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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내일을 밝히는 등불] 투명한 기부금 관리로 9년 연속 100억원 이상 모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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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는 차별화된 모금 사업과 투명한 기부금 관리 시스템으로 2011년부터 9년 연속 해마다 100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다. 사진은 동국대 서울캠퍼스 전경. [사진 동국대]

동국대는 차별화된 모금 사업과 투명한 기부금 관리 시스템으로 2011년부터 9년 연속 해마다 100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다. 사진은 동국대 서울캠퍼스 전경. [사진 동국대]

건학위 중심, 차별화된 모금 활동

‘전액 장학금 확충’ 모금 사업 진행

체계적 예우로 후원자에 감동 전해

윤성이 총장

윤성이 총장

동국대학교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 연속으로 매년 100억원 이상 모금하는 등 기부금 모금에 꾸준한 강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에도 현물기부를 포함해 100억5000만원을 모았다. 이는 전년보다 17% 증가한 수준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각종 모금행사와 대면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거둔 놀라운 성과라고 학교 측은 전했다.

트렌드 반영한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 운영

동국대 본관 중강당 좌석에는 기부자의 이름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동국대 본관 중강당 좌석에는 기부자의 이름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동국대는 1906년 ‘교육구국’의 정신을 토대로 불교계 선각자들의 기부금으로 설립된 대학이다. 1950년대엔 학부모와 학생들의 십시일반 기부로 대학 본관(현 명진관)을 건립하는 등 오래된 기부 전통을 가지고 있다. 대학의 역사와 전통에 자부심을 느끼는 35만 동문과 더불어 스님과 불자들의 기부도 상당하다.

동국대는 이러한 특성에 맞게 다양한 모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대가 지난해 ‘전액 장학금 확충’을 목표로 실시한 ‘108배 기부 릴레이 캠페인’에는 5개월간 동문, 불교계, 교직원, 학부모, 재학생 등 1900여 명이 참여해 총 24억원이 모금됐다. 이보다 앞서 2020년엔 코로나19 극복 긴급 모금을 통해 3개월간 10억원 이상 모으기도 했다.

2021년 불교중흥과 동국발전을 목표로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건학위)’가 출범한 뒤로 건학위 고문 자승스님의 지원으로 추진된 전액 장학 프로그램 ‘동국건학장학’과 건학위원장 돈관스님이 중심이 돼 지역사찰과 해당 지역 출신 재학생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지역 미래불자 육성장학’이 대표적이다. 향후 동국대는 모든 학생이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20·30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해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동국사랑1.1.1.’ 프로그램은 구독형 서비스처럼 기부자가 매월 1만 원 이상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2개의 휴게 라운지를 조성했으며, 매년 100여 명의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2017년 5월부터 지금까지 1500여 명이 참여해 23억원을 모았다. ‘중강당 좌석 기부’ 프로그램은 기부자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명패를 중강당 좌석에 달아주는 ‘네이밍 기부’이다. 후배들에게는 귀감이 되는 메시지를, 기부자에게는 뜻깊은 추억을 전한다.

교내 법당에 기부자의 부처님 불상을 봉안해주는 ‘대각전원불봉안’ 프로그램 역시 불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1997년 이래 8000여 명이 참여했다.

매년 기부금 사용 내용 담긴 보고서 발행

동국대는 투명한 기부금 관리시스템으로 기부자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2008년부터 매년 기부금의 세부 사용 내용이 담긴 발전기금 연차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고액기부자에겐 맞춤형 기금사용 보고서를 제공하고, 모금 캠페인의 성과물은 웹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매체로 홍보한다. 장학금을 기부한 한 기업인은 기부금 집행 보고서와 수혜 학생의 감사편지를 받고 6억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또 동문에게 기부금이 가져온 변화를 소개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면 20~30대 졸업생들도 정기기부를 신청하기도 한다.

동국대는 체계적인 예우 프로세스를 갖춰 후원자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총장 명의의 서신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고액기부자의 생일이나 경조사 땐 꽃바구니를 증정한다. 총장이 직접 기부자를 방문하기도 한다. 학교 본관에는 기부자들을 기리는 ‘명예의 전당’이 조성돼 있으며, 고액 기부자들은 사진과 메시지가 대형 스크린에 별도로 표시된다.

기부자 예우는 기부자가 사망한 뒤에도 이어진다. 가족이 없는 기부자를 위해 장례부터 제사까지 동국대가 직접 주관하기도 했다. 고(故) 정상영 전 KCC 명예회장이 별세했을 때는 학교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추모 페이지를 열었다. 학교 안에 있는 정각원 법당에는 기부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영가등이 1년 내내 불을 밝히고 있다. 이 밖에 명절선물·학교 달력·연하장 발송, 학교 도서관 및 강원도 인제 만해마을 이용 혜택, 학교병원 이용을 위한 VIP 카드 등 각종 기념품을 제공한다.

기부자의 이름을 딴 건물도 여럿

동국대에선 기부자의 이름을 딴 다양한 건물들을 만날 수 있다. 1955년 법학과에 입학하며 학교와 인연을 맺은 고 정상영 전 KCC 명예회장은 평생에 걸쳐 145억원을 기부하며 모교 발전 및 후학 양성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동국대 개교 이래 개인이 기부한 금액 중 최대 규모다. 기부 분야는 국가고시 수험생들을 위한 장학금, 교지매입기금, 건축기금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118억원의 사재를 기부해 동국대 고양캠퍼스에 ‘상영바이오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동국대 영어영문학과 61년 졸업생인 권오춘 석좌교수는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장학금 등으로 기부한 금액이 30억원이 넘는다. 현물기부를 포함한 전체 누적 기부액은 112억원에 달한다.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자동차,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4무(無) 스님으로 통하는 현응스님은 30년 된 승복을 기워 입는 등 청빈한 삶을 살면서도 학교에 10억원 가까이 기부했다.

한편 동국대는 최근 열린 116주년 개교기념식에서 비전 2040을 선포했다. 구체적으로 ▶동국 360도 기부금 모금체계 확립을 통한 기부문화 확산 ▶메타버스 기반 기부자 커뮤니케이션 체계 구축 등으로 기부문화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더불어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부 확산의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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