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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의 전쟁 중인 中… IT 기업이 되레 분주해지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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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과체중 인구가 급격히 늘며 비만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14억 인구 중 6억 명이 넘는 국민이 과체중 혹은 비만이다. 영국 의학저널 〈The Lancet〉의 연구 저널 《중국의 비만 Obesity in China》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중국 인구의 과체중과 비만 비율은 급격히 증가했으며 성인 비만은 4배 이상, 과체중은 2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중국 주민 영양 및 만성 질환보고서(2015~2019년)》에 따르면 중국 국민 가운데 만 18세 이상의 과체중 비율은 34.3%, 비만은 1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비율은 50.7%로, 전국적인 건강실태 조사에서 이 비율이 50%를 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17세의 어린이 및 청소년의 약 20%, 6세 이하 아동 가운데 10.4%가 과체중 혹은 비만으로 확인됐다.

국무원신문판공실은 ”중국인의 식생활 구조의 불균형이 두드러진다”며 “지방과 염분 섭취량은 권장 수치보다 높지만, 과일·콩·유제품 소비량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시와 농촌에 걸쳐 연령대별 비만율이 지속해서 상승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CGTN]

[사진 CGTN]

급증하는 비만 인구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민 건강증진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을 처음 발표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중국대중 신체활동지침(2021)’은 각 연령대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운동 유형과 시간에 대한 상세 지침과 운동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 IT 기업도 ‘기술 우위’를 내세워 비만과의 전쟁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최근 중국 피트니스 산업에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스마트형 신(新)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피트니스센터가 후퇴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온라인 피트니스 시장이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 IT 기업도 피트니스 산업에 뛰어들며 스마트 디바이스, 모바일 앱, 구독제 멤버십 서비스 등 중국의 온라인 피트니스 시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화웨이는 스마트밴드 6 pro(HUAWEI Band 6 pro)를 출시했다. 해당 시리즈는 ▲심박 수 ▲수면 ▲스트레스 ▲생리 주기 추적 등의 건강 모니터링 기능은 물론, 혈중 산소포화도(SpO2) 모니터링 기능까지 탑재했다. 또 96개의 스포츠 모드를 지원하며, 전문적인 피트니스 데이터 및 모니터링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자체 개발한 화웨이 트루스포츠(TruSport) 기술을 통한 것으로, 심박 수 변화, 운동 데이터 등 다양한 요소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운동 능력을 심층 분석하여 사용자의 상태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운동 방법을 제안한다.

화웨이 스마트밴드 6pro(HUAWEI Band 6 pro). [사진 화웨이]

화웨이 스마트밴드 6pro(HUAWEI Band 6 pro). [사진 화웨이]

바이두는 화면을 보여주거나 거울로 바뀔 수 있는 ‘AI 피트니스 거울’을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자사 하드웨어 제품 브랜드 '톈톈' 시리즈 중 하나인 '톈톈 스마트 피트니스 거울'은 피트니스 커리큘럼을 내장하고 있으며, 신체 감각 게임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이 피트니스 거울은 바이두의 AI 비서인 '샤오두'를 내장하고 있어 음성 대화식 제어가 가능하고, 운동을 안내해 주는 다양한 피트니스 과정이 있다.

첫 예약 판매 당시 구매한 사용자가 300일 연속 운동을 하면 전액 환불을 해주는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환불 규칙에 따르면, 사용자는 매일 피트니스 코스나 게임을 해야 하며, 누적 소모 칼로리가 300kcal를 초과해야 전액 환불 조건을 갖출 수 있다. 바이두의 피트니스 미러는 풍부한 운동 콘텐트와 작은 설치 공간으로 피트니스 업계의 신(新) 소비 물결을 일으켰다.

'톈톈 스마트 피트니스 거울' [사진 바이두]

'톈톈 스마트 피트니스 거울' [사진 바이두]

중국 모바일 홈트레이닝 제왕 킵(keep)의 성장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모바일 헬스 애플리케이션 킵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억 3천만 명에 도달하며 중국 최대 건강관리 앱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이는 2위 헬스 앱인 ‘구둥(咕咚)’의 2배 수준이다. 킵은 설립 초기 운동 방법과 식단을 알려주는 모바일 홈 트레이닝을 시작으로 다이어트 보조 식품과 요가복, 실내 자전거와 스마트 손목밴드까지 직접 판매 중이다.

설립 8여 년 간 아홉 차례의 투자를 받은 킵은 최근엔 가상 아이돌의 IP(지식재산권), 라이브 방송, 하드웨어, 커뮤니티, 오프라인 피트니스 공간 등을 갖추며 다시금 자본시장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 왕훙 사업을 활발히 추진했던 알리바바의 ‘알리스포츠(阿里體育)’는 피트니스 분야를 겨냥해 2018년 인터넷 스포츠 브랜드 러둥리(樂動力)를 대상으로 한 전략적 인수합병에 성공했다. 알리스포츠 관계자는 “알리스포츠는 e-스포츠, 캠퍼스 스포츠, 전 국민 피트니스의 3대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 국민 피트니스 시장이 규모화될 것으로 판단되어 해당 분야의 서비스를 새로운 유통 접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샤오미 역시 피트니스 콘텐트 분야에 투자를 가속하며 피트니스 콘텐트 구독 플랫폼인 ‘아이둥젠선(愛動健身)’에 투자했다. 해당 투자로 아이둥의 총 4%의 지분을 보유 중인데, 이는 샤오미의 IoT 플랫폼인 스마트홈 피트니스 장비 시리즈와 연결하기 위함이다. 또 베이징체육대학(北京體育大學)과의 협정을 체결하며 스포츠·건강 분야에서 심도 있는 협력을 이어가며 자체 피트니스 생태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각 IT 기업의 피트니스 사업 확대로 중국의 온라인 피트니스 채널 이용자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2월 중국 피트니스 앱 사용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93.3% 높아졌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켄지가 발표한 ‘2021 중국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 발생 이후 중국의 온라인 헬스케어 서비스 이용자가 23%로 늘었다.

이용자 규모뿐만 아니라 투자액도 늘었다. 아이미디어(iiMedia·艾媒)에 따르면 중국의 스포츠 및 피트니스 분야의 지난 15년간 누적 투자 금액의 95%(약 600억 위안)가 최근 5년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5~2020년 기간 중국의 피트니스 산업 총 가치는 2015년 700억 위안 수준에서, 2020년 약 1200억 위안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당국의 지침과 IT 거물의 전략이 무거워진 중국을 한층 가볍게 만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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