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검찰 폭주"란 최강욱의 '폭투'....2심은 왜 전부 배척했나 [그법알]

중앙일보

입력 2022.05.24 06:00

업데이트 2022.05.2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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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번 좋지 않은 소식을 드려 송구합니다. 하지만 정치검찰의 폭주를 알리고 막아낼 수 있다면 어떤 고난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그법알 사건번호 36] '조국 아들 인턴확인서 허위 발급' 2심도 유죄…판결문 살펴보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자신의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심에 이어 지난 20일 항소심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최병률·원정숙·정덕수 부장판사)는 최 의원의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최 의원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대법원이 2심 판단을 확정하면 최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됩니다.

민주당식 검찰개혁의 강경파로 꼽히는 최 의원이 위기에 처하자 민주당 동료 의원 17명과 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위해 민주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은 '정치 검찰의 공작으로부터 최 의원을 지켜주길 호소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의원직까지 잃을 만큼의 잘못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여기서 질문!

2심 재판부는 왜 최 의원의 항소를 기각했나요? 최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처럼 ‘정치 검찰’이 공작하거나 공소권을 남용한 것인가요?

관련 법률은?

우선 최 의원이 기소된 혐의는 형법 제314조에 규정된 업무방해 혐의입니다.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하는 방법(형법 제313조)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검찰은 최 의원이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10월 조 전 장관 아들 조모씨의 인턴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줬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씨는 해당 인턴확인서를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모두 합격했습니다. 법리적으로 최 의원은 자신이 만든 허위 인턴확인서로 대학들의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참고로 2020년 1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최 의원을 불구속기소 했는데, 당시 반부패수사2부장과 수사를 지휘했던 3차장검사는 23일자로 새로 인사발령을 받은 고형곤(사법연수원 31기) 중앙지검 4차장검사와 송경호(29기) 중앙지검장입니다. 두 검사는 조 전 장관 관련 사건 수사로 문재인 정부에서 지방 등으로 좌천됐다가 정권이 교체된 뒤 다시 중앙지검 지휘부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이들은 대표적인 윤석열 대통령 라인 검사들로 분류됩니다.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최강욱 의원 항소 이유는?

최 의원이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인턴확인서는 허위가 아니다”라는 주장입니다.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씨가 최 의원의 법무법인에서 견학 또는 진로체험 활동을 했고, 이런 활동에도 ‘인턴’이란 명칭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허위가 아니라는 게 요지입니다.

둘째, 최 의원을 기소할 당시 검사가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간간부 인사 발표 직전에 기소해, 이는 자신에 대한 보복 기소, 표적 기소라는 주장입니다. 검사가 가진 공소권을 남용한 기소는 효력이 없다는 게 최 의원 입장입니다.

셋째, 최 의원은 자신의 범죄 혐의의 증거가 발견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가 위법 수집돼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해당 PC를 강사휴게실 관리 조교로부터 임의 제출받는 과정에 실질적 피압수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등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게 주장의 골자입니다.

마지막으로 1심 판결문 내 모순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주장입니다. 최 의원의 범죄사실에 ‘조씨가 최 의원 사무실에 방문한 적이 전혀 없다’고 기재됐는데,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에는 ‘저녁 6시 이후 또는 휴일 시간에 몇 차례 들렀다’고 기재돼 있다는 것이죠.

검찰이 2019년 9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 정경심 전 교수가 근무하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뉴스1

검찰이 2019년 9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 정경심 전 교수가 근무하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뉴스1

법원 판단은?

항소심 재판부는 최 의원의 이 4가지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판결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치 검찰의 공작인지, 최 의원의 범죄 행위인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먼저 인턴 확인서가 허위가 아니라는 주장에 관해서입니다. 조씨의 인턴확인서에는 “상기의 학생은 2017년 1월 10일부터 같은 해 10월 11일 현재까지 (10개월간) 매주 2회 총 16시간 동안 변호사 업무 및 기타 법조 직역에 관해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문서 정리 및 영문 번역 등 업무를 보조하는 인턴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하였음을 확인합니다”라고 기재돼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최 의원이 조씨의 인턴 활동 시간과 관련해 진술이 매번 달라진 점을 짚으며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최 의원은 수사 초기에는 조씨가 ‘평일 18시 이후 야간 및 공휴일 중심 주 3회 정도’ 활동했다고 진술했다가, 그 후 ‘평균 2회 이상, 1회당 평균 2시간 정도’ 활동했다고 진술했다. 또 1심에서는 확인서에 기재된 ‘총 16시간’은 누적 활동 시을 기재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했다가, 2심에서는 복사, 청소, 잔심부름 등 잡무를 한 시간은 제외한 법률 사무를 처리한 시간만을 합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 원심 및 당심에서 각각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고, 이는 피고인이 인턴확인서를 직접 작성해 발급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학들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방해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최 의원이 발급한 인턴확인서는 조씨가 그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점, 과외 활동을 성실하게 수행해 왔다는 점 등 여러 부분에서 긍정적인 정성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료에 해당한다”며 “확인서가 허위라면 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입학 사정업무를 방해할 위험성이 발생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둘째, 검찰의 공소권 남용에 관한 주장에 대해서 재판부는 “상급자의 지휘를 따르지 않거나 내부 결재 절차가 준수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공소 제기의 효력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피의자 신문을 하지 않고 기소한 점에 대해서도 “피의자 신문은 검사가 수사를 하거나 증거를 수집하는 임의적 수사 방법일 뿐 피의자의 권리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셋째, 동양대 강사휴게실 PC가 위법 수집 증거라는 최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 재판부는 정 전 교수의 유죄 확정판결을 들며 배척했습니다. 업무방해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전 교수는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을 확정받았습니다. 정 전 교수 측 역시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의 증거능력을 최 의원과 같은 이유로 부정했지만, 대법원은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1심 판결문에 모순된 내용이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주장과 달리 범죄사실에 ‘전혀’라는 기재가 없고, 두 기재 내용이 원심판결이 부당하다고 할 정도로 모순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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