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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편의점 '술' 전쟁…3만원대 소주에 50년대 맥주 등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편의점 CU 모델이 25일부터 하이트진로와 손잡고 내놓을 크라운맥주를 보여주고 있다. 오른쪽은 편의점 GS25 모델이 소주 3분의 1잔과 맥주 2분의 1잔 맛을 구현한 갓생폭탄맥주 상품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 CU, GS25]

편의점 CU 모델이 25일부터 하이트진로와 손잡고 내놓을 크라운맥주를 보여주고 있다. 오른쪽은 편의점 GS25 모델이 소주 3분의 1잔과 맥주 2분의 1잔 맛을 구현한 갓생폭탄맥주 상품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 CU, GS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지면서 편의점들이 ‘술’ 전쟁에 돌입했다. 1950년대 출시된 국내 맥주를 새로 출시하거나 3만원대 고가 소주를 파는 식이다. 고객들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잦아진 데다 주류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하는 분위기가 반영됐다.

편의점 CU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음료와 먹거리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15.1%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주류 매출도 맥주 16.9%와 소주 14.2%, 막걸리 12.9% 등 두 자릿수씩 신장됐다. 나들이를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야외 취식도 가능해지면서 얼음 컵에 마시는 시원한 음료 매출이 23% 증가했다.

중년층 향수 부르고, MZ 감성 담아내고

이에 CU는 25일부터 과거에 인기를 끌었던 크라운맥주를 새로 출시한다. 크라운맥주는 하이트진로의 전신인 조선맥주가 1952년 출시한 맥주다. 40년 이상 판매되다가 1993년에 단종됐다. 이후 잠깐 한정판으로 재출시됐으나 본격적인 양산은 약 30년 만이다. 재출시된 크라운맥주는 에일 맥주로, 과거와 비슷한 색깔의 황금빛 패키지를 적용했다. CU는 크라운맥주가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25도 하이트진로와 손잡고 소주와 맥주를 혼합한 일명 ‘소맥 폭탄주’ 느낌을 살린 ‘갓생폭탄맥주’를 25일부터 판매한다. 갓생폭탄맥주는 ‘소주 3분의 1잔과 맥주 2분의 1잔’ 비율의 맛을 구현한 것으로, 초록색 맥주캔에 소주병이 들어간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알코올 도수는 6도다. GS25의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갓생기획 프로젝트’ 팀이 기획했다.

세븐일레븐 모델들이 24일부터 판매될 토끼소주 상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 모델들이 24일부터 판매될 토끼소주 상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세븐일레븐]

GS25 관계자는 “직장 상사가 만들어 주는 회식 전용 술에서 애주가들이 즐겁게 술자리를 시작하는 즐기는 술로 소맥 폭탄주가 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을 위해 부드러운 소맥을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운송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입 맥주가 ‘4캔에 1만1000원’이 되면서 편의점이 상품 개발에 참여한 국산 수제 맥주가 더욱 자리를 잡는 추세다. 3년 전만 해도 편의점 맥주 시장은 ‘4캔에 1만원’ 행사를 바탕으로 한 수입 맥주가 대세였다. 하지만 2019년 일본 상품 불매 운동과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홈술’ 시장 성장,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소비 취향이 맞물리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맥주 대전 이어 7월에는 소주 대전 

편의점들은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미국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소주인 ‘토끼소주’ 판매를 시작했다. 토끼소주는 2011년 미국인 브랜드 힐이 한국 전통 양조장에서 영감을 받아 뉴욕에서 만든 소주다. 미국 내 한식당을 중심으로 판매되기 시작해 입소문을 타고 한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7월 양조업체 조은술세종이 가수 임창정과 협업해 만든 전통 소주인 ‘소주 한 잔’도 출시한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임창정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고깃집의 인기 메뉴를 상품화한 ‘임창정미숫가루꿀막걸리’를 출시한 바 있다. GS25도 가수 박재범이 운영하는 주류업체 원스피리츠의 신상품 ‘원소주스피릿’을 7월부터 판매할 예정이어서 편의점 업계에 ‘맥주 대전’에 이어 ‘소주 대전’도 이뤄질 전망이다.

주류 전용 편의점 매장도 등장 

편의점 업계는 주류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전용 매장도 잇달아 내고 있다. CU가 현재 전국에서 두 곳에서 운영 중인 주류 특화 매장의 경우 일반 점포보다 와인은 8.8배, 양주는 12.6배 매출이 더 높게 나오고 있다. GS25가 지난 3월 전북 전주에 낸 주류강화형 매장에는 와인 600여종과 양주 300여종 등 1000여종 주류가 구비됐다. 이마트24도 지난 4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전체 매장의 3분의 1을 술과 안주류로 채운 주류 전문 매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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