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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美 제재로 매출 부진, 韓 기업과 함께 극복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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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이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화웨이 APAC 디지털 혁신 콩그레스’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경미 기자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이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화웨이 APAC 디지털 혁신 콩그레스’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경미 기자

“지금 화웨이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한국 기업과 함께 해결할 수 있길 바랍니다.”

미국 제재와 반도체 공급난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화웨이가 국내 기업에 손길을 내밀었다. 여전히 세계 1위인 통신장비 등에서 한국 기업과 협업을 확대해 성장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화웨이와 아세안재단은 지난 19~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화웨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디지털 혁신 콩그레스’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태 지역의 정부 관계자,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기업인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올해 화웨이는 디지털 인프라, 저탄소 개발, 디지털 포용 촉진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태 지역 국가들이 앞다퉈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며 “화웨이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을 통해 이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매출 부진…R&D 투자는 오히려 늘어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이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화웨이 APAC 디지털 혁신 콩그레스’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화웨이]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이 1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화웨이 APAC 디지털 혁신 콩그레스’에서 화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화웨이]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 6368억 위안(약 122조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이 회사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고강도 제재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반도체 수급 문제를 겪으면서 스마트폰·PC 등 소비재 사업 매출(2434억 위안)이 전년 대비해 반 토막 났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연구개발(R&D)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후 회장은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총매출의 22% 이상을 R&D에 투자했다”며 “창사 이래 가장 높은 비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준 장 화웨이 아태지역 부사장은 “화웨이가 지난 30년 동안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기술력을 추구하며 R&D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전체 20만 임직원 중 55%가 R&D 전문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불확실성 가득한 외부 환경도 R&D를 통해 극복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韓 기업과 협력 강화, 인재 유치 총력 ”

준 장 화웨이 아시아태평양 대외협력·홍보부문 부사장이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의 미래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화웨이]

준 장 화웨이 아시아태평양 대외협력·홍보부문 부사장이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의 미래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화웨이]

스마트폰 매출 급락 속에서 화웨이의 자존심을 지킨 것은 5세대(5G) 통신장비 사업이었다.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28.7%로 1위를 지켰다. 스웨덴 에릭슨(점유율 15%)과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다.

장 부사장은 “스마트폰 외 다른 사업이 건재하고 성장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특히 전력 사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친환경 발전 사업과 스마트카 영역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항만·제조·광산·병원 등에 대해 5G 특화망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많은 협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아태지역에서 젊은 인재를 공격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후 순환회장은 “2030년까지 아태 지역의 노동 인구는 22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른 지역과 비교해 차세대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기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고 말했다.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시드 포 더 퓨쳐(Seeds for the Future)’과 ‘화웨이 정보통신기술(ICT) 아세안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태지역에서 향후 5700만 명의 ICT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한편 화웨이는 아태지역 인공지능(AI), 5G, 메타버스 등 IT 스타트업 생태계에 1억 달러를 투자하고 향후 5년간 50만명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장 부사장은 “아태지역의 경우 디지털 경제가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활성화하고 있다”며 “한국의 ICT 인재들도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화웨이와 함께 일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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