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김성탁 논설위원이 간다

끝나지 않은 대선…"견제 위해 1번" "새 정부 밀어주려 2번"

중앙일보

입력 2022.05.2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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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김성탁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6·1 선거 최대 격전지 경기,인천계양을의 민심은 

김성탁 논설위원

김성탁 논설위원

 “이번 선거요? 계양을과 경기도지사만 보면 되는 것 아닌가요?”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출구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코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오는 27~28일 전국에서 사전투표가 실시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민주당 김동연,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등이 맞붙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막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 과반 의석 야당 민주당의 입지에도 두 선거가 미칠 영향이 클 전망이다.

 지난 21일 오후 인천1호선 계산역 주변에는 선거 현수막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주말을 맞아 계양산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선에서 패한 이재명 후보가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후보의 지역구였던 이곳에 출마한 데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연고와 무관하게 일만 잘할 수 있으면 전 상관없어요. 경기도지사 할 때 보면 코로나 확산이 시작될 때도 그렇고 이 후보가 일 추진하는 게 빨라 부러웠어요. 좀 강하다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어떤 면에선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봐요.”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장 모(51·회사원)씨는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장 씨는 지난 대선 때 이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

지난 21일 인천1호선 계산역 주변에 6·1 선거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다. 김성탁 기자

지난 21일 인천1호선 계산역 주변에 6·1 선거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다. 김성탁 기자

 “아니 자기가 사는 곳에 안 나가고 왜 여기로 나왔데요? 성남에서 다 해 먹고 여기로 왔다고 주변에서들 그래요. 대선에서 진지 얼마나 됐다고…. 대선 때 ‘선거에서 지면 감옥 간다’고 말하더니 그래서 출마했다는 말들도 많이 합니다.” 좀 떨어진 벤치에서 쉬던 박 모(77)씨는 정반대로 이 후보의 출마를 비판했다.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는 그는 “국민의힘 후보인 윤형선씨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새 정부가 성공하도록 밀어줘야 하니 무조건 2번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빙 여론조사에 민주당 지지자 위기감 

 계양을은 송영길 후보가 5선을 할 정도로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선 후보였던 이 후보와 국회의원 당선 경력이 없는 윤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여론조사가 전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위기감이 느껴졌다.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김 모(65)씨는 포장마차에서 손님에게 음식을 내주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민주당이 지금은 국회 의석이 많아 힘이 있지만 여기서 지잖아요? 그럼 '검찰 공화국'이 돼요. 수사도 진행되고 있으니 이 후보를 살려야 하고, 대선에서 이쪽 후보로는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이 당선돼 (윤석열 정부를) 견제해야 합니다.” 음식을 포장해가던 이 모(55)씨는 “이 후보를 지지하지만, 국민의힘을 찍어주겠다는 주민들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여야 지지자들이 얼마나 실제 투표장에 갈 것인지가 관건으로 보였다.

 인근 체육공원에서 단체로 농구 경기를 하던 20대 남성들은 대선 때 이 후보에게 표를 줬지만 아직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유 모(25)씨는 “이 후보가 왜 굳이 여기로 왔는지가 걸리는데, 윤 후보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친구 최 모(25·회사원)씨는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이나 공약을 뒤집는 것을 보면 윤석열 정부가 지금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이 후보도 의혹이 많아 또 뽑아야 할지 확신이 안 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지역구 선거인데 계속 대선을 치르는 느낌”이라며 “투표는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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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지사 선거도 당락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판세다. 지난 대선 때 경기도에선 이재명 후보가 윤 대통령을 상대로 46만여 표(5.32%포인트)를 앞섰다. 하지만 연천·포천·여주·이천 등 경기 북부·동부 일부와 과천, 성남 분당구, 용인 수지구 등에서는 뒤졌다. 대선에서 나타난 경향이 이어질 경우 이번 선거의 승부처는 당시 표 차이가 크지 않았던 경합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안양 동안구, 의왕, 수원 팔달·영통구, 하남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2일 선거 분위기가 느껴지는 경기도 안양 동안구 범계역사거리의 모습. 김성탁 기자

지난 22일 선거 분위기가 느껴지는 경기도 안양 동안구 범계역사거리의 모습. 김성탁 기자

 22일 오후 쇼핑시설 등이 들어서 안양 동안구에서 주민의 왕래가 빈번한 범계역 사거리. 일요일이라 평소보다 한산했지만 선거운동원들이 명함을 나눠주거나 유세차들이 방송을 하며 도로 위를 지나갔다. 사거리 모퉁이에서 고객 모집 행사를 진행하던 50대 여성들은 지지 성향이 달랐지만 “이번 선거에서 투표는 꼭 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찍었다는 김 모(52)씨는 “저희 부모님을 포함해 60대 이상은 대개 정당을 보던데, 난 그렇지는 않다”며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찍었는데 이번에도 김동연 후보를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시작됐지만 지금까지 봐선 별로”라며 “대선 때 이 후보를 찍었던 친구들이 실망해서 이번에 투표를 안 할 거라고 해 '그러지 말고 꼭 찍으라'고 권했는데, 어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있던 이 모(53)씨는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표를 줬다며 “새 정부가 100% 마음에 든다고 할 순 없지만, 제가 뽑았으니 밀어주고 싶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썩 내키지 않아 생각 중이긴 하지만, 결국 정치적 선호에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2030 남녀 표심 이번 선거도 영향줄까 

 의왕시 부곡도깨비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이 모(46)씨는 여성으로서 새 정부에 실망했다고 했다. “윤재순 비서관인가 성 비위가 문제가 됐잖아요. 윤 대통령이 무감각한 것을 보며 '그래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하고 여성 발탁도 적은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왕 대선에서 이겼으니 새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라는데, 그것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견제 세력이 생겨 균형을 맞춰야죠. 이재명 후보가 인천에서 당선돼 당 대표도 맡아 민주당을 이끌어주면 좋겠어요.”

 반대로 안양에서 의왕역까지 가는 길에 만난 택시기사 최 모(74)씨는 “원래 국민의힘 지지 성향인데 솔직히 어느 후보가 유능한지 알 도리도 없기 때문에 무조건 2번을 줄줄이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험이 적기 때문에 첫 번째 인사에서 참신한 인물이 보이지 않았고, 특히 한동훈씨의 경우 자기 사람이라고 몇 칸을 건너뛰어 임명해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처럼 민주당이 몽니를 부리는 것 같아 일단 여당을 밀어줄 겁니다.”

 대선 때 지지가 엇갈린 2030 남녀의 표심이 지방선거에서까지 영향력을 발휘할지도 관심거리다. 수원역 앞에서 만난 20대 남성들은 국민의힘 지지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라고 밝힌 배 모(28)씨는 “김동연 후보가 경력에서 좀 나아 보이지만 새 정부를 도와주고 싶기 때문에 당만 보고 김은혜 후보를 찍기로 했다”며 “여성할당제에 반대하기 때문에 내각에 여성을 많이 임명하지 않은 새 정부 인선은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성 모(28·회사원)씨는 “대선 때와 달리 이번 선거를 앞두고 남성 친구들은 투표하겠다는 이들이 많은데, 여성 친구들은 관심도가 좀 떨어진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 수원역 앞을 지나던 30대 여성 회사원 서모씨는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찍었던 주변 여성들 사이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약간 낮아진 것 같기는 하다”며 “솔직히 새 정부가 하는 것을 보면 여자에게 많이 불리하게 된 것 같아서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민주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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