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전용

니오 VS. BYD…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 승자는 누구?[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2022.05.24 07:00

앤츠랩 구독자 utj0***@naver.com님께서 전기차 시장 전반을 다뤄달라고 하셨습니다만, 일단 중국 전기차 회사 니오(NIO; 중국명 웨이라이蔚来)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입니다. 환경오염이 심해서 숨을 쉴 수가 없고, ‘기존 자동차 시장은 선진국들이 다 먹었으니 새 영역을 장악해보자’는 국가 차원의 의지와 투자로 이뤄진 결과입니다.

니오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표방합니다. 중국 제품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보면 ‘와~ 이게 중국차 맞나’ 싶을 정도로 고급감과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2018년에 중국 전기차 업체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해서 서방 언론에 자주 나오고,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립니다. 실제로 사업 방식도 테슬라와 유사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니오의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소. 오른쪽은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SUV ES6. 셔터스톡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니오의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소. 오른쪽은 반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SUV ES6. 셔터스톡

니오는 작년에 9만1429대를 고객에게 인도해 2020년보다 109.1% 증가했습니다. 두 배나 늘었지만, 규모가 더 큰 자동차 회사 BYD(비야디比亚迪)는 작년에 전기차를 59만3745대 팔았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27만2935대도 포함돼 있는데요. 순수 전기차만 보더라도 니오보다 3배 정도 더 팔았네요.

다만 BYD는 대중적인 브랜드로 차값이 니오보다 쌉니다. BYD차가 3만~4만 달러 수준이라고 한다면 니오는 평균 7만 달러 정도 합니다. 차 회사가 실적발표를 할 때 판매량을 맨 앞에 내세우지만 좀 더 복합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BYD는 올해 3월까지 내연기관차도 생산했습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를 더 많이 팔았죠. 니오는 오직 전기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반면 BYD는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등 수직계열화를 이뤘습니다. 따라서 공급망 문제 해결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입니다. (BYD는 전기차 뿐 아니라 버스∙트럭에 심지어 휴대전화와 반도체도 만듭니다.) 이런 이유로 BYD 주가가 연초 대비 20% 정도 빠졌지만 니오와 샤오펑은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BYD의 중국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작년 17% 수준에서 올해 3월 23%로 늘었습니다. 다른 업체들보다 난관을 견뎌내는 힘이 좋은 상황입니다.

BYD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라는 프리미엄도 있습니다. 오늘 니오를 다루기로 했지만 BYD 얘기를 자꾸 하는 이유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양분돼 있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니오∙샤오펑(Xpeng小鹏)∙리오토(Li Auto理想气车) 같은 신생 프리미엄 전기차 회사의 성장성을 볼 거냐, BYD나 창청자동차(长城气车)∙광저우차(GAC) 같은 기존 ‘대기업’의 규모를 볼 거냐가 중국 전기차 투자의 짜장면과 짬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하이의 니오 매장. 셔터스톡

상하이의 니오 매장. 셔터스톡

니오는 작년 4분기 역대 최고인 2만5034대를 인도해 전년 동기 대비 44% 많이 팔았습니다. 순손실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네, 니오는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2018년 나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해 10억 달러 정도 자금을 조달했는데 곧바로 중국 자동차 시장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어요. 전기차 5000대를 리콜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그만두기도 하고, 차량 판매 총마진이 마이너스가 나기도 하고, 2019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갑자기 캔슬하기도 하고… 아주 그냥 이 회사가 이렇게 망하는구나 싶었어요.

다행히 2020년에 상하이 서쪽 안후이성(省) 지방정부 컨소시엄이 70억 위안(약 1조원)을 긴급 수혈하면서 재무상황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텐센트 투자도 받았어요!) 당초 내년에 흑자 전환한다고 했었는데, 올해 R&D나 판매망 확대 투자 계획이 많아서 흑자 전환은 내후년쯤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터리 교체소 조감도. 셔터스톡

배터리 교체소 조감도. 셔터스톡

니오 하면 주목받는 부분이 배터리 교체 시스템입니다. 여러분, 전기차를 살까 하다가도 주변에 충전소가 없거나, 있어도 다들 충전하겠다고 몰려드는 통에 주저하잖아요? 배터리 교체 시스템(배터리 스왑)은 TV 리모컨의 배터리가 다 닳으면 새 건전지를 사서 바꿔 끼우듯이, 전기차를 타다가 배터리가 다 닳으면 가까운 교체소에 가서 배터리를 바꿔 끼우는 컨셉입니다. 뭐 완속충전이다, 고속충전이다 논할 것도 없어요. 그냥 슉 바꿔 끼움.

