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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나노' 비밀병기 보고간 바이든, 日과도 반도체 밀월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오전 일본 도쿄 소재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오전 일본 도쿄 소재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이어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동맹’은 주요 의제에 포함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3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첨단 반도체 개발 등 경제안보 분야와 우주 개발 등에 관한 구체적 협력에 바이든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이달 중순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2나노미터(㎚·1나노는 10억 분의 1m) 이하 최첨단 반도체를 공동 연구하기 위해 실무협의단(워킹그룹)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컴퓨터와 인공지능(AI) 실용화에 필요한 차세대 반도체 연구 개발을 위한 협력에도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 20일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를 선보인 바 있다. 미·일이 차세대 반도체 연구에서 보조를 맞춘다면 한국 기업으로선 긴장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일본과 차세대 반도체 연구를 위해 손을 잡은 것은 일본 반도체 소재산업의 경쟁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소재·부품·장비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이 초미세공정 분야에서 경쟁 중인 가운데 연구개발 투자도 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전 공정 장비 분야에 대한 투자액이 지난해 대비 14% 증가해 역대 최고치인 1030억 달러(약 130조20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일본의 소재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TSMC도 일본에 연구소가 있다”며 “한·미 반도체 동맹에서는 한국의 제조 기술과 미국의 장비 기술 협력이 주로 논의됐다면 미·일은 미국의 제조, 일본의 소재가 함께 하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장비 분야 역시 일본이 한국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글로벌 15대 반도체 장비 업체 중 7개가 일본 기업이다. 상위 10대 기업으로 좁히면 10개 중 4개에 이른다. 1·2위는 각각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네덜란드의 ASML이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세메스(13위)가 유일하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일본이 소재·장비 분야에 강해 미·일 간 최첨단 반도체 공동 연구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인도·일본을 포함한 13개국이 가입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발표했다. 또 다른 ‘반도체 강국’인 대만은 포함되지 않았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에 대해 “최첨단 기술, 반도체 공급 등 현안에서 대만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길 기대하지만 일단은 양자 관계 기반에서 이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출범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국제 공조 체제가 매우 중요하다”며 “반도체·배터리·미래차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역내국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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