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평창 올림픽 폐막식 달궜던 이 ‘로봇’... 중국 넘어 세계 일인자 꿈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지난 2018년, 추운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평창 동계올림픽.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 짓는 폐막식에서 24대의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해 무대를 꾸려 큰 화제를 모았다.

해당 무대는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나타낸 ‘베이징 8분’ 공연으로, 24대의 로봇과 24명의 댄서가 맞물려 총 16세트의 무용 동작 과정을 선보였다. 8분 동안 모든 로봇이 자체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동작을 취해야 했는데, 90초에 불과한 장면 전환 준비 시간 속에서도 로봇과 배우들이 정확히 움직였다. 당시 현장의 기온이 매우 낮고 바람도 셌을뿐더러 통신 상황도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그마한 실수조차 없이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 훈련과 디지털 검증 시스템 역시 데이터를 통해 정확히 이뤄졌으며 시간과 공간상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 기술이 통합됐다. 감독이 실시간으로 배우의 움직임과 보폭 등을 계산 및 추적하면서 위치 등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로봇은 중국 로봇 산업의 대표주자, 신쑹(新松)로봇자동화유한회사(이하 신쑹로봇)가 개발한 것으로 신쑹 이동로봇팀이 연구 개발한 내비게이션 제어 알고리즘이 적용돼 더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신쑹로봇의 총재이자 중국로봇산업연맹 회장인 취다오퀴(曲道奎)는 당시 공연을 안정적으로 완수함으로써 더욱 많은 이들이 중국 로봇 산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신쑹로봇 공연. [사진 신쑹로봇]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신쑹로봇 공연. [사진 신쑹로봇]

로봇의 '무한 진화' 가속하는 신쑹로봇

신쑹로봇은 중국 로봇 개발 역사상 최초로 독자적인 지식재산권을 가진 산업용 로봇, 협동 로봇, 이동로봇, 특수 로봇, 서비스 로봇 등 5대 계열의 100여 종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단순 동작을 반복하는 고정 로봇팔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기계와 협업을 끌어내는 로봇, 로봇 제조에서 로봇 뇌 개발, 공업용 로봇에서 생활용 로봇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만들어낸다.

중국과학원에 소속된 신쑹로봇은 완전한 로봇 제품 라인과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종합 로봇 솔루션을 보유했으며 독자적인 핵심 기술·부품·제품 및 업계 시스템 솔루션을 아우르는 전 산업 가치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瀋陽)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장쑤성에 로봇 혁신 기지를, 상하이, 항저우, 칭다오, 톈진 등 각지에 산업단지를 두고 있다. 중국 내 로봇 시장 1위 기업의 타이틀을 갖춘 신쑹로봇은 글로벌 시장의 왕좌 역시 노리고 있다. 현재 한국, 싱가포르, 태국, 독일, 홍콩 등  4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으로 로봇을 수출하고 있으며 전 세계 13개국에 지주 자회사 및 해외 지역 센터를 설립해 4천 명 이상의 직원들과 로봇 지능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쑹로봇 직원이 지난달 28일 작업장에서 로봇 디버그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신쑹로봇 직원이 지난달 28일 작업장에서 로봇 디버그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어셈블리 라인의 대변신 

신쑹로봇의 과거 주력 제품은 생산라인에 고정된 ‘기계 팔’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스마트 작업장 일체화 설계에 주력 중이다. 빨간 로봇팔이 완제품 구역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현장의 프로그래머는 손에 설비를 들고 최종 디버그 테스트 작업으로 분주하다.

2021 상하이에서 개최된 국제용접절단 박람회에서 신쑹로봇이 용접 작업 현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신쑹로봇]

2021 상하이에서 개최된 국제용접절단 박람회에서 신쑹로봇이 용접 작업 현장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신쑹로봇]

기계 팔 외에 ‘이동 로봇’ 역시 신쑹로봇의 주력 제품이다. 마그네틱과 QR코드를 따라 이동로봇이 보행자와 장애물을 알아서 피해 가며 자재를 척척 운반해낸다.

