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日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중앙일보

입력 2022.05.23 18:24

업데이트 2022.05.23 20:02

미국이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미·일 양국은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개혁된 유엔 안보리 상임위에서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지지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정상회담에서 중국·러시아·북한에 대한 대응을 위해 일본 방위력의 강화, 방위비 대폭 증액을 지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3일 오후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3일 오후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일본 도쿄(東京)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현재 국제 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대응 논의가 가장 먼저 논의됐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를 부당하게 침략한 러시아의 행동을 비난하며 러시아가 잔학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면서 "국제사회와 결속해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수출 관리 등 제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진출 문제는 러시아에 대한 대응에 이어 언급됐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저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책임이 있는 안보리를 포함해 유엔의 개혁과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찬성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개혁이 이뤄진 안보리에서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을 지지한다는 표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유엔 총회에서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의사를 공식 발표했으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를 지지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도 2010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2015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는 일본의 숙원사업인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알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기시다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는 유엔 헌장 개정 및 기존 상임이사국의 비준 등 상임이사국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줄이는 데 동의하는 과정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지지 

미·일 정상은 또 이날 회담에서 패권주의적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나 인권 문제 등 중국과 관련한 문제에서 미국과 일본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23일 오전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23일 오전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공동성명에선 '규칙에 기반하지 않은 중국의 행동'과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 등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미·일 양국 정상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력 강화에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두 정상은 또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핵 능력 증강을 언급하면서 중국에 투명성 제고와 핵 군축 협정에 대한 기여를 요구했다.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세계 3위 핵 보유국인 중국의 핵 군축이 언급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지하면서 북한에 안보리 결의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공동성명에는 한국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국의 신 정권 발족을 환영하며 안보 관계를 포함해 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바이든, 日 방위비 증액 강력 지지”  

이번 정상회담으로 미·일 양국은 결속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핵우산 등 억지력 제공을 포함해 "일본의 방위에 대한 전면적인 관여"를 약속했고 일본은 동맹 역할 증대를 위한 방위비 증액을 결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견에서 "미·일 양국 방위 협력 차원에서 일본의 방위력을 발본적으로(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방위비를 상당한 수준으로 증액한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이를 바이든 대통령이 강력하게 지지했다"고 밝혔다. 또 방위력 강화를 위해 기존에 '적 기지 공격 능력'으로 표현되던 '반격 능력'을 포함한 온갖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또 공급망 강화 문제, 청정에너지, 신기술 등 새로운 과제에서도 더욱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내년에 일본이 의장국을 맡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피폭지인 히로시마(広島)에서 열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기시다 총리는 "히로시마만큼 평화에 대한 약속을 보여주기에 어울리는 곳은 없다"고 말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선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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