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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디자인 확 바꾼 삼성 문화잡지 '와 나' 창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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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문화재단의 문화예술잡지 '와 나' 5월 창간호 표지. 한 해 세 차례 발행한다. [사진 삼성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의 문화예술잡지 '와 나' 5월 창간호 표지. 한 해 세 차례 발행한다. [사진 삼성문화재단]

삼성문화재단이 전방위 아티스트로 통하는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씨와 손잡고 기존 문화예술 잡지 '문화와 나'를 파격적으로 재창간했다. 잡지 이름부터 튄다. '와 나(WANA)'다. 원래 이름 '문화와 나'에서 '문화'를 지우고 그 자리에 매호 다른 걸 집어넣겠다는 뜻이다. 5월 창간호는 공예 특집. 그러니 공식 제목은 '와 나'이지만 온전한 잡지 제목은 '공예와 나'가 된다.
 물론 이름만 바꾼 게 아니다. 앞표지 전면을 채운 큼지막한 '공예' 두 글자는 무척 알아보기 어렵게 디자인했다. 이상한 상형문자 또는 대단히 장식적인 공예품 형상이다. 디자인 그룹 인양의 작품이다. "익숙해진 것들로부터 탈학습을 시도하여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것이 이번 리뉴얼의 과제"였다는 게 객원편집장 홍보라씨가 밝힌 재창간 취지다. 독자는 표지부터 긴장해야 한다.

잡지 '와 나'를 펼친 모습. 사진 배치, 본문 활자체가 일반적인 잡지의 모습은 아니다. [사진 삼성문화재단]

잡지 '와 나'를 펼친 모습. 사진 배치, 본문 활자체가 일반적인 잡지의 모습은 아니다. [사진 삼성문화재단]

 무엇보다 창간호가 소개한 6명(김종범·차승언·김혜정·윤라희·박성극·크리스티나 김)의 세계 자체가 재창간 취지에 걸맞는다. 이들의 작업은 '공예' 안에만 욱여넣기 어렵겠다는 느낌이다. "완성된 결과물인 오브제나 명사로서의 공예를 넘어 매일 조금씩 움직이고 바뀌는 과정형 동사로서의 공예에 가까운 활동을 해"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홍보라).
 첫머리에 소개한 김종범의 작업 반경을 파악하는 데만도 시간이 좀 걸렸다. 그는 볼썽사납게 떨어져 나간 좌판 가장자리 부분을 실톱으로 자른 얇은 구리판으로 채워 넣어 보수한 빈티지 의자를 선보이는가 하면 오토바이를 커스터마이징하고, 협업팀 서울과학사와 함께 카메라 달린 전봇대, 교통신호 제어기 등의 미니어처를 만든다. 오토바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별칭이 '레어바이크(희귀 바이크)'다.

김종범이 보수한 빈티지 의자 작품 '샤이니 스카스(Shiny Scars)'. [사진 김종범]

김종범이 보수한 빈티지 의자 작품 '샤이니 스카스(Shiny Scars)'. [사진 김종범]

 삼성문화재단은 1981년 전통문화 교양지 '삼성문화'를 창간했다. 96년 '문화와 나'로 바꾸었다가 이번에 재창간한 것이다. 재단 류문형 대표이사는 "'와 나'는 사람들이 가장 흥미를 가지는 '인물' 중심의 문화예술 교양지를 만들어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연 3회, 매호 5000부를 찍어 전국의 도서관·문화공간에 배포하고, 재단 홈페이지(www.samsungfoundation.org)에 신청하면 개인이 무료로 받아볼 수도 있다. 잡지는 페이지만 넘기며 읽는 방식이 아니다. 아티바이브 앱을 다운받아 실행한 다음 잡지 안의 작품 이미지를 비추면 증강현실(AR)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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