니오가 이 기술에 적극적이고,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이 기술을 확대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2015년에 추진하다가 교체소 등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했어요. 니오는 중국과 해외 전기차 업체들에 이 배터리 교체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어 추가 매출이 기대됩니다.

니오 ET7. 셔터스톡

니오 ET7. 셔터스톡

니오는 중국의 빅테크 업체들처럼 뉴욕증시 상장폐지 논란에도 휩싸였습니다. 이건 정치적인 이유인데, 미중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에선 “구체적인 감사 보고서를 내놓지 않으려면 나가라”고 하고, 중국 정부는 “왜 미국까지 가서 상장을 해서 기업(국가) 기밀을 적국에 보여주느냐”며 협공을 당하고 있죠. 그래서 니오는 올해 홍콩과 싱가포르에도 상장을 했습니다.

혹자는 니오 같은 전기차 업체도 알리바바 같은 빅테크 기업처럼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지만, 안후이성 지방정부의 투자와 중앙정부 보조금, 중국의 기후변화 대전략에서도 보듯 중국 정부가 전기차 업체를 망가뜨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중국 당국은 최근 미국 회사인 테슬라의 보안 문제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중국 청두(成都)의 테슬라 매장. 셔터스톡

중국 청두(成都)의 테슬라 매장. 셔터스톡

니오는 올해 신차 3개 모델을 출시합니다. (배터리를 제외하면) 보급형 모델인 ET7 세단, 준중형 세단 ET5, 그리고 SUV 모델인 ES7 입니다. 공급망 문제가 더 악화하지 않는다면 신차 출시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배터리 가격 인상으로 차값이 비싸졌는데도 판매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2019년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줄어왔지만, 개인 구매자 수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조금이 줄어도 더 많은 중국 사람들이 더 많은 전기차를 사고 있는 것입니다. 니오는 여세를 몰아 세계 최고 전기차 비율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시장을 시작으로, ‘전기차 천국’ 유럽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니오는 차 회사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클럽을 만들어 현재와 미래의 소비자들이 모여 취향을 공유하고 공고한 팬덤을 형성합니다. (니오 쿠키, 니오 마작세트 등 별 게 다 있음.) 테슬라와 비슷한 수순인데요. 생산에 있어서도 비싼 모델을 먼저 출시하고 보급형은 나중에 내놓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BYD의 크로스오버 SUV '당(唐)'. 셔터스톡

BYD의 크로스오버 SUV '당(唐)'. 셔터스톡

중국 전기차 시장은 향후 수년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나 공급망,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 등 전기차 이외의 문제들로 전기차 주가가 고전하고 있지만,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국이 되겠다고 선언한 이상, 그냥 가는 겁니다.

다만 니오는 자체 공장이 없습니다.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앞으로 생산량을 확 늘리게 되면 가격 책정에 있어 부담이 가중될 것 같습니다. 니오는 아직 성장 중입니다. 작년 1~2분기에 막 481%씩 성장했습니다. BYD도 이미 대기업이지만 아직도 53.6%씩 성장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워런 버핏처럼) 장기 밸류투자에는 BYD가 낫지 않을까 하는 시각이 JP모간에선 나왔습니다. 반면 도이치방크는 성장성을 높이 사 니오를 탑픽으로 제시합니다.

한편 BYD가 프리미엄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고, BMW와 벤츠도 전기차 판매 대열에 가세할 기세여서 니오엔 도전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언젠간 흑자전환 하겠지

※이 기사는 5월 23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널리 공유해 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관련기사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