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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 독도 인근 KADIZ 진입…한·일 순방한 바이든에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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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 회의에서 중국·러시아를 겨냥해 “전제주의에 대항한 민주주의 실현 논의”를 언급한 24일 중·러 군용기가 집단으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중·러 연합 공중훈련은 한국을 건드리면서 미국에 경고하는 성격의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KADIZ는 영공은 아니지만, 진입 전 한국에 알리는 게 관례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독도 동북방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다. 영공 침범은 없었다. 군 당국은 “KADIZ 진입 이전부터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우발 상황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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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략폭격기 H-6 2대가 이날 오전 7시56분쯤 이어도 서북방 126㎞ 지점에서 KADIZ로 진입했다. 이후 동해상으로 이동해 KADIZ를 빠져나갔지만, 곧바로 러시아 군용기 4대(Tu-95 전략폭격기 2대, 전투기 2대)와 합류해 재차 KADIZ 안으로 들어왔다. 이날 오후 중·러 군용기들은 동중국해에서 KADIZ 바깥으로 북상하다가 자국 방면으로 날아갔다.

중·러가 연합해 KADIZ에 무단 진입한 것은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러 군용기 19대가 무더기로 KADIZ 안으로 진입해 연합훈련을 했다. 앞서 2019년 7월 23일 중·러 폭격기 4대가 KADIZ에 무단 진입해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중·러 군사력이 함께 한국을 상대로 도발에 나섰다.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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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러는 KADIZ 무단 진입으로 역시 미국의 압박을 받는 북한을 지지하면서, 한·미·일 삼각 축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흔들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쿼드를 앞세워 포위망을 좁히자 남태평양 도서국을 공략하며 포위망 뚫기에도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6일부터 6월 4일까지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등 8개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왕원빈(王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4일 정례 브리핑에 앞서 발표했다.

중국은 지난 4월 20일 솔로몬제도와 전격적으로 안보협정을 맺고 남태평양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왕 부장의 이번 순방 기간에 양자 안보협정을 추가로 맺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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