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빠찬스' 의혹 고발됐는데…자진사퇴 정호영, 경찰 수사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복지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정 후보자는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이 증명됐으나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돼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정 후보자의 모습. 뉴스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복지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정 후보자는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이 증명됐으나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돼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정 후보자의 모습. 뉴스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3일 자진사퇴의 뜻을 밝히면서 정 후보자에 대한 경찰의 수사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본인의 후보자 사퇴에도 시민단체가 고발한 각종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서다.

24일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정 후보자 자녀 편입학 의혹과 정 후보자 아들의 논문 참여 등과 관련해 경북대학교 업무담당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경북대학교병원 관계자들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다. 앞서 대구경찰청은 시민단체가 정 후보자를 고발한 사건을 지난달 21일 경찰청으로부터 이첩받아 수사를 해왔다.

경찰은 지난달 28일에는 대구 경북대 캠퍼스에 있는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 경북대센터’를 방문해 자료를 제출 받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정 후보자 아들의 논문 참여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구TP 측에 자료를 요청했다.

관련기사

앞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원장 등을 지낼 당시 딸과 아들이 연이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른바 ‘아빠 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들의 경우 2010년에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소견으로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 점이 논란이 됐다. 이에 정 후보자는 지난달 21일 아들이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의 재검을 통해 7년 전과 같은 결과를 받았다며 MRI(자기공명영상) 판독결과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은 시민단체가 경찰에 접수한 고발장에 총망라돼 있다. 정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의과대학 학사 편입학 과정 비리 의혹, 정 후보자 아들 병역 비리 의혹, 정 후보자 본인의 업무상 횡령 의혹,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성룡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김성룡 기자

이들 시민단체는 정 후보자 외에도 당시 경북대 의대 학장과 의대 편입학 전형 심사위원, 정 후보자 아들의 징병검사 진단서를 발급해준 의사, 정 후보자 아들 등도 함께 고발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에는 정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할 것을 주장하는 대구 지역 대학생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은 이날 경북대 의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기피는 철저한 수사 대상”이라며 “정 후보는 청문회 전에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정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경찰 수사가 탄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정 후보자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은 자진 사퇴 여부와 관련 없이 절차에 따라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전날 정 후보자는 지난달 10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43일 만에 사퇴했다. 새 정부의 부처 장관이 후보자 단계에서 낙마한 것은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이후 두 번째다.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저는 오늘(23일) 자로 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많은 자리를 빌려 자녀들의 문제나 저 자신의 문제에 대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없었음을 설명드린 바 있다”고 했다.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과 촛불승리대구전환행동이 지난달 28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과 촛불승리대구전환행동이 지난달 28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각종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자녀들의 편입학 의혹과 아들의 병역 의혹 등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들의 제시를 통해 이러한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다”라거나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밝혀진 바 없다”고 해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