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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타다 왜 이렇게까지? “택시기사 100명에 6000만원 지원”

중앙일보

입력

타다는 지난 4월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넥스트를 정식 출시했다. [사진 타다]

타다는 지난 4월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넥스트를 정식 출시했다. [사진 타다]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택시 기사 모집에 최대 6000만원 상당의 지원을 내걸었다. 선착순 100명에게만 주는 혜택이지만, 택시 업계에선 타다의 움직임이 이미 포화상태인 중형택시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주목한다.

무슨일이야

타다가 선착순 100명, 타다 넥스트 3기 드라이버 모집을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
● 타다 넥스트는 7~9인승 대형 승합차 기반 고급 택시다. 3기 드라이버로 선정되면 최대 1000만원 홍보비를 일시 지급하고, 3년간 3600만원을 무이자로 대출 지원한다. 또 매출의 10%인 플랫폼 수수료를 올해까진 면제하고 내년부턴 남은 계약 기간까지 절반(매출의 5%)만 받기로 했다. 기사가 3년을 채울 경우 총 1400만원가량 수수료 감면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추산한다. 대출금은 영업 시작 후 매달 100만원씩 갚는 구조다.

● 모든 택시 기사가 다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급 택시인 만큼 자격 요건(개인택시 면허 보유, 5년 무사고 등)을 충족해야 한다. 타다는 지난해 1기 때도 파격적인 지원 요건을 내걸었다. 당시엔 최대 4100만원 지원.

타다는 선착순 100명으로 타다 3기 기사를 모집한다. [사진 타다]

타다는 선착순 100명으로 타다 3기 기사를 모집한다. [사진 타다]

이게 왜 중요해  

모빌리티 플랫폼의 택시기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택시 기사들이 배달 등 다른 업종으로 ‘탈(脫) 택시’하면서 생긴 일이다. 현재 전국 택시기사 수(3월 말 기준)는 23만 9003명으로 2년 전보다 1만 8803명(7.3%) 줄었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풍토병) 시대가 오면서 택시 호출(콜)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택시는 부족한 현상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 경우는 형편이 낫다. 하루 평균 323만건(4월 4~17일 기준)의 호출 자체가 택시기사들에게 강력한 유인책. 반면 후발 주자들은 다른 당근을 기사에게 제시해야 한다. 타다 관계자는 “타다 넥스트의 경우 초기 차량 구입비가 4000만원 이상인 만큼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지원책”이라며 “현재 400여대인 타다 넥스트 운행 대수를 올해 말까지 1500대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형→고급·대형승합 무게중심 이동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업계 안팎에선 국내 모빌리티 시장 무게중심이 중형에서 고급·대형승합 택시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중형택시 ‘라이트’를 운영 중인 타다가 지난 4월 고급·대형 택시인 타다 넥스트를 정식 출시했다. 법인택시 회사가 설립한 진모빌리티의 대형택시 아이엠(i.M)도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아이엠 운행 대수는 620대(면허 대수 1200여대)다. 대형승합 택시인 카카오T 벤티도 900여대다.

이같은 흐름은 전국 택시 면허 대수(법인+개인)로도 확인된다. 2020년 3월 343대였던 대형승합 택시는 지난 3월 기준 918대로 168% 늘었고 847대였던 고급택시는 1707대로 102% 늘었다. 반면 중형택시 수는 23만 8529대에서 22만 6863대로 줄었다. 이유는 크게 2가지다.
● 우선 고급·대형승합 택시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요금을 정하는 중형택시와 달리 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해서 신고하면 된다. 일반 택시보다 적게는 0.8배, 많게는 4배까지 받을 수 있다. 일반 택시와 외관부터 다르다 보니 비싼 요금에 대한 소비자들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업계를 떠난 택시기사를 다시 불러모을 수 있고 플랫폼 성장에 투자할 여력도 만들 수 있다.
● 중형택시 시장을 카카오모빌리티가 장악한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부터 중형택시 콜 시장에 수천억을 투자하며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요금 체계로는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 이상의 뭔가를 하기 어렵다”며 “반면 고급·대형 승합 택시는 새롭게 커가는 시장이고 플레이어도 고만고만한 상황이라 기회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진모빌리티의 프리미엄 대형 승합택시 ‘i.M'(아이엠). [사진 진모빌리티]

진모빌리티의 프리미엄 대형 승합택시 ‘i.M'(아이엠). [사진 진모빌리티]

업계에선 중형과 모범 사이 시장을 겨냥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본다. 변수는 소비자 반감이다. 사실상 고급·대형스합 택시가 늘어날 수록 택시요금 인상 효과를 체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다. 비싼 택시가 일반 중형택시를 대체하는 상황이 되면 반발도 더 커질 수 있다.

더 알면 좋은 것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블루에 ‘콜 몰아주기’를 했다고 보고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 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업계 1위에 대한 정부의 제재 수준에 관심이 몰린 상황. 일각에선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가맹택시(카카오T블루)와 일반 택시 호출 중개(카카오T앱)를 분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23일 "택시 중개업(카카오T앱)과 가맹택시(카카오T블루)업을 분리하라는 방안이 심사보고서에 포함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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