가오펑(高峰) 신쑹 이동로봇사업부 기술총감독은 전통적인 스마트 공장 대부분이 '어셈블리 라인' 형태로 각종 기계 팔이 산업 노동자를 대신해 고정 동작을 반복하지만, 오늘날의 스마트 공장은 각각의 스마트 생산 모듈로 이뤄져 로봇이 그사이를 오가며 협업까지 끌어내는 형태가 더 많다고 소개했다.

가오 총감독은 이어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때에도 생산라인을 다 바꿀 필요 없이 모듈만 재배치하거나 로봇을 재프로그래밍하면 된다"면서 "최근 수년간 중국 스마트 이동로봇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중국 제조업 스마트화 업그레이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쑹로봇 직원이 지난달 28일 작업장에서 로봇 디버그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신쑹로봇 직원이 지난달 28일 작업장에서 로봇 디버그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가정용 로봇 시대 초읽기

아이컨트롤(Eye control) 시스템이 탑재된 침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등 이동 상황에 따라 달리 힘을 줘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휠체어∙∙∙. 신쑹로봇은 일반인의 생활 편의를 위한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오런런(包仁人) 신쑹 의료서비스로봇사업부 기술총감독은 2015년 이 분야에 진출한 후 2018년부터 신제품을 출시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바오 총감독은 "회사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현재 비중은 미미하지만 미래를 내다봤을 때 미래 전략 배치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이런 종류의 보조 로봇이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령층의 보행을 돕는 AI 스마트 워커. [사진 신쑹로봇]

고령층의 보행을 돕는 AI 스마트 워커. [사진 신쑹로봇]

고령화 사회를 겨냥한 보조 로봇 외에도 젊은 층을 위한 헬스 보조 로봇, 어린이를 위한 반려 로봇 등이 잇따라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현장에서는 차나 커피를 끓여 주는 접대 로봇,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로봇, 마스크 착용을 일깨워 주는 방역 로봇 등이 이목을 끌었다.

광활한 시장 속 경쟁 치열…. 기술 세대교체 촉진

신쑹로봇은 음식점 외식 분야 로봇 제조를 대표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가장 일찍 음식점 로봇 본체 연구와 응용에 착수한 신쑹로봇은 2015년 '스마트 음식 심부름 로봇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현재는 이 회사 제품은 음식 나르기 외에 그릇 회수 로봇, 마케팅 판촉 로봇, 전시 로봇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신쑹로봇의 기술력이 빛을 발했다. 랴오닝 선양시에 있는 지역 병원과 기타 기관에 21대의 의료용 로봇과 10개의 전동 침대를 기증했다.

의료용 로봇은 레이저로 감지하는 위치 센서와 지능적인 항법,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 등의 기능으로 살균제를 분포하고 환자에게 약을 나눠줄 수 있다. 전동 침대는 확진자가 침대에서도 식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사람의 목소리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음식 배달 로봇은 사람 간의 긴밀한 접촉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이 연구개발(R&D)한 배달 로봇은 병원 격리구역을 누비며 약을 배달함으로써 대면 접촉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신쑹로봇 직원이 지난달 28일 작업장에서 로봇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신쑹로봇 직원이 지난달 28일 작업장에서 로봇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올해 초 신쑹이 연구개발한 로봇 스마트 용접 시스템이 중국 거저우바(葛洲壩)그룹 전기기계건설유한공사에 성공적으로 적용돼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물의 복잡한 용접 과정에 도움을 주었다. 공업 생산, 중대 프로젝트 건설, 스마트 생활 등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가 끊임없이 창출됨에 따라 신쑹로봇의 연구개발 혁신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리칭제(李慶杰) 신쑹 특수로봇 BG사장은 "중국 시장의 수요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기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로봇 연구개발∙제조는 혁신을 멈추면 바로 도태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발표된 '14차 5개년(2021~2025년) 로봇발전산업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까지 글로벌 로봇 기술 혁신의 선두주자로 로봇산업 매출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제조업 로봇 밀도를 2배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이에 신쑹로봇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수요에 발맞춰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자주∙혁신의 길을 닦아 로봇 분야에서 세계 선두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