이용자 비율은 51%로 24세 이하 이용자 비율 30.1%를 능가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 51세 이상 비율은 8.4%→9.5%로 증가했고, 30세 이하 비율은 55.5%→49.1%로 감소했다.

한편, 화웨이(20.8%)와 애플(19.9%)은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휴대전화 단말기 브랜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보(17.7%)와 샤오미(13.45) 역시 e스포츠 사업 후원, 맞춤형 게이밍 폰 개발 등을 통해 점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온라인게임/애니메이션/영화 등 다양한 IP는 모바일 게임의 흥망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리프트(英雄聯盟手遊) [사진 gizmochina.com]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리프트(英雄聯盟手遊) [사진 gizmochina.com]

유명 게임 IP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리프트(英雄聯盟手遊)’, ‘콜 오브 듀티 모바일(使命召喚手遊)’, ‘마이장원(摩爾莊園)’은 한때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각각 6041만 명, 4039만 명, 3996만 명을 기록하며 업계 성장을 견인했다.

영화와 소설 같은 고전 IP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도 중국인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넷이즈(網易)가 출시한 '해리포터: 마법의 각성(哈利波特 : 魔法覺醒)'은 친숙한 IP로 여성 이용자는 물론 3,40대 중년 이용자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해리포터: 마법의 각성(哈利波特:魔法覺醒) [사진 lu18.com]

해리포터: 마법의 각성(哈利波特:魔法覺醒) [사진 lu18.com]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IP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은 출시 초기에 해당 IP의 판권을 가진 영상 플랫폼으로부터 이용자를 끌어모은다는 특징을 지닌다. 아이치이(愛奇藝), 비리비리(嗶哩嗶哩), 텅쉰스핀(騰訊視頻), 요우쿠스핀(優酷視頻) 등은 원피스 IP를 활용한 ‘항해왕열혈항선(航海王熱血航線)’과 중국 인기 웹 소설이자 드라마 IP를 활용한 ‘투라대륙 : 혼사대결(斗羅大陸:魂師對決)’의 출시 초기 주 이용자 유입 창구로 기능했다.

이처럼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은 기존 IP가 가지고 있던 거대한 팬덤을 신규 이용자로 유입하고, 이용자의 충성도 역시 높다는 장점이 있어 중국 게임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뉴주(Newzoo)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IP를 활용한 중국 모바일 게임 수익은 1000억 위안(약 18조 8570억 원)을 돌파했으며, 핵심 이용자는 1억 5000만 명에 달했다.

KFC X 원신 콜라보레이션 [사진 바이두]

KFC X 원신 콜라보레이션 [사진 바이두]

한편, 중국 게임업체들은 모바일 게임 홍보와 이용자 접근성 확대, 이용자 속성 다양화 등을 위해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한다. 중국 대표 모바일 게임 '원신(原神)'은 지난해 3월 KFC와 협업을 통해 원신 특별 세트를 출시하고,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이 밖에, 이들은 게임 아이템 지급